24화대해인연개소문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세 아들을 생각할수록 걱정이 앞섰다. 동생도 마찬가지였다.자기가 없는 동안에 고구려를 잘 지키고 있어야 할 터인데 그들의 성품을 생각하니 믿음이 가지 않았다.그렇다고 자기가 고구려에 계속 남아 있을 수도 없었다.자기의 원대한 꿈을 실현하려면 바다 건너 왜로 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연개소문은 말 배를 발로 차 속도를 높였다.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어지러운 생각들을 씻어 주었다.그래, 운명이다. 고구려가 흥하고 망하는 것도 다 운명이니 나는 예정대로 하자.겨우 생각을 정리하고 말을 멈추었다. 달리다 보니 집에서 꽤 먼 데까지 와 있었다. 연개소문은 말고삐를 잡아끌어 방
2018-10-01
23화황금 보검453년 가을.아틸라의 표정은 어두웠다.결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대왕께서는 어찌 그리 안색이 안 좋으십니까? 내일 저녁이 결혼식인데 즐겁지 아니하십니까?”아틸라는 고개를 돌려 문으로 들어서는 사람을 쳐다보았다.“오, 수리아. 나의 충직한 부하 아닌가? 그래 이 밤에 어쩐 일인가?”“기억하십니까? 오래전에 대왕께서 조상의 조상을 찾겠다고 동쪽으로 사람을 보낸 적이 있지 않습니까?”“그래, 그런 적이 있었지. 그런데? 그 사람이 돌아오기라도 했나?”“그 사람은 이미 죽었다고 합니다. 대신 동쪽 끝에 있는 나라에서 대왕께 사신을 보내왔습니다.”“그래? 동쪽 끝에 있는 나라? 거기가 우
22화앤지의 비밀(4)탐지기가 울렸다.확인해 보니 아주 사소한 버그였다.1973년 10월 17일, 장소는 브뤼셀.이슬휘는 박형준을 남겨 두고 타임머신에 올랐다.과거의 현장에 도착해 보니 낯익은 얼굴이 기다리고 있었다.윤선용과 앤지가 기다리고 있다가 이슬휘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이슬휘가 다가가자 윤선용이 웃으면서 말했다.“슬휘 님께 전달 사항이 있어 제가 사소한 버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그러고는 앤지를 돌아보며 웃었다.“제가 슬휘님 만나러 온다고 했더니 저분이 어찌나 조르시는지……. 사령관님이 허락하셔서 모시고 왔습니다.”이슬휘는 앤지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생각 같아서야 손도 잡고 싶고 와락 안아 주고도 싶었
2018-09-28
21화앤지의 비밀(3)박형준이 눈을 떠 보니 낯선 방 안이었다.오래되었지만 품위 있는 가구들로 잘 정돈된 침실이었다.박형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침대 밖으로 내려온 박형준은 옷을 들추며 자기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총에 맞은 자국들은 잘 아물었고 흉터로만 남아 있었다.아니,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거야? 그리고 여긴 어디지?박형준은 창의 커튼을 젖히고 밖을 내다봤다.자기가 있는 집은 단독 주택이었고 침실은 2층인 것 같았다. 창밖으로 멀리까지 단독 주택 단지가 펼쳐져 있었다.박형준은 방 안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는 계단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아래층 거실 소파에 앉아있던 사람이 박형준을
20화앤지의 비밀(2)이슬휘는 앤지가 회사와 경찰서를 거쳐 집에 들어갈 때에도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주변을 살폈다.집에서 나오면 곧장 아지트에 가서 쉬다가 아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사령부로 갈 예정이었다.앤지의 안전도 중요했지만 사령부의 위치를 들키지 않는 것도 그만큼 중요한 일이었다.어쨌든 아지트까지만 가면 보호망이 작동하므로 안심할 수 있었다.이슬휘는 앤지가 집 밖으로 나오는 걸 보고 자세를 고쳐 앉으며 다시 주변을 살폈다.아직 수상한 움직임은 없다.생각 같아서는 앤지와 함께 순간 이동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재주나 기술은 없었다.앤지를 태운 차가 출발했다.이슬휘도 약간의 시차를 두고 출발했다.차가
19화앤지의 비밀(1)“그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군요.”며칠 후 양은모를 다시 만난 이슬휘가 과거로 갈 때 앤지와 함께 가겠다고 말했더니 양은모가 웃으며 대답했다.“앤지 씨가 꼭 그렇게 하겠다고 억지를 부려서요…….”이슬휘는 괜히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애써 변명했다.“하하, 저희는 뭐 상관없으니까 굳이 설명하려 안 하셔도 됩니다.”양은모가 짓궂은 표정으로 말하고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행성연합 내부에 있는 저희 동료에게 앤지 씨 건에 대해 알아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근데 앤지 씨 관련 자료가 특급 기밀로 분류되어 있다더군요.”“그래요? 이해가 안 되는군요. 우주 변방에 있는 이 변두리 은하계, 그중에서도 작은 행
18화반행성연합(2)“앤지 씨는 어디 있습니까? 정말 옆방에 있습니까?”이슬휘가 묻자 양은모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아, 그건 그냥 예를 든 건데……. 앤지 씨는 저희가 비밀 장소에 보호하고 있는데 지금 이리로 오고 있습니다.”“오면 만나게 해 주실 건가요?”“그건 이슬휘 씨에게 달려 있습니다.”“내가 뭘 하면 되죠?”“우리를 믿고 우리를 도와 함께 일하겠다는 약속.”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슬휘는 그렇게 대답하고 싶었지만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그렇게 대답하는 순간 행성연합이나 행성역사위원회는 지구의 역사를 통제하고 억압하는 나쁜 편이 되고 자기는 그 하수인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17화반행성연합(1)이슬휘는 약속 장소인 대형 마트로 갔다. 대형 마트의 주차장에 전에 보았던 승합차가 세워져 있었다.이슬휘가 승합차 가까이에 다가가자 문이 열리고 남자들이 내렸다.이슬휘는 남자의 안내에 따라 승합차에 올랐다.두 남자가 이슬휘의 양 옆에서 슬휘의 팔에 팔짱을 꼈다. 동시에 앞에 마주 앉았던 남자가 검은 두건을 슬휘의 머리에 씌웠다.“뭐하는 거야!”이슬휘가 반항하며 소리쳤다.“보안을 위한 절차이니 곱게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한 목소리가 대답했다.그래, 여기에 나올 때부터 어떤 상황이라도 각오하겠다고 마음먹었었다. 일단 가는 데까지 가 보자.이슬휘는 반항을 멈추고 얌전히 자리에 앉아 차의 움직임에
16화너는 누구냐?(2)이슬휘는 약속 장소로 나갔다.길에 서 있으니 차가 하나 다가왔다.차창이 열리면서 형준이 소리쳤다.“이슬휘 씨, 얼른 타세요!”이슬휘가 차를 타자 박형준이 가볍게 인사를 했다.하지만 아슬휘는 박형준과 그런 인사나 나누고 있을 기분이 아니었다.“당신 정체가 뭐야? 당신 학생이라는 거 가짜지? 교수님들도 당신 아는 사람이 한 분도 없던데. 그리고 앤지 씨는?”박형준이 이슬휘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아, 좀 차근차근 이야기합시다. 그리고 내 신분이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어차피 이슬휘 씨도 가짜 아닌가요?”박형준이 웃음기 가득하게 말했지만 이슬휘는 충격과 놀라움에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왔다.“뭐?”“나
15화너는 누구냐?(1)이슬휘는 탐지기를 보며 돌아갈 시간이 되었음을 확인했다.나운의 옆에 양반다리로 앉으며 나운을 향해 달려오는 군졸들을 힐끗 봤는데 그중 한 사람의 얼굴이 왠지 낯익어 보였다.그리고 다음 순간 이슬휘는 현재로 돌아왔다.이슬휘는 그 얼굴을 어디서 봤을까 잠깐 생각하다가 곧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까짓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이슬휘는 시간이 빌 때마다 찻집으로 갔다.아무래도 거기는 앤지가 사라진 현장이 아닌가. 그러니 단서가 있을 만한 유일한 공간이었다.하지만 거기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도 없었다.무얼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시
14화초원의 바람왕은 막사 앞에 서서 서쪽으로 지고 있는 해를 바라보았다.왕의 나이는 어느덧 80대 중반이었지만 여전히 허리는 꼿꼿했고 두 눈에서는 아직도 광채가 빛나고 있었다.이제 출정 준비는 끝났다.유연에 보냈던 사신이 가지고 돌아올 약속 날짜만 받으면 되는 것이다.왕은 산전수전 다 겪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한때는 앞뒤 가리지 않고 전쟁에 나선 적도 있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이번 전쟁은 전쟁이랄 것도 없는 쉬운 상대였지만 전쟁이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어쩔 수 없었다.왕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대왕 마마,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시옵니까?”돌
13화앤지(4)아카식레코드를 검색하면 앤지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슬휘는 하급 현장 요원이라 아카식레코드에 접근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었다.지구 시간으로 현재로부터 일정 기간 이내의 아카식레코드는 볼 수가 없었다.이슬휘는 오랜 고민 끝에 위원회에 요청서를 보냈다.발신: 코드네임 PHC-E3제목: 특이사항 확인 요청내용: 본 요원은 O월O일 1330년으로 돌아가 버그를 제거하고 돌아왔습니다.확인 결과 1330년 이후 모든 역사는 완전히 정상적으로 흘러왔으며 현재의 모든 환경도 본 요원이 임무 수행을 위해 떠나기 전과 완벽하게 동일합니다.그런데 그 과정에서 두 가지 특이사항이 있어 정밀 확인을 요청합니다.첫째,
12화앤지(3)슬휘는 소전거사와 함께 천보산 중턱을 걷고 있었다.“내가 여기 천보산에 들어온 것은 여기 어딘가에 틀림없이 우리 상고사에 관한 자료가 숨겨져 있을 거란 믿음 때문이라오. 먼 옛날 누군가가 그 자료들을 여기 천보산 어디에 숨겨 놨다는 게 내 생각이오. 어디에도 그런 증거는 없지만 난 확신하고 있다오. 그런데 그게 도대체 어디에 숨겨져 있을까…….”소전거사는 열변을 토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이슬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들어 주었다.이슬휘는 한 갈림길에서 멈추어 그에게 물었다.“저쪽으로 가면 어디로 통하는 길입니까?”소전거사는 이슬휘의 손이 가리키는 쪽을 힐끗 보더니 별 관심 없다는 듯이 말했다
11화앤지(2)앤지는 마치 제3자의 이야기를 하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이야기를 해 주었다.어릴 때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단 두 식구가 여태 살아왔다고 했다.별로 부유한 편은 아니었으나 머리가 좋은 덕분에 장학금을 받아 대학을 졸업했고, 현재는 한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그리고 그 연구소가 이 근처로 이전을 하는 바람에 이 찻집에 자주 들르게 되었다고 했다.“처음 이 찻집에 왔는데 이 구석 자리가 너무나도 편안한 거예요.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는 날에는 여기 와서 편하게 앉았다 가는 게 즐거움이 돼 버렸죠.”그런데 야근도 많은 데다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셔서 어머니가 계신 지방에 다녀
10화앤지(1)“여기 자주 오시나 봐요?”그녀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물었다.“네, 별일 없으면 거의 매일 옵니다. 이 집 커피 맛이 근처에서 제일 좋거든요.”이슬휘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가슴의 울림도 비교적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빨개졌던 얼굴도 원래 색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그렇군요……. 근데 뭐 하시는 분인데 매일 오시나요? 결혼도 안 하셨나요?”“아, 전……. 역사학도입니다. 대학원에 다니고 있고요.”이슬휘는 그다음 말을 힘주어 또박또박 말했다.“그리고 전 미혼입니다.”자기의 머릿속에 결혼의 기억이 없으니 분명 미혼일 터였다.“네에, 그러시군요. 저도 미혼입니다만……. 하하.”뭐가 그리 재미
1
[기획] 한국 스타2에 봄이 찾아왔다
2
[LCK 임대 도입 ②] 이제동부터 PSG까지…e스포츠 임대 사례들
3
[LCK 임대 도입 ③] 서머 시즌 임대 영입 1순위 CL 유망주들
4
새로운미래당 전병헌 후보, 게임 및 e스포츠 산업 5대 공약 발표
5
14.6 패치 적용 LCK PO, '미드 원픽' 아지르가 다시 돌아온다
6
[PWS] 좋은 성적으로 주목 받는 신생팀 EFM과 BSG
7
DRX VS, VCT 스테이지1 앞두고 '베인' 강하빈 콜업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