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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역사위원회]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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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역사위원회 표지
[데일리게임] 19화
앤지의 비밀(1)

“그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군요.”
며칠 후 양은모를 다시 만난 이슬휘가 과거로 갈 때 앤지와 함께 가겠다고 말했더니 양은모가 웃으며 대답했다.
“앤지 씨가 꼭 그렇게 하겠다고 억지를 부려서요…….”
이슬휘는 괜히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애써 변명했다.
“하하, 저희는 뭐 상관없으니까 굳이 설명하려 안 하셔도 됩니다.”
양은모가 짓궂은 표정으로 말하고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행성연합 내부에 있는 저희 동료에게 앤지 씨 건에 대해 알아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근데 앤지 씨 관련 자료가 특급 기밀로 분류되어 있다더군요.”
“그래요? 이해가 안 되는군요. 우주 변방에 있는 이 변두리 은하계, 그중에서도 작은 행성에 불과한 이 지구의 한 사람에 대해 특급 기밀을 부여하다니요.”
“그러게 말입니다. 어쩌면 앤지 씨는 저희들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인물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여튼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서 그 자료를 빼내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 자료를 보면 행성연합의 음모를 알게 되겠군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저는 반행성연합에 대한 믿음을 확실히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겠지요. 그리고 지금 앤지 씨의 존재가 소멸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그렇게 되면 행성연합에서도 더 이상 앤지 씨를 괴롭히지 않을 겁니다.”
“아,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얼른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그때 탐지기의 알람이 울렸다.
1926년 8월.
이슬휘는 얼른 양은모를 쳐다봤다.
양은모는 이슬휘가 내미는 탐지기를 보면서 컴퓨터에서 자료를 띄웠다.
동시에 이슬휘는 앤지에게 전화를 했다.
―네, 슬휘 씨. 무슨 일 있어요?
이슬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앤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양은모도 컴퓨터 화면에서 눈을 떼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저희가 만든 계통 트리에도 이 버그는 앤지 씨와 상관없는 걸로 표시되는군요.”
이슬휘도 컴퓨터 화면을 쳐다봤다.
예전에 슬휘가 만들려다가 실패한 앤지의 계통트리였다. 그걸 반행성연합에서 완성시켜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슬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표정에 즐거움이 가득했다.
“앤지 씨, 지금 과거로 가야 하는데 같이 가실래요?”

***

“이야, 그러니까 저 남자가 김우진이고 저 여자는 윤심덕이란 말이죠?”
앤지는 신기한 듯 멀리 있는 남녀를 쳐다보며 물었다.
“네, 맞습니다.”
“그럼 우리가, 아니 슬휘 씨가 뭘 해야 하는 거죠?”
“저 두 사람이 자살한 건 아시죠?”
“네, 그야 워낙 유명한 이야기니까…….”
“근데 사실은 자살이 아니거든요.”
“뭐, 그런 주장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원래 저 두 사람이 배를 타고 가다가 몰래 다른 배로 갈아타고 자살로 위장한 거였어요.”
“정말요? 그럼 그게 사실이었네!”
“그런데 두 사람을 태워 가야 할 배가 안 나타나는 바람에 탐지기가 작동했네요.”
“그럼 어떻게 해요? 그 배를 찾아서 제 시간에 나타나게 해야 하는 건가요?”
“빙고! 맞습니다, 그게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 배를 찾을 수는 있어요?”
“그럼요. 아카식레코드를 보면 나오니까 찾을 수 있죠.”
이슬휘는 말하면서 탐지기를 조작해 아카식레크드를 보았다.
“이제 곧 그 배의 선장이 나타날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그 사람 뒤를 쫓아 배를 확인하고 그 배에 미리 타고 있다가……. 어? 앤지 씨!”
이슬휘가 탐지기를 보며 말하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앤지가 보이질 않았다.
이슬휘는 또 뭐가 잘못된 건가 싶어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앤지 씨!”
이슬휘가 소리치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아니, 저런?
앤지가 빠른 걸음으로 윤심덕에게 가고 있었다.
이슬휘는 놀라서 뒤를 쫓아갔는데 이미 앤지는 윤심덕을 붙잡고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이슬휘는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그냥 있을 수도 없는 어정쩡한 상황에서 당황스러운 표정만 짓고 있었다.
괜히 역사를 잘못 건드려 새로운 버그가 발행하기라도 하면…….
다른 무엇보다도 그 파장이 앤지에게 미칠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었다.
하지만 앤지는 이슬휘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윤심덕과 때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때로는 서로 웃어 가며 이야기에 빠져 있었다.
한참 만에 앤지가 뒤를 돌아보며 이슬휘를 불렀다.
그와 동시에 윤심덕도 조금 떨어져 서 있던 김우진을 불렀다.
두 여자와 달리 두 남자는 서로 어색한 표정으로 가까이 왔다.
“인사하세요. 이쪽은 윤심덕 씨와 김우진 씨. 그리고 이쪽은 이슬휘 씨.”
앤지가 방긋 웃으며 서로를 인사시켰다.
이슬휘는 김우진과 악수를 나눴다. 섬세하고 세련된 사람처럼 보였다.
“어떻게 하기로 했냐면요.”
앤지가 이슬휘를 보고 말을 꺼냈다.
“이 두 분은 유럽으로 가고 싶으시대요. 그래서 이 두 분은 여기서 그냥 유럽으로 가시고, 우리 둘이 이 두 분인 것처럼 배를 타기로 했어요. 그랬다가 우리가 우리 배로 갈아타면서 두 분이 자살한 것처럼 꾸미기로 했어요.”
“네?”
이슬휘가 자기 귀가 의심스러워 되물었다.
앤지가 살짝 웃으며 한 눈을 찡긋했다.
김우진은 금방 사태를 파악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승선 티켓을 두 장 꺼내어 이슬휘에게 건네주었다. 윤심덕은 자기가 들고 있던 옷 가방을 앤지에게 주었다.
이슬휘가 얼떨결에 받자 김우진과 윤심덕은 두 사람에게 깊숙이 머리 숙여 인사를 하고 뒤로 돌아서 갔다.
두 사람의 뒷모습이 참으로 평화로워 보였다.
앤지가 이슬휘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자, 우리 이제 배 타러 가요.”

***

“앤지 씨. 아무래도 제가 한 소리 좀 해야겠어요. 아까는 너무 위험한 행동이었어요.”
어둠이 밀려와 바다색은 검게만 보였다. 배의 난간에서 앤지와 함께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던 이슬휘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앤지가 풋 하고 웃었다.
“왜, 슬휘 씨가 그랬잖아요. 현재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면 과거의 사람들에게 더 좋은 쪽으로 과정을 만들어 주려고 했다고요. 전 그래서 그렇게 했을 뿐인데요?”
“물론 그랬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른 게……. 앤지 씨가 사라질 수도 있는 문제라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그냥 있잖아요.”
“아, 물론 그렇긴 하지만…….”
“슬휘 씨, 제가 전에도 말했죠? 나중에 일어날 일을 걱정하면서 지금을 불행하게 살고 싶지 않다고. 저는요, 나중에 불행을 당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요. 카르페 디엠.”
이슬휘는 더 할 말이 없었다. 여태까지 자기가 만났던 과거의 인물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슬휘 씨, 이런 말이 있어요. 어니 젤린스키라는 사람이 한 말인데요, 사람들의 걱정 중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한 걱정이고 30%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에 대한 걱정이래요. 그리고 22%는 아주 사소한, 쓸데없는 걱정이고 4%는 걱정해 봐야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대한 것이래요. 결국 우리가 걱정해서 해결할 수 있는 걱정거리는 4%밖에 안 된다는 거예요. 지금 슬휘 씨가 걱정하는 건 걱정해 봐야 해결할 수 없는 4%에 속하는 거란 건 아시죠?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이 순간을 같이 즐겨 봐요, 네?”
“네, 그럴게요.”
이슬휘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 있을지 모를 불행의 당사자가 저렇게 생각하는데 자기가 계속 불행을 강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아, 밤바다가 너무 좋아요.”
앤지는 두 팔을 벌려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한가득 받아들였다.
이슬휘는 그런 앤지를 보면서 아슬아슬한 행복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

“앤지 씨, 이제 우리 가야 할 시간이에요.”
이슬휘가 탐지기를 보며 말했다.
앤지는 윤심덕에게서 받은 가방을 눈에 잘 띄게 놓은 다음 이슬휘를 보며 웃었다.
“자, 그럼 슬슬 떠나가 볼까요? 근데 갈 땐 어떻게 가죠?”
“올 때와 똑 같아요. 자, 제 손을 잡으세요.”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았다.
이슬휘는 자기 손안에 있는 작고 따뜻한 손을 놓칠세라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그 순간 두 사람은 다시 현재로 돌아왔다.
양은모와 윤선용이 두 사람을 맞아 주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요?”
앤지가 신기한 듯 물었다.
양은모가 시계를 보며 대답했다.
“어디 보자. 두 분이 가신 게 34분 15초였는데 지금이 34분 32초네요, 33초, 34초…….”
“그럼 우리가 갔던 시간에 그대로 돌아오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15초에 가셨다가 15초에 그대로 돌아오신 거죠.”
이번에는 윤선용이 웃으며 대답했다.
앤지는 신기한 듯 연신 시계를 쳐다보고 또 흔들어 보기도 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

“근데요, 제가 여기 이렇게 너무 오래 있으면 제 회사에서나 경찰이 저를 찾느라고 난리일 텐데 제가 가서 뭔가 조치를 취하고 와야 하지 않을까요?”
앤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이슬휘와 양은모는 서로를 쳐다보며 어떻게 해야 하나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저희 보호망 밖으로 나가시면 앤지 씨의 위치가 드러날 수도 있어요. 저희 정보에 의하면 행성연합에서 앤지 씨를 제거하기 위해 요원들을 보낸 것 같거든요.”
양은모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슬휘가 거기에 덧붙였다.
“그래요, 나가면 위험해요. 그러니 답답하시더라도 저희가 대책을 세울 때까지는 그대로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다시는 못 갈지도 모르는데 회사도 그렇고 집도 그렇고 정리를 하고 와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두 사람은 앤지를 설득해 봤지만 앤지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정 그러시다면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이슬휘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양은모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슬휘 씨는 안 됩니다. 이슬휘 씨가 저희와 함께 있는 걸 저들이 보면 우리 계획이 다 어그러지고 맙니다. 그러니 저희 안전 요원을 몇 명 딸려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최대한 빨리 갔다 오시기 바랍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제가 후딱 갔다가 올 테니까요. 아무 일 없을 거예요.”
앤지가 모처럼의 바깥나들이에 신이 나서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슬휘와 양은모의 표정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

앤지는 여자 요원 몇 명과 함께 차를 타고 시내로 나갔다.
걱정 때문에 가만있을 수가 없었던 이슬휘는 양은모의 양해를 구해 따로 차를 타고 앤지의 뒤를 따라갔다.
제발 그동안 아무 일도 없기를.
이슬휘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앤지의 뒤를 따랐다.
가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주변을 살폈지만 다행히 수상한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앤지는 먼저 회사에 가서 그동안의 일을 거짓으로 꾸며 말하고 적당한 핑계를 만들어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람들이 걱정했지만 무사한 모습을 보고는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심을 했다.
다음으로 앤지는 경찰서에 가서 실종 신고 된 본인임을 밝히고 사건을 종결시켰다. 그러는 동안에 경찰로부터 혼도 나고 걱정의 말도 들었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며 경찰서를 나왔다.
마지막으로 앤지는 집에 가서 짐들을 대강 정리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가방에 챙겨 넣었다.
집을 나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집안을 둘러봤다. 어머니와 함께 오랜 세월을 부대끼며 살았던 집이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남겨 준 유일한 재산이었다.
앤지는 눈물 한 방울을 떨구어 집에 남겨 둔 채 문을 닫고 열쇠를 잠그고 돌아섰다.

나비의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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