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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위저드 5화

샤이닝위저드 5화
[데일리게임]

그 사이 화이트 나이트는 전력으로 달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단숨에 몇 개의 거리를 지나 도시 반대편 쪽으로 달렸다. 큰 거리로 나가지는 않았지만 이미 일대의 지형을 모두 알고 있는 그였기에 거의 일직선으로 달릴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화이트 나이트는 등골이 오싹함을 느끼며 급히 몸을 날렸다.

-휙

“쫓아왔나?”

“그래. 이제는 네가 쫓길 차례거든.”

“이놈!”

-휙

반사적으로 몸을 뒤집으며 던진 단검은 그대로 라크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역시 단검은 그대로 라크의 몸을 통과해 반대쪽 벽에 부딪쳐 떨어졌다.

“네,네놈은 뭐냐?”

화이트 나이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상대에게서 느껴지는 기세는 결코 환영이라고 할 수 없었다. 어쩌면 그 기세조차도 환영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상대의 살기에 그의 몸이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라크는 그런 화이트 나이트를 보며 약간 미안한 듯 손으로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리고는 친절하게 말했다.

“라크다.”

“으음.”

“마그나타가 보냈나?”

말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알지? 라크는 그렇게 말하려는 듯 한손을 들어 자신의 단검을 슬쩍 앞으로 내밀었다.

화이트 나이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죽여라.”

“독한 놈.”

-휘익

라크는 두 번 묻지 않았다. 그대로 단검을 휘둘러 화이트 나이트를 베었다.

“크윽!”

검에 베인 순간, 화이트 나이트는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자신의 검으로 라크의 팔을 베며 피하려고 했었는데, 그래도 베였다.

라크는 그것을 보며 잠시 서 있다가 고개를 들어 하늘에 떠 있는 두 개의 달을 보았다.

“후, 끝났군.”

수십이나 되는 암살자들을 상대로 싸워 이겼지만 그는 전혀 기뻐하지 않았다. 그저 이제 조금 쉴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산으로 가야지.”

라크는 습격을 당하기 전 자신이 하려던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내고는 그대로 북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저녁을 못 먹었잖아. 아침까지 참아야 되나?”

암살자들과 싸워서 생긴 상처는 밤이 되면 사라지지만 굶주림은 아침이 되어도 계속된다.

“무기는 날 죽일 수 없는데, 굶주림은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단 말이야. 조심해야지.”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완전히 어두워진 밤거리 속으로 몸을 감췄다.

* * *

화이트 나이트는 정말 행복했다. 그는 드디어 대륙의 도둑과 암살자들의 대부가 되었다. 그리고 최고의 미녀들로 하렘을 꾸며 수년간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쾌락을 모두 맛보았다.

어렸을 때 암살자로 키워져 독립을 할 때까지의 고통이 모두 보상받은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마음껏 웃을 수 있었다.

“으하하하, 이것이 인생이다!”

그는 그렇게 외치며 호쾌하게 술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애첩이 얼른 다시 술을 따라 주었다. 애첩의 애교도 술의 향기도 모두 최고였다. 그는 다시 외쳤다.

“이것이 꿈이라면 절대로 깨지 않겠다!”

‘응? 꿈?’

무엇인가 이상했다. 그리고 그는 정말로 꿈에서 깨었다.

사방을 둘러보니 도시의 뒷거리였다. 길에 쓰러져 잠들었던 모양이다. 이제 곧 태양이 뜰 것처럼 하늘이 밝아져 오고 있었다. 그는 손으로 뒷목을 주무르며 어떻게 된 것인가를 생각했다.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으윽, 어떻게 된 거지?”

정신을 집중해서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려 했다. 그러다보니 어제 누군가와 싸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구지? 그놈이다. 이번에 의뢰받은 마법사.

“당한 것인가?”

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러다가 화들짝 놀라 주변을 보았다. 부하들은?

“주인님.”

때마침 거리 한쪽에서 그의 심복인 샤카가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화이트 나이트는 자세를 가다듬고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

“어떻게 된 거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 표적과 싸운 것은 확실한데, 어떻게 싸웠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그런가?”

“예, 수하들 중 살아남은 자들은 모두 잠이 들었다가 깨어났습니다. 아무래도 정보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렇군. 우리가 이렇게 당할 정도면 그 마법사가 마법을 쓰지 못한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다.”

화이트 나이트는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이런 식으로 치명적인 잘못을 한 의뢰는 자동으로 무효가 된다. 당연히 선수금을 받은 것을 돌려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의뢰자를 찾아가 이쪽의 피해를 보상받을 수도 있다. 물론 피의 대가를 포함해서이다.

그때, 샤카가 말했다.

“그런데 깨어난 자들의 상태가 조금 이상합니다.”

“뭐라고? 마법의 영향이 남아 있나?”

“그건 아닌데, 모두들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어떤 놈은 악몽을 꾸고, 어떤 놈은 행복한 꿈을...”

샤카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밤새 악몽을 꾸었다. 당분간은 잠들기 힘들 정도로 무서운 악몽이었다.

화이트 나이트는 ‘과연 그렇군.’ 하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그놈의 마법인가 보군. 일단 철수한다. 빠르게 사상자를 회수하여 더 이상 시민들이 눈치를 채기 전에 이곳을 벗어나도록.”

“알겠습니다.”

샤카는 명을 받자 즉시 달려갔다. 확실히 경비병이 오기 전에 일을 처리하지 않으면 귀찮아 질 수도 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달려가는 샤카를 보며 화이트 나이트는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간에 자신들이 모두 당한 것은 사실이다.

이일은 결코 명예롭지 못하다. 어둠의 명예라고 해도 그에게는 소중한 것이고, 또 현실적인 수입과도 직결된 문제였다.

하지만 화이트 나이트는 이 일을 계속 할 마음이 없었다. 상대는 자신들을 죽이지 않았다. 그런 자를 다시 표적으로 삼는 것은 암살자의 불문율에 어긋난다.

‘몇 년 간 고생을 해야겠군.’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떠오르는 해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나이트메어, 몇 개의 암살조직이 의문의 상대로부터 의뢰를 받아 공격한 자는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불리게 되었다.

놀라운 것은 나이트메어와 싸운 자들 중 아무도 그가 무슨 수법으로 자신들을 제압했는지 기억하는 자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그들은 모두 잠들었고, 또 꿈을 꾸었다. 어떤 자들은 행복한 꿈을, 또 다른 자들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악몽을.

Chap 2. 불안과 흥분

라크는 산속에서 움막을 짓고 살았다. 산속으로 들어온 이후에는 아무도 그를 찾지 못했는지 더 이상의 습격은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점점 안심하고 원래의 목적인 마물 사냥에 집중했다.

처음에는 한 달 만에 마을을 내려갈 생각이었지만 곧 생각을 바꿨다.

어설프게 내려갔다가 사람들의 눈에 뜨이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적에게 추적을 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준비를 할 생각이었다.

가짜 신분증, 마법으로 만들어진 모습을 바꾸는 가면, 그리고 로브 위에 입을 수 있는 더 큰 옷, 그런 것들을 준비하려면 아무래도 돈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한 달의 계획을 석 달로 늘리고 벌써 몇 개의 산을 뒤져가며 마물들을 잡았다.

그렇게 잡은 마물들의 몸에서 팔릴 만한 물건들을 근처에 있는 사냥꾼 마을에 팔았다.

라크는 밤만 되면 인간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때에는 아무도 라크를 해하지 못한다. 마물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반면에 라크는 어떤 마물이라고 해도 단칼에 쓰러뜨릴 수 있었다. 그는 그야말로 특급의 사냥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가 가진 사냥 도구는 두 자루의 단검이었다. 이들 드림 블레이드의 힘은 육체를 가진 생명체라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수면을 유발한다. 그리고 잠든 자에게 꿈을 선사한다.

왼손의 파란 단검은 행복한 꿈을, 오른손의 붉은 단검은 악몽이다. 마치 전설에 나오는 몽마 인큐버스와 서큐버스의 영혼을 손에 쥔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

두 개의 단검은 그가 원하면 언제든지 손에 나타났다. 물론 밤에만.

-꾸에에엑

멧돼지가 수풀을 해치며 나타났다. 라크는 조용히 그것을 보다가 손을 들어 정확한 타이밍으로 내리그었다.

-풀썩

육체가 아닌 영혼을 벤 검은 그 틈새로 거역할 수 없는 꿈을 선사한다.

멧돼지라 해도 예외는 아니다. 전속력으로 돌진을 하던 멧돼지가 힘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상당히 깊게 베었으니 적어도 2.3일간은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라크는 멧돼지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아침이 되어 육체의 힘을 얻으면 미리 준비한 밧줄로 다리를 묶을 생각이었다.

품속에 넣은 물건은 밤이 되었을 때 같이 변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라크는 돈이나 먹을 것도 지니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몸이 되었을 것이다.

“멧돼지는 무슨 꿈을 꿀까? 이놈에게 있어 행복한 꿈은 뭐지?”

코를 골며 잠든 멧돼지를 보며 라크는 중얼거렸다. 멧돼지는 아주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모양이었다. 계속해서 입가를 실룩거리는 것이 웃고 있는 것 같았다.

라크는 이놈을 가능한 한 깨어나기 전에 잡기로 했다. 행복한 꿈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고기는 라크의 식량이 되고, 가죽은 나중에 사냥꾼들에게 부탁해 팔면 된다. 마물뿐만 아니라 이런 짐승들도 훌륭한 수입원이었다.

“이제 곧 석 달이 되어가는군. 슬슬 돌아가야 하나?”

천공에 뜬 두 개의 달을 보며 라크는 중얼거렸다. 무엇인가 그리운 것이 떠오를 것 같은데 생각을 해도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달을 보고 있노라면 생각이 날 듯도 했다.

그러던 동안 시간이 흘러 어느 새 동쪽하늘이 밝아졌다. 이제 파란 달은 완전히 모습을 감춰버렸고, 밤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황금의 달도 점점 그 빛이 흐려졌다.

“후, 생각이 날 리가 없잖아.”

라크는 드디어 지친 듯 피식하고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손을 들어 손바닥을 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바뀐 게 없는 손이다. 하지만 방금 전과는 전혀 다른 손이라 할 수 있었다.

그는 손으로 근처에 있는 풀을 뜯어보았다. 풀은 뿌득 하는 소리를 내며 뽑혔다.

“돌아가야겠군.”

라크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에 묻은 흙과 풀들을 털었다. 그리고는 품속에서 밧줄을 꺼내 멧돼지의 다리를 꽁꽁 묶었다.

“끙차.”

일단 낮이 되면 육체의 힘은 누구보다도 강해지는 라크였다.

그는 기합을 한번 넣고는 그 커다란 멧돼지를 들어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는 가볍게 걸어 산을 내려갔다. 아침 이슬을 머금어 축축해진 땅이 라크와 멧돼지의 무게로 인해 푹푹 파였다.

한참을 걸어 라크는 자신의 움막에 도착했다. 사방에 걸어놓은 가죽들이 언덕 아래에서도 보였다. 그늘에서 잘 말리면 상당히 비싼 값에 팔리는 가죽들이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움막 앞에 누군가 서 있었다. 라크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보았다.

“여어, 무크. 무슨 일이야?”

사냥꾼 마을의 젊은 사냥꾼 중 한명이다. 나이와 이름이 비슷하다는 인연으로 라크와는 상당히 친했다. 그런데 그는 오늘 상당히 초조한 얼굴을 하고 서 있었다.

라크는 의외라는 듯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무크는 반색을 하며 라크에게 말했다.

김운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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