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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休)] STX 김솔 "강동원 수식어 잊어주세요"

[휴(休)] STX 김솔 "강동원 수식어 잊어주세요"
스페셜포스 프로리그가 시작된 지 2개월이 지났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스타 플레이어의 탄생은 요원해 보인다. 스페셜포스가 전형적인 팀플레이용 게임이기 때문에 스타 탄생이 어렵다는 분석도 일견 타당하지만 스타크래프트가 임요환으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듯 스페셜포스도 임요환과 같은 아이콘의 발굴이 절실하다.

전문가들은 스페셜포스계 임요환'으로 STX 소울의 리더 김솔을 꼽는다. 강동원을 연상케 하는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언변, 그리고 스페셜포스를 향한 열정과 의지가 초창기 임요환의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STX에서 플레잉 코치직을 맡고 있지만 김솔은 선수에 가깝다. 나이가 4~5살이나 어린 같은 팀 선수들에 비해 성적도 뒤지지 않는다. 1라운드 다킬 6위에 오르는 등 녹슬지 않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김솔을 만났다.

◆스페셜포스 알고 보면 재미있다
오전 11시. 인터뷰 약속 시간 치고는 이른 시간이지만 일찍 인터뷰를 마치고 연습해야 한다는 김솔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혼자 연습해도 괜찮은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스페셜포스는 5명 중 한 명만 빠져도 연습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새벽 늦게까지 연습을 했기 때문에 피곤할 법하지만 김솔은 인터뷰 내내 활기찼다. 프로게이머로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꾸준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잘 먹고 잘 자고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라고.

“29살이면 프로게이머로서 매우 많은 나이죠(웃음). 그래도 아직 실력은 '늙지' 않았습니다. 계속 스페셜포스를 해오던 어린 선수들과 대결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제 킬수 보셨죠? 40명 가운데 6위면 매우 훌륭한 성적이라고 생각해요(웃음).”

[휴(休)] STX 김솔 "강동원 수식어 잊어주세요"


스타 프로게이머라면 벌써 은퇴했을 나이에 프로게이머를 시작하게 된 것과 다름 없는 김솔. 그의 열정은 10살 넘게 차이 나는 선수들보다 오히려 더 뜨겁다.

“스페셜포스가 알고 보면 재미있는 게임인데 사람들이 그것을 보지 못하고 있죠. 해설자들조차 새로운 시각으로 경기를 보지 못하니 처음 보는 팬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죠. 원래 리그가 시작되는 초반에는 해설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이 눈에 띄여 아쉽습니다.”

김솔도 예전 스페셜포스 7차 마스터리그에서 잠시 해설을 한 적이 있다. 온상민 해설 위원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나오지 못해 하루를 '대타'로 뛴 것. 이후 “3명 해설 체제로 가보자”는 논의가 있어 김솔이 리그 중간에 합류하게 됐단다. 해설을 하면서 경기를 볼 때 해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고.

“예를 들어 포지션 싸움을 하기 위해 어느 지점을 선점해야 하는지 투척류 무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해설자가 잘 설명해 준다면 경기를 보는 재미가 한층 더할 겁니다. 그런데 아직 스페셜포스 프로리그를 해설자들이 그런 부분까지는 세심하게 확인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스페셜포스 리그 이슈가 필요해
김솔은 스페셜포스 프로리그의 가장 큰 문제점을 밋밋함이라고 꼽았다.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이기겠다고 설전을 펼치는 등 이슈거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하는데 선수들 모두 우승을 한 뒤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던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재미있는 요소를 많이 만들어야 하지만 대부분 팀들이 경기 이외의 것들은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단다.

[휴(休)] STX 김솔 "강동원 수식어 잊어주세요"


“지난번 리퓨트와의 경기 1세트에서 에이스 결정전을 치렀죠. 사실 그날 (윤)재혁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성적만을 위해서라면 (김)현민이를 내보내는 것이 맞았죠. 그런데 제가 재혁이를 고집했어요. 재혁이가 그때까지 에이스 결정전에서 9킬만을 기록하면서 한 번도 죽지 않았어요. 3전 전승이었거든요. 김찬수를 깔끔하게 꺾고 에이스 결정전 12킬 0데스, 4전 전승의 신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재혁이를 스타로 만들고 이슈거리도 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윤재혁이 김찬수에게 패하며 STX는 리퓨트에게 피 말리는 접전 끝에 패하고 말았다. 이슈를 만들기 위해 윤재혁을 고집했던 선택이 팀을 패배로 이끈 것은 아닌지 많이 자책했다. 하지만 진정한 프로는 경기에서 이기는 것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보여줄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는 김솔은 앞으로도 이슈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김솔은 현재 프로리그 라운드의 경기 수가 적다고 지적했다. 프로리그가 열리기 전 스페셜포스 마스터리그가 진행될 때 온게임넷은 지금 프로리그와 같은 전-후반 5라운드였고 MBC게임은 전-후반 8라운드였다. 따라서 온게임넷의 경우는 스페셜포스 최강자 IT Bank 레이저도 예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 경기를 5라운드만 치르면 아무래도 변수가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진정한 실력자를 가리기 힘들다는 것이 김솔의 설명이다.

“그 당시 선수들은 MBC게임 스페셜포스 리그는 진정한 실력자를 뽑는 대회고 온게임넷 리그는 이벤트 형식 대회라고 생각했죠. 실력을 보여줄 겨를도 없이 공격과 수비 전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5라운드로만 진행하면 변수가 너무 많이 작용하게 되요. 방송 시간 때문에 5라운드로 하는 것 같은데 선수 입장에서는 안타깝죠.”

김솔은 ‘스페셜포스 임요환’답게 눈앞에 있는 경기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스페셜포스 리그의 흥행과 전반적인 상황을 두루 살피는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었다. 김솔과 이야기를 나누며 스페셜포스 프로리그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스포계 강동원 '이제 그만'

김솔이 유명해진 계기는 인기 스타 강동원을 닮았기 때문이다. 우수에 젖은 듯한 눈동자와 날카로운 콧날 등 최고의 꽃미남이라 불리는 강동원을 닮았기 때문에 김솔은 방송 경기에 나간 뒤 금방 유명세를 탔다.

“그때는 제 외모의 절정기였죠(웃음). 피부 관리도 하고 경락도 받는 등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실력도 중요하지만 외적인 면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예전에 온게임넷이 삼성동 코엑스몰 메가박스 안에 있을 때 팬들이 ‘강동원이다’라며 200명이 에워싼 적도 있죠. 여자친구와 홍대에서 밥을 먹는데 저를 강동원으로 오해한 분들이 삽시간에 100명 가량 몰려들었죠. 여자친구가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내심 기분이 좋았죠.”



잘생긴 외모 덕에 지오다노 CF, 모델 활동 등 연예계에서 계속 러브콜을 보냈지만 그 당시 김솔은 “귀찮다”며 대부분의 일들을 거절했다. 대회도 해야 하고 게임 연습도 해야 하는데 다른 일이 자꾸만 들어오니 본업에 충실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죠(웃음). 돈도 벌고 유명해 질 수 있는 기회였잖아요(웃음). 지금은 저도 나이가 들었고 피부도 안 좋아진데다 살까지 쪄서 더 이상 그런 제안이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이제 진정한 프로 선수가 됐으니 다시 외모에 신경 써야죠.”

김솔은 STX 팀원들과 최근 피부과를 다니며 경기 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외모적인 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진정한 프로라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예전부터 깨달았기 때문에 다른 팀 선수들보다 여러 면에서 신경 쓰고 있다고.

하지만 이제 ‘스포계 강동원’이라는 명칭은 사양한단다. 나이도 있는데다 이제는 어리고 이제 막 프로가 된 선수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넘겨주고 싶기 때문이다.

“아직도 제가 스포계를 대표한다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해야죠. 저는 그 선수를 빛나게 해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제 외모도 많이 변해 ‘스포계 강동원’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민망하고요(웃음).

◆STX, 스페셜포스 팬클럽 1호
얼마 전 STX는 스페셜포스팀으로는 최초로 경기장에서 팬미팅을 했다.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팬들과 교류했다. 같은 클랜원이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클랜원이 아닌 여성 팬들이 생긴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얼마 전 저희를 찾아온 팬들과 팬미팅을 했어요. 무척 신기했죠. 아직 스페셜포스에 대해 잘 모르는 팬들이지만 저희를 보러 직접 경기장에 찾아와 준 것이 너무 고마웠어요. STX 스타크래프트팀 팬이라고 생각했는데 김택용 선수를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치어풀도 제작해 주시고 너무 고마웠죠. 앞으로 다른 팀들 모두 팬클럽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클랜원들이 아닌 순수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다. 스페셜포스 프로리그가 더욱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기존 팬들이 아닌 새로운 팬들의 유입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첫 걸음을 뗀 거죠. 스페셜포스 선수들이 경기력 뿐만 아니라 외모를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팬의 소중함도 빨리 깨닫게 된다면 스페셜포스 리그가 더 활성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STX 최고의 팀으로 만들 터
스타크래프트에서는 SK텔레콤이 가장 지원을 잘하는 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페셜포스에서는 STX 지원을 따라올 팀이 없다. 스페셜포스팀만을 위해 유니폼을 따로 제작한 팀도 STX가 유일하다. STX는 스페셜포스 선수들의 이미지에 맞게 국방색으로 유니폼을 새로 디자인하며 스페셜포스 최고 팀으로 우뚝 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장비도 최고급으로 바꿔 키보드 15만원, 마우스 12만원, 마우스 패드 3만원, 해드셋 25만원 등 한 사람당 80만원 이상의 장비를 지급했다. 말 그대로 전폭적인 지원이다.

[휴(休)] STX 김솔 "강동원 수식어 잊어주세요"


“저도 놀랐어요. 처음에는 STX가 이 정도의 지원을 해줄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르죠. 많은 지원에 비해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죄송하기도 하고요.”

개인 드래프트로 선벌됐기 때문에 STX는 팀 컬러와 팀워크를 맞추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김솔은 STX가 스페셜포스 최고의 팀으로 우뚝 설 때까지 모든 힘을 쏟을 예정이다.

“세미 프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프로리그 이전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에요. 정식으로 프로가 된 팀들이 변화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유롭게 살던 친구들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많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시련과 변화를 극복한다면 진정한 프로의 모습으로 거듭난 팀이 정상을 차지할 겁니다. 그리고 정상에 서는 팀은 STX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글, 사진=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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