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승, 1패에 희비가 엇갈리는 주체는 선수에 그치지 않습니다.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된 5라운드부터 긴장의 연속이 되는 경기가 연일 이어지면서 순위 다툼을 위한 중요한 일전을 치른 A팀의 사무국 직원 B씨가 열이 받아 경기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빠져 나갔습니다.
A팀은 당시 신뢰하는 선수를 모두 기용하면서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에이스 카드 중 한 명이 그만 아마추어도 저지르지 않는 실수를 범하면서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습니다.
이를 대기실에서 본 B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저거, 저거, 저거…"만 외치며 뒷목을 잡았습니다. 에이스 카드가 무너지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B는 얼굴을 붉히며 자리를 박차고 떠났습니다. 탈락이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 회한이 남아 더 이상 경기를 보지 않겠다는 마음에 경기장 밖으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팀을 운영하는 사무국 마음이 어디 그렇습니까. 경기장에서는 떠났지만 B는 근처에서 휴대폰을 꺼내들고 DMB를 통해 경기를 끝까지 시청했습니다. 그리곤 경기에 패한 선수에게 위로의 말까지 남기고 퇴근했답니다.
그 날 일을 회상한 B는 "당시에는 정말 그 선수가 보기 싫었다. 하지만 사무국이 그럴 수 있느냐. 화가 나긴 했지만 선수 앞에서는 웃을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나이 어린 프로게이머들과 일하는 것이 쉽지 않고, 사무국의 뜻한 바대로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