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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인터넷 실명제로 전세계 '들썩'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추진 중인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해 전세계 이용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게시판 등에 실명이 거론되면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블리자드는 "글을 안쓰면 된다"는 식의 어처구니 없는 답변으로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7일 블리자드는 자사 게임 토론장에 게재되는 글에 실명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적용 시기는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는 오는 27일부터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용자라면 대격변이 업데이트 된 이후부터 게임 아이디가 아닌 실명이 노출된다.

블리자드는 "토론장이 종종 격한 다툼의 장소가 되거나 도배성 게시물이 등록돼 불쾌한 일이 발생했다"며 "익명이라는 장막을 제거해 보다 긍정적인 토론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실명제를 실시한다"고 실명제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전세계 이용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개인 사생활 보호에 민감한 북미 이용자들의 항의가 거세다.

실명제를 무조건 강행하겠다는 블리자드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블리자드 대변인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실명을 노출하기 싫다면 토론장의 글을 읽기만 해도 된다"는 식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급기야 실명제에 반대하는 한 이용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바비 코틱(Bobby Kotick) 액티비전 대표를 비롯해 다수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직원들의 실명, 사진, 전화번호, 주소를 올리는 등 블리자드 실명제 반대 움직임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와우' 홈페이지에 게시된 실명제 도입 안내문.

◆사생활 보호에 민감한 해외 이용자 반발 극심

이번 블리자드가 추진 중인 게시판 실명제는 국내서 추진 중인 제한적 본인 확인제와 같은 맥락이다. 이용자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돼야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인터넷 실명제의 핵심이다.

국내에서는 일단 큰 거부감이 없다. 인터넷 인프라가 발달한 국내에서는 이미 사이트 회원 가입시 본인인증절차를 거치고 있기 때문. 다만 10만명 이상 방문자가 찾는 사이트에 이를 의무화하겠다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해외 사정은 다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용자가 가장 많은 북미에서는 회원 가입시, 우리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사회보장번호를 기입하지 않는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이메일 주소 등만으로 회원에 가입할 수 있다. 이메일 등으로 본인 확인을 하며, 요금결제는 다른 인증기관을 통한다.

개인정보 유출을 꺼리는 해외에서는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할 때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 블리자드의 인터넷 실명제가 적용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게시판에도 실명이 공개되면 사생활이 유출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북미 네티즌들 대부분이 사용하는 페이스북만해도 실명만으로 주소, 이메일주소, 연락처 등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사생활 보호 논란이 일었던 초창기 싸이월드 인물검색과 비슷하다.

북미 등 해외에서는 아무도 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지만 블리자드는 강행할 예정이다. 이용자들의 반발은 해당 내용이 공개된 뒤 북미 공지에는 하루만에 1200개의 댓글이 달리는 것으로 터져나왔다. 대부분이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북미 '던전앤파이터' 가입 페이지, 본인인증이 없는 것이 일반적.

◆인터넷 실명제, 국내 위헌 여부 심사중

인터넷 실명제는 사실 한국에서도 핫이슈로 부상한 사안이다.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 실시로 인해 표현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지 심의중이기도 하다. 9일에는 인터넷 실명제를 놓고 위헌판결을 요청하는 참여연대 측과 제도의 유효성을 주장하는 방송통신위원회측의 공개변론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최초로 진행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블리자드의 게시판 실명제가 국내 인터넷 실명제 범위를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고 있다. 일단 블리자드는 그동안 국내에서 게임과 인터넷 페이지를 이용할 경우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확인하는 본인 인증을 거치도록 했다. 사실상 인터넷 실명제를 적용해왔는 데 여기에 게시판 실명제까지 더 하겠다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게임 아이디 '꿈꾸는소년'은 "이름이 보인다고 없던 문장력이 생겨서 모범적 토론을 펼치겠냐"며 "이제 토론장에 글 적을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실명제 반대의사를 표했으며, 또 다른 아이디 '질풍십자검'은 "악플러가 실명공개를 꺼려서 악플을 안달지는 않는다"며 "블리자드는 실명 아이디 정책을 철회하라"고 비난했다.

한 게임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게임을 통해 가상 세계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실명을 공개하라는 것은 지나친 처사다"며 "게시판 실명제가 필요한 곳이 있겠지만 온라인게임은 그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악플이나 적절치 못한 글에 대한 관리 이슈는 게임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몫"이라며 "만약 이에 대한 편의성 때문에 게시판 실명제를 선택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고, 오히려 실명제로 이용자들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저해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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