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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뉴스 521] 추억으로 남은 이스트로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2006년 인수 창단…4년만에 기억 속으로

안녕하십니까. '옛날뉴스 521'로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유쾌한 일이 아니긴 하네요. 12일 이스트로가 해체를 결정했습니다. 모기업인 IEG가 프로게임단 운영을 포기하고 대기업과의 인수 재창단을 도모했지만 결국 비시즌 동안 딱히 답을 내지 못했고 결국 이스트로 소속 선수들은 드래프트를 통해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데일리e스포츠는 이스트로 팀의 4년간의 행보를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이스트로는 2006년 이네이처톱 팀을 인수하며 e스포츠 업계에 뛰어들었습니다. IEG는 스포츠 마케팅 기업인 에이클라라는 회사의 e스포츠 부문 담당 파트의 회사입니다. 에이클라는 야구, 축구, 농구 등 오프라인 스포츠의 중계권을 사고 파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e스포츠계에 중계권 개념을 도입한 기업이기도 하죠.

이스트로는 이지호 감독을 비롯, 서기수, 조용성, 신상호, 신희승 등을 주축으로 스타크래프트 게임단을 꾸렸습니다. 프로리그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은 내지 못했지요. 공군이 깨기 전까지 프로리그 사상 가장 오래도록 패한 14연패의 기록을 갖고 있기도 했습니다.

성적을 한 번 볼까요. 2006년 스카이 프로리그 전기리그 10위, 후기리그 9위, 2007년 신한은행 프로리그 전기 9위, 후기 11위, 2008년 단일 리그 최하위, 1년 단위 리그로 전환한 08-09 시즌 10위, 09-10 시즌 10위를 차지했습니다. 통산 프로리그 패배 숫자만 합치면 166패로 12개 프로게임단 가운데 1위네요. 매 시즌 최하위를 맴도는 공군이 2007년에 창단했기에 오래된 경력을 가진 이스트로가 최다패 팀으로 기록됐습니다.

이스트로는 개인리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신희승이 스타리그 4강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기록입니다. 서기수나 조용성 등은 개인리그와 인연이 없었고 신희승이 전략적인 플레이로 인기를 모았지만 결승에는 한 번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뒤를 이어 박상우나 김성대 등이 개인리그의 문을 두드렸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지요.


스타크래프트 이외의 게임단을 꾸리기도 했죠. 스타크래프트 팀을 만든지 얼마되지 않아 카운터 스트라이크 팀을 창단했습니다. 프로젝트_Kr을 인수해 세계 대회에 꾸준히 출전했고 IEF 2008에서 우승, WCG 그랜드파이널에 출전하는 등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그러다가 스페셜포스 프로게임단을 만들기 전 위메이드에 넘겼죠. 워크래프트3 선수도 팀에 있었습니다. '거미 대마왕'이라는 별명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김동문도 이스트로의 유니폼을 입고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이스트로라는 이름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부문은 스타크래프트가 아닌 스페셜포스였습니다. 국산 종목으로는 처음으로 프로리그가 된 스페셜포스의 첫 시즌에 이스트로는 이호우, 임정민, 강주호, 조현종, 박귀민으로 팀을 꾸려 광안리 결승전에서 KT 롤스터를 제압하고 최초의 왕좌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김현진 감독 이하 선수단이 처음으로 프로리그라는 타이틀을 단 대회에서 우승했다며 웃는 얼굴로 인터뷰를 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기억을 되살려 보니 이스트로가 단연 1등한 종목이 또 있네요. 프로게이머 공통의 취미 생활인 축구에서는 이스트로를 따라올 팀이 없었습니다. 이병민이 활동하던 1년 가량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1위였고 이병민이 없었을 때에도 이스트로는 축구 최강이었습니다. 항간에는 게임 연습보다 축구 연습을 더 많이 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죠.

이스트로는 더 이상 e스포츠계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13일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이 9개 프로게임단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면 이스트로는 아스라이 기억 저 편으로 남겠지요. 스페셜포스 선수들의 거취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기는 하지만 이스트로라는 이름으로 뛸 지, 이 선수들도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처럼 드래프트될 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쨌든 이스트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스트로의 모기업이었던 IEG의 활동에 대한 평가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겠지만 한 때 팀으로 활동하던 동료들이 다른 팀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은 짠하네요. 대기업이 인수했다면 e스포츠 업계 모두가 또 한 번 힘을 받으면서 새 시즌을 맞이했겠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고 다른 팀으로, 적이 될 선수들의 마음 속에 이스트로라는 하나의 기억이 오래 자리하길 바랍니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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