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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0 대회 우승자 안기주 할아버지 "게임은 정신 운동"

1080 대회 우승자 안기주 할아버지 "게임은 정신 운동"
◇1080 한가족 게임 마당에서 우승을 차지한 안기주 할아버지(왼쪽)과 손자 장재훈씨(가운데).

[구미=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하루 1~2시간 게임 통해 집중력 향상-치매 예방

"카트라이더라는 게임이 참 재미있어. 운전하는 느낌도 들고 손자랑 같이 즐기기에도 좋아. 집중력도 좋아지고, 치매도 안 걸려."

경북 구미시 구미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2회 대통령배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의 부대 행사로 열리고 있는 '1080 우리는 한가족 게임 한마당'에서 우승한 안기주 할아버지(74세)는 게임 예찬론자다.

법성상업고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임기를 마치고 정년퇴임한 안기주 씨는 시니어 클럽 회원으로 있다가 우연히 게임을 접했다. 조작도 간단하고 재미도 있다는 주위의 권유에 카트라이더를 시작한 안 할아버지는 2008년 실버 세대를 대상으로 열린 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손자와 같이 참가, 전국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안 할아버지의 게임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매일 1~2시간씩 시간을 할애한다. 나이가 들어 오랜 시간 게임을 하지는 못하지만 빼놓는 날은 거의 없다. "2시간을 넘어가면 목이나 허리, 손목이 아파. 그렇지만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잡생각을 하지 않아서 좋지. 집중하게 되거든."

'카트라이더'가 조작법이 간단해 쉽다고는 하지만 어려운 코스도 많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익히기에는 코스 자체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안 할아버지는 맵에 배치된 장애물이나 코스별 조작법 등 세부사항들을 모두 외우고 있다. 함께 출전한 손자에게도 노하우를 알려줄 만큼 기억력이 대단하다.

"오늘 대회장에 오기 전에도 손자가 코스를 잘 모르는 것 같아서 PC방에 들러 알려주고 왔어. 역전하기 위한 전략을 짜왔는데 잘 통했지."

옆에 앉은 손자 장재훈(12세)이 한 마디 거든다. "할아버지가 정말 게임을 더 좋아하세요. 맵 연구나 빌드 오더 같은 것도 직접 알려주신다니까요." 안 할아버지는 곧바로 "네가 연습을 해서 할아버지에게 알려줘야지. 매번 연습하자고 하면 바쁘다고 빼면서." 게임은 손자와 할아버지 사이의 화두이자 사이를 돈독하게 하는 매개체이기도 했다.

평소 테니스를 규칙적으로 치면서 건강 관리를 해왔다는 안 할아버지는 지난 5월31일 위암 수술을 받았다. 일흔넷이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회복이 쉽지 않았지만 안 할아버지는 4개월만에 병마를 이겨냈다.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테니스와 게임을 병행하면서 건강도 지키고 즐겁게 극복했다는 것이 할아버지의 설명이다.

"게임은 운동이야. 꼭 땀을 흘려야만 운동이 아니잖아. 집중력을 키우고 치매도 예방되고 기억력이 좋아지는데는 게임만한 것이 없어. 정신 운동이지.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게임만큼 좋은 취미가 없는 것 같아. 내 주위에 같이 하는 사람들도 많고."

손자의 손을 잡고 대회장을 빠져 나가는 안기주 할아버지를 보며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게임은 정신 운동이라는 할아버지의 말 속에서 e스포츠가 생활 밀착형 여가 활동으로 곧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 본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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