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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 김택용-송병구의 프로토스 이야기

[릴레이 인터뷰] 김택용-송병구의 프로토스 이야기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김택용과 송병구를 제외하고 프로토스를 논한다는 것은 마치 선동열과 박찬호를 제외하고 야구를 논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뭐래도 현재 프로토스를 이끌고 있는 선수는 김택용과 송병구이기 때문이다.프로토스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택뱅’이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저그전에 일가견을 보이고 있는 김택용과 테란전 최고라 불리는 송병구. 두 선수를 합친다면 그 누구도 꺾어낼 수 없는 최강의 프로토스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팬들에게 ‘택뱅’은 프로토스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그리고 두 선수는 지난 시즌 혹독한 1년을 보냈다. 프로토스의 암흑기 속에서 ‘택뱅’의 이름은 기억 너머로 사라지고 이영호와 이제동이 e스포츠를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택뱅리쌍’이라는 당대 최고의 선수를 지칭하는 단어는 어느 새 ‘택뱅’이 빠지고 ‘리쌍’으로 축소되기도 했다. 개인리그 결승부터 시작해 프로리그에서도 온통 이영호, 이제동의 이름이 도배가 됐고 ‘택뱅’은 조용히 사라지는 듯했다.1년 내내 겨울처럼 추운 시절을 보냈던 ‘택뱅’에게 조금씩 봄이 찾아오나 보다. 두 선수 모두 살짝 비춘 태양에 기다렸다는 듯 새싹을 틔우고 있다. 특히 김택용은 프로리그 8전 전승이라는 꽃까지 피운 상태다. 조금만 햇살이 더 비추면 프로토스 전성기라는 열매까지 맺을 태세다. 다시 날아 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육룡의 우두머리 김택용과 송병구. 오랜만에 만난 ‘택뱅’과 함께 프로토스의 모든 것을 들어봤다.◆프로토스 암흑기? 맵 때문!DES=정말 오랜만에 두 선수가 함께 팬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인사 한마디 해주세요. 김택용=안녕하세요. 그동안 인터뷰 할 일이 별로 없었던 김택용입니다(웃음). 송병구=(김)택용이가 인사를 이렇게 해버리니 제가 할말이 없네요(웃음). (김)택용이보다 더 인터뷰 할 일이 없었던 송병구입니다(웃음).김택용=에이, 그래도 형은 개인리그라도 잘 했잖아요. 저는 개인리그에서도 인터뷰를 별로 못했어요(웃음).송병구=어차피 우승 못했으면 그게 그거야(웃음).DES=두 선수가 인터뷰할 일이 별로 없었다는 말에 적극 동의합니다(웃음). 그만큼 지난 1년은 이영호와 이제동 이른바 ‘리쌍’의 시대였다고 볼 수 있는데요. ‘택뱅’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을까요? ‘리쌍’의 활약을 지켜본 두 선수의 느낌은 어땠는지 궁금하네요.송병구=그저 부러울 따름이었죠.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면 매번 나오는 것도 부러웠고요. 우리 팀은 제가 나가지 않아도 (허)영무나 (차)명환이가 나가는 경우도 많아서 프로리그 출전 기회마저도 저는 적었던 것 같아요. 출전 횟수도 부러웠지만 무엇보다도 승률이 좋다는 점도 부러움의 대상이었죠.김택용=저 역시 부러웠죠. 두 선수가 잘하긴 정말 잘한다니까요(웃음). 맵이 프로토스에게 좋지 않다 보니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요. DES=지난 1년 동안은 ‘택뱅’뿐만 아니라 프로토스 자체가 암흑기였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 때문에 ‘택뱅’이 ‘리쌍’에 밀린 것일까요?김택용=아무래도 굳이 ‘택뱅’이 아니더라도 잘하는 선수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아마 프로토스 암흑기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을 거에요. 사실 저그도 어떻게 보면 암흑기였다고 볼 수 있는데 이제동이라는 선수 한 명 때문에 그렇게 보이지 않았잖아요. 송병구=확실히 해당 종족에 잘하는 선수가 한 명 있으면 그 종족 전체가 성적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영호와 이제동 덕분에 테란과 저그는 한층 플레이가 향상되고 빌드도 점점 발전한 것이 사실이죠. 그 두 선수를 벤치마킹하면 되니까요. DES=잘하는 선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릴레이 인터뷰] 김택용-송병구의 프로토스 이야기
송병구=맵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해요. 프로토스가 좋은 맵이 있고 좋지 않은 맵이 너무나 극명하게 갈렸기 때문에 뻔한 맵에 나올 수밖에 없으니 성적이 좋을 리가 없죠. 테란에게는 맵이 워낙 좋았고 저그도 프로토스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느낌을 주는 맵은 없었거든요. 프로토스는 맵을 정말 많이 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맵을 꾸준히 오래 쓰면 프로토스에게 좋지 않아요. 프로토스는 원래 테란을 잡아먹고 사는 종족인데 맵을 오래 쓰게 되면 아무리 테란에게 좋지 않은 맵이라고 해도 결국 종족 특성상 테란은 적응을 끝마치거든요. 그렇게 되면 프로토스의 밥 줄은 없어지는 것이죠. 김택용=그 말에 동의해요. 프로토스는 정말 맵에 의해 울고 웃는 종족이라는 느낌이 강해요. 맵을 우리에게 좋게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건 근본적인 이야기인 것 같아요. 미네랄 한 덩이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플레이 자체가 아예 달라지는 종족이 프로토스잖아요. 게다가 종족 상성이라는 부분이 명확하지 않아 더 맵을 탄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성상 분명 테란을 잘 잡아야 하는데 최근 테란 플레이들이 워낙 업그레이드 돼서 프로토스 선수들이 플레이 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니까요.DES=프로토스가 발전하려면 잘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일까요?송병구=제 생각은 배울 점이 많은 선수들이 성적을 잘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SK텔레콤 프로토스 라인에게는 정말 배울 점이 많아요. (김)택용이나 (도)재욱이의 플레이를 보면 따라 하고 싶어 지거든요. 저희 팀 (허)영무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현재 케스파 랭킹이 가장 높은 프로토스가 윤용태라는 점은 아쉽죠(웃음). (윤)용태 플레이를 보면 배우고 싶은 마음이 안 들거든요(웃음). 농담이고요. 그만큼 독보적으로 잘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에요. 누가 봐도 ‘이 선수는 정말 잘하고 이 플레이는 꼭 따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선수 말이죠.김택용=(송)병구형이 겸손한 거죠. 제 플레이가 뭐 배울게 있다고...송병구=왜이래. 배울 점 많다고. (김)택용이 네가 잘해야 한다니까.김택용=저 못해요. 어헝.송병구=아무튼 저는 (윤)용태 랭킹이 제일 높다는 것이 불만입니다(웃음).◆프징징? 겪어보지 못했으면 말을 하지 말아DES=맵을 많이 타는 것 이외에도 프로토스가 좋지 않은 점은 무엇일까요?김택용=밸런스가 좋은 유닛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크죠. 유닛이 다 멍청해요(웃음). 리버, 드라군 등 똑똑한 유닛이 없어요. 드라군은 쏘다가 자기 마음대로 멈출 때도 있고요. 리버는 돈 들여 스캐럽 채워 놓으면 안 터질 때도 있잖아요. 돈도 들이지 않는 벌처 마인이 터지지 않는 경우는 없지만 돈까지 들이는 스캐럽이 안 터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정말 불공평해요. 송병구=모든 유닛이 약하죠. 조금만 소홀히 하면 어느 새 아이스크림이 돼 버리는 것이 프로토스 유닛의 특징이에요. 리버도 1초만 한눈팔면 사라져있기도 하고요(웃음). 유닛을 정말 잘 다뤄야 하는데 방송 경기에서는 긴장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다루는 것이 쉽지 않아요. DES=프로토스 유닛이 밸런스가 다 부족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프로토스 유닛 중 가장 말을 잘 듣는 유닛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김택용=그런 유닛이 어디 있어요(웃음).송병구=맞아요. 그런 유닛이 있다면 정말 상이라도 주고 싶다니까요(웃음).
[릴레이 인터뷰] 김택용-송병구의 프로토스 이야기
김택용=사실 하나 있긴 해요. 프로브가 그나마 말을 잘 듣는 것 같아요. 다른 유닛은 말을 잘 안 듣죠.송병구=프로브는 돈도 잘 번다니까요(웃음).DES=프로토스를 대표하는 두 선수는 경기 스타일이나 잘하는 종족전이 다르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김택용 선수는 저그전에 일가견이 있고 송병구 선수는 테란전이 뛰어나죠. 하지만 또 재미있는 점은 서로 잘하는 종족전을 또 서로는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잖아요. 김택용은 테란전에 송병구는 저그전에 약점을 드러내고 있는데 서로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김택용=저는 확실히 테란전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가끔 경기를 하면서 내가 왜이렇게 막할까 생각한다니까요(웃음). 아무리 배워도 늘지 않는 테란전에 스스로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김택용은 캐리어를 쓰면 안 된다’는 글을 봤는데 무척 동의해요(웃음). 저는 캐리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못 쓰는 거라니까요(웃음). 잘 다루지 못하는 것 같은데 (송)병구형이 캐리어를 쓰는 것을 보니 혼자만의 비법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그에 비해 저그전은 힘들긴 하지만 탱크 같은 사정거리 긴 유닛이 없다 보니 오히려 할만 하더라고요(웃음). 저는 예전부터 탱크가 너무 무서웠어요. 탱크만 보면 소심해지는 느낌이에요. 저그전은 커세어가 있다 보니 상대를 보면서 맞춰갈 수 있는데 테란전은 그러지 못해 불안감이 더 커요. 그래서 제가 테란전을 못 하는 것 같아요.송병구=저에게 저그전은 악몽과도 같죠(웃음). 요즘 저그가 심시티로 수비를 하는데 도저히 해법을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김)택용이 경기를 참고하려 했는데 너무 쉽게 저그를 제압해 버려서 해답을 찾지 못했어요(웃음).택용이는 커세어로 보면서 플레이하면 괜찮다고 하는데 저는 커세어로 봐도 잘 모르겠어요(웃음). 저그가 무엇을 어떻게 할지 사이즈가 안 나오더라고요. 건물을 봐도 의도를 잘 모르겠으니 정찰이 소용 없는 거죠(웃음). 그런데 신기하게 테란전은 옵저버 하나만 띄워 놓아도 상대 의도가 보이더라고요. 저그전은 안 되는데 테란전이 되는 것을 보면 이상하긴 해요(웃음).DES=이야기를 들어보니 김택용은 저그전을 타고났고 송병구는 테란전을 타고났다는 생각이 드네요. 송병구=그 정도는 아니에요(웃음).김택용=저는 노력파라고요!DES=두 선수를 합친다면 무서울 것이 없겠네요.송병구=그 누가 상대라고 해도 절대 지지 않을 것 같아요. 심지어 그것이 이영호라 해도 말이죠(웃음).김택용=저도 (송)병구형과 제가 합치면 최강의 프로토스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DES=프로리그에서 프로토스들의 활약이 눈부신데 두 선수는 프로토스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나요.송병구=신맵을 사용하게 되면 원래 세 종족이 고르게 나갈 수 있게 돼 빌드도 달라지게 마련이에요. 지금 프로토스가 잘나간다고 하지만 맵이 조금만 적응되면 테란과 저그는 분명히 해법을 찾을 것 같아요. 김택용=3, 4라운드가 위너스리그로 치러지잖아요. 그때 가면 프로토스가 다시 밀려날 것 같아요. 프로토스는 승자연전방식에 약할 수밖에 없거든요. 송병구=프로토스들을 위해 맵이 자주 바뀌었으면 좋겠어요(웃음).DES=프로토스를 패치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면 어떤 것을 가장 먼저 하고 싶나요.
[릴레이 인터뷰] 김택용-송병구의 프로토스 이야기
송병구=스톰 데미지를 1.07시즌으로 돌리겠습니다(웃음)!김택용=스톰 한방에 럴커가 죽게 되면 저그는 그냥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택뱅’에게 주어진 특명, ‘리쌍’구도를 깨라DES=지난 시즌은 ‘리쌍의 시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텐데 그 구도를 깨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송병구=아마 모든 선수의 바람이 ‘리쌍’ 구도를 깨고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것이 아닐까요? 특히 저나 (김)택용이는 ‘택뱅리쌍’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선수잖아요. 그 중 우리 이름만 빠지고 ‘리쌍’만 활약하게 되는 모습을 기분 좋게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어요.김택용=이번 시즌은 ‘리쌍’ 구도를 깨는 것이 목표에요. 프로리그든 개인리그든 더 많은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e스포츠가 발전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DES=’리쌍’ 구도를 깰 자신은 있나요?송병구=지난 스타리그 4강전을 통해 이제동에 대한 자신감은 생겼어요. 원래 저그전을 하면서 감이 오는 경우가 별로 없었지만 그 때는 감이 오더라고요. 언제 만나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영호는 좀 힘들어요(웃음). 제가 아무리 완벽하게 경기를 해도 테란은 종족 자체가 사기다 보니 이긴다는 자신이 없어요. 아마 (이)영호는 같은 테란이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김택용=저는 둘 다 못 이기겠어요. 하지만 ‘리쌍’을 빼고는 다 자신 있습니다(웃음). 예전에 (이)영호랑 (윤)용태형이 4강에서 만났을 때 제가 영호 연습을 도와준 적이 있거든요. 정말 잘하더라고요. 그리고 예전에 이제동 선수와도 연습을 한 적이 있는데 ‘이기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어요. 두 선수와 비시즌 동안 연습을 하면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DES=인터뷰가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씩 해주세요. 송병구=요즘 프로리그 잘해서 진짜 부럽다. 나는 언제 승수 채울지 막막한데(웃음). 다른 프로토스들은 못했으면 좋겠고 배울 점이 많은 너랑 (허)영무랑 (도)재욱이가 잘하길 바라고 있어(웃음). (윤)용태 같은 애들이 잘하면 배울 것이 없잖아(웃음). 개인리그에서 높은 곳까지 올라가 그때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같이 잘 하자!김택용=나도 이번에는 개인리그를 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야. 형도 열심히 해서 우리 꼭 높은 곳에서 만나자. 둘 다 자신감을 가지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형도 파이팅해!
[릴레이 인터뷰] 김택용-송병구의 프로토스 이야기
DES=마지막으로 오랜만에 ‘택뱅’ 인터뷰를 보는 팬들에게 한마디씩 해주세요.김택용=그동안 인터뷰를 할 일이 없어 팬들에게 자주 인사를 드리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자주 얼굴 비출 테니 기대해 주세요. (송)병구형과 함께 프로토스 부흥기를 다시 재건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송병구=프로토스의 자존심을 걸고 (김)택용이와 함께 이번 시즌에는 달라진 모습 보여 드릴께요. 앞으로는 자주 팬들과 만날 수 있도록 좋은 성적 거두겠습니다. 프로토스와 ‘택뱅’에게 많은 성원 보내주세요. 파이팅!글, 사진=sora@dailyesports.com◆김택용-송병구 화보
[Sora's 4cut] 택뱅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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