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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한승엽 해설 "e스포츠에 받은 은혜 잊지 않을게요"

[피플] 한승엽 해설 "e스포츠에 받은 은혜 잊지 않을게요"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1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룩스 히어로 센터에서 펼쳐진 웅진 스타즈와 STX 소울의 경기를 중계한 한승엽 MBC게임 해설 위원은 경기가 일찍 마무리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군에 입대하기 전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열정을 쏟아 붓고 가려 했지만 웅진 스타즈가 4대0으로 이기면서 에너지를 남기고 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 프로게이머 시절 몸을 담았던 STX 소울과 웅진 스타즈의 경기였기에 애틋함도 뭍어 있었다.

경기를 마치고 난 뒤 한승엽 해설 위원의 군입대를 위한 자그마한 송별식이 열렸다. 선수 시절의 마지막을 함께했던 웅진 이재균 감독과 윤용태가 꽃다발을 전했고 팬이 직접 케이크에 불까지 붙여왔기에 송별식은 완벽한 구색을 갖췄다. 한 해설 위원은 애써 눈물을 참았다. 영원히 떠나는 것이 아니라 2년 동안 몸만 떠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피플] 한승엽 해설 "e스포츠에 받은 은혜 잊지 않을게요"


◆은혜 받은 자리
한승엽 해설 위원은 2009년 현역으로 육군에 입대했다. 102 보충대에서 신체 검사를 받던 도중 왼쪽 엄지 발가락에 금이 가 있는 것을 확인했고 치료차 사회로 복귀했다. 치료를 받던 가운데 그는 MBC게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잠깐이지만 해설 위원으로 활동해달라는 요청이었다.

1년이라는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 동안 한 해설 위원은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해냈다. 2008년 해설직을 맡을 때 MBC게임의 대표 프로그램인 MSL에서 해설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일도 두 시즌 동안 역임했고 프로리그에서는 '강철승 조합'-강민, 김철민, 한승엽으로 꾸려진 해설진-을 브랜드화하는데 일조했다.

"프로리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스타크래프트 리그잖아요. 그 자리를 2년 동안 맡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 MSL의 해설위원을 맡은 두 시즌 동안 이영호와 이제동이라는 한국 최고의 선수들의 결승전을 치렀고요. 복 받고 은혜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못 다 이룬 프로게이머의 꿈
한승엽 해설 위원은 STX 소울과 한빛 스타즈(현 웅진 스타즈)에서 선수로 활동했다. 임요환과의 경기에서 핵폭탄을 쏘아대면서 '황제의 굴욕'을 이끌어 냈고 '핵승엽'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 2004년 스카이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팬택앤큐리텔에게 패한 뒤 눈물을 쏟아내면서 '눈물승엽'이라는 가슴 아픈 닉네임도 얻었다.

팀에서는 주축 선수였지만 개인리그나 프로리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그는 MBC게임에서 해설 위원직을 맡으면서 제2의 인생을 걸었다. 프로게이머로서는 1인자가 되지 못했지만 해설 위원으로서는 팬들의 성원을 얻으면서 스타 해설자로 입지를 굳혔다.

"이승원 해설 위원과 김철민 캐스터에게 노하우를 배운 것이 제가 방송 생활에서 일찌감치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였어요. 냉철한 해설과 순발력 있는 진행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두 분의 우산이 없었다면 복귀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지도 못했을 겁니다."

한승엽은 리그 프로그램 뿐만아니라 팬들과 함께하는 실시간 프로그램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앳(@)플레이'와 '스타 무한도전'에서 구수한 입담과 현란한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역시 프로게이머 출신 해설자'라는 평을 받았다.



◆잊지 못할 '핵펠레'의 추억
선수 시절 '핵승엽'이라는 별명과 축구 선수 '펠레의 저주'의 합성어인 '핵펠레'는 최근 한승엽 해설 위원을 규정짓는 닉네임이다. 10-11 시즌 프로리그를 진행하면서 예측한 상황마다 모두 어깃장이 나는 결과가 나오면서 자연스레 '핵펠레'라는 별명이 지어졌다. 날카로운 해설을 하고 싶은 그에게는 오점이 될 수도 있지만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한승엽 해설위원은 "군에 가기 전 의미 있는 별명을 얻은 것 같아요. 해설자만의 지위를 놓고 생각해보면 그러지 말았어야 할 실수이지만 그것까지도 사랑해주는 e스포츠 팬들에게 감사드릴 뿐입니다."

"저는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김동준 해설 위원이 돌아오기 전까지 공백 없이 잘 막으려고 했지만 나라의 부름이 예상보다 일찍 왔네요. 선수와 해설자로 활동하면서 e스포츠 팬들에게 받은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병역을 마친 2년 뒤, 이 자리에 돌아와 그동안 받은 은혜를 모두 되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18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4주 훈련을 받은 뒤 은평구청에서 근무하는 한승엽 해설 위원은 프로리그나 MSL 결승전과 같은 대형 행사에는 꼬박꼬박 참석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룩스 히어로 센터를 빠져 나갔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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