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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rGraphy] '꾸준함의 대명사' 폭스 전상욱(2)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1편에서 계속SK텔레콤 T1 소속으로 활동할 때 전상욱은 '신형 엔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5년 이적하자마자 프로리그에서 맹활약하면서 SK텔레콤을 전기리그 우승으로 이끈 전상욱은 노령화로 고민이 많았던 SK텔레콤 T1의 테란 라인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었기 때문이다.임요환과 최연성을 중심으로 엔트리를 구성하던 SK텔레콤은 신예 고인규를 팀플레이 전담으로 활용하면서 개인전을 전상욱에게 맡겼다. 2004, 2005년을 지나면서 임요환과 최연성이 하락세를 보였고 전상욱은 특유의 끈기에다 임요환, 최연성의 전략성을 보태면서 2005 시즌 후기리그와 2006 시즌 전기리그 우승에 큰 보탬이 됐다. ◆독특한 습관전상욱은 SK텔레콤 내부에서 특이한 선수로 남아 있다. 전상욱을 육성하는 과정을 함께한 서형석 코치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주로 사용하는 프로게이머에게 신체 밸런스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 선수"라고 평했다. 일부 프로게이머들이 손목이나 팔목, 어깨 등에 부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전상욱은 스트레칭은 물론,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을 보호하는데 신경을 썼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피트니스 클럽에 다니면서 근육 운동에 주력했지만 전상욱은 하루 10Km씩 뛰면서 전체적인 신체 밸런스를 맞췄다. 초기에는 삼성동에 위치한 숙소 주위를 뛰었고 날이 차가워지자 숙소에 마련된 러닝 머신에서 10Km 달리기를 계속했다. 또 전상욱은 스도쿠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두뇌 활동을 주로 하는 프로게이머의 특성상 순간적인 상황 판단이 동반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전상욱은 휴식 시간마다 스도쿠를 풀며 두뇌 개발에 힘썼고 틀에 박히지 않은, 다양한 플레이를 통해 상승세를 탔다. '가까우면 벙커링, 멀면 더블 커맨드'라는 신조는 유지했지만.◆만개한 기량2006년에 들어오면서 전상욱은 확실한 SK텔레콤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프로리그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면서 테란 에이스로 발돋움했고 개인리그에서도 연속적으로 상위 입상하면서 물 오른 기량을 뽐냈다. 이전까지 전상욱의 개인리그 최고 성적은 8강이었다. 2005년 아이옵스 스타리그와 EVER 스타리그에서 8강 진출에 만족했던 전상욱은 2006년 프링글스 MSL에서 3위를 차지하며 스타크래프트 종목에서 최고 성적을 냈다. 프링글스 MSL은 대회 자체가 SK텔레콤의 리그였다. 16강 가운데 무려 8명이 포진되면서 조 편성만 잘하면 결승까지 한 명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선수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전상욱은 8강에서 팀 선배 임요환을 만나 2대1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4강전 상대는 당대 최강 저그 마재윤. 1세트를 빼앗겼지만 2, 3세트를 내리 따낸 전상욱은 데뷔 최초로 결승전에 오를 수 있었지만 마재윤의 막판 집중력을 넘어서지 못했고 3위에 만족해야 했다.스타리그에서도 전상욱은 아쉽게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신한은행 스타리그 2006 시즌2에서 4강에 오른 전상욱은 오영종과 치고 받는 난타전을 펼쳤다. 상황은 마재윤과의 MSL과 흡사하게 흘러갔다. 1세트를 내줬고 2, 3세트를 따냈지만 마무리를 하지 못해 오영종에게 결승전 티켓을 내줬다. 당시 최고의 프로토스 킬러로 꼽혔던 전상욱이었기에 결승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오영종의 노련한 운영에 휘둘리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국제 대회에서도 우승할 기회가 있었지만 전상욱은 인연을 맺지 못했다. WCG 2006 그랜드 파이널에 팀 동료 최연성, MBC게임 박성준과 함께 출전했지만 전상욱은 4강에서 패하면서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하락세사람에게는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이 때를 활용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하락세를 탄다. 2006년은 전상욱에게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세 번이나 찾아왔다. 프로리그는 개인의 힘만으로 어찌되지 않는 단체전이기에 MSL, 스타리그, WCG 등 개인리그 세 번 가운데 한 번은 반드시 잡았어야 했다. 그렇지만 전상욱은 모두 놓치면서 2인자도 아닌 3인자에 머물렀다. '신형 엔진'은 1년 사이에 힘이 빠졌고 SK텔레콤의 단체전 성적 하락과 함께 전상욱의 활약상도 빛이 바랬다. 2007년 전상욱은 출전 기회가 대폭 줄어들었다. 팀플레이 전담으로 활약하던 고인규가 개인전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면서 기회를 나눠갖기 시작했고 막내 정명훈마저 기량이 성장하며 전상욱의 입지는 좁아졌다.2008년 초 SK텔레콤은 팀 개편을 단행했다. 성적 부진을 원인 삼아 주훈 감독, 서형석, 이효민 코치를 경질하고 박용운 감독 체제를 구축했다. 전상욱이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배려해준 기존의 코칭 스태프가 교체되면서 전상욱은 팀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뒷방 늙은이' 신세로 전락했다.◆새 둥지2009년 e스포츠계는 새로운 제도를 시행했다. 야구나 농구 등 프로스포츠에서 시행하는 FA(자유계약제도)를 시도한 것이다. 08-09 시즌 프로리그를 마치고 비시즌 기간 동안 FA 대상자를 선정했고 총 39명이 자격을 얻었다. 전상욱도 그 가운데 한 명이었다. 전상욱은 원 소속팀인 SK텔레콤 T1과의 조건이 맞지 않아 FA를 신청했다. 다른 팀과의 협상을 통해 이적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전상욱은 2차 협상을 통해 SK텔레콤과 계약했다.그렇지만 며칠 되지 않아 전상욱은 위메이드 폭스로 이적했다. FA의 원래 의미로 따지면 FA 계약에 합의한 선수는 해당 연도에 이적하지 않아야 하지만 전상욱은 트레이드됐다. 이를 두고 SK텔레콤과의 계약에 불만이 있었던 것 아니냐, 전상욱의 몸값이 높으니 이적료까지 보태서 데려가야 하는 위메이드 입장에서 일단 SK텔레콤에서 계약하고 그 후에 이적시켜 달라는 요청이 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어쨌든 전상욱은 위메이드의 유니폼을 입었다.전상욱은 위메이드로 이적하자마자 프로리그에 출전했다. 이윤열과 박성균이 테란 주전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이윤열은 한 물 갔다는 평을 받고 있었고 박성균도 프로리그에서는 딱히 성적을 내지 못했다. 10월4일 삼성전자전에 출전했지만 전상욱은 패전을 기록했고 이후 4연패에 빠졌다. 신상문을 꺾으면서 이적 첫 승을 해냈지만 연승을 잇지는 못했다.전상욱은 4라운드부터 제 몫을 해냈다. 첫 경기였던 KT전에서 고강민을 꺾은 뒤 김태균, 진영화, 정종현, 김상욱을 연파하면서 5연승을 달렸고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때마침 전태양도 상승세를 타면서 위메이드는 강력했던 저그 전력에 테란까지 합세하며 창단 첫 포스트 시즌에 올랐다. SK텔레콤 시절 포스트 시즌의 사나이로 입지를 굳혔던 전상욱은 MBC게임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2승1패, SK텔레콤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를 기록하며 역할을 해냈다.◆회춘프로게이머는 나이가 들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이 정설이다.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가 전성기인 e스포츠계에서 만 24살인 전상욱은 고령자 축에 든다. 전상욱보다 나이가 많은 현역 선수들이 10명 내외인 상황에서 성적만으로 보면 전상욱은 회춘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전상욱은 2007년 곰TV MSL 시즌2 32강에서 탈락한 이후 MSL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예선에서 고배를 마신 적도 있고 서바이버 토너먼트에서 무너진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2010년 들어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발판 삼아 하나대투증권 MSL에서 8강에 진출했고 빅파일 MSL과 피디팝 MSL에서도 2회 연속 16강에 진출했다. 또 프로리그에서도 전상욱은 3라운드 현재 7승5패로 팀 내 다승 5위 안에 들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나이가 들면 성적이 떨어지는다는 정설은 전상욱에게만큼은 적용되지 않는다. 전상욱이 오랜 시간 동안 상위 랭커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철저하게 몸에 밴 개인 관리 습성 덕분이다. 2006년부터 시작한 10Km 달리기를 2011년 현재에도 유지하고 있는 철저한 자기 관리 능력은 전상욱이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최근 전상욱은 피디팝 MSL 조지명식에서 팬 서비스 정신도 발휘했다. 고참급 선수들이 팬 서비스를 꺼리는 상황에서 그동안 팬을 위한 세리머니에 인색했던 전상욱은 곰 탈을 쓰고 나와 팬들에게 어필했고 세리머니 부문에서 3위에 랭크됐다. 단순히 경기력만이 아니라 팬을 즐겁게 하는 마음을 가진 전상욱의 롱런을 기대해 본다.thenam@dailyesports.com◆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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