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신년사] 화해

데일리e스포츠 독자 여러분 추운 날씨에 건강하신지요.

데일리e스포츠가 새해를 맞아 옷을 새로 갈아 입었습니다. 지난해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를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내내 죄송했습니다. 1년이나 늦었지만 이번에 일부나마 개편을 하고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돼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데일리e스포츠는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사이트로 거듭나려 합니다. 독자님들의 조언과 질책 부탁드립니다.

좌충우돌 정신없이 달려 오다 보니 어느덧 데일리e스포츠도 창간 2주년을 넘겼습니다. 데일리e스포츠가 지켜보았던 지난 2년 동안 한국 e스포츠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해는 우여곡절과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의 등장과 함께 e스포츠계 르네상스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스타2의 등장은 종목사와 게임단 사이에 갈등과 상처를 남겼습니다. 상반기에는 불법베팅 사건이 터지면서 e스포츠계 전체가 대내외적인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불법베팅 사건은 e스포츠계의 발빠른 자정 노력으로 조기에 수습됐지만 스타2로 인한 종목사와 e스포츠계의 갈등 구조는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어느 분야나 기업과 사람이 모인 곳이면 의레 갈등이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e스포츠계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e스포츠가 태동한 10년 전에는 리그 전문 업체들과 클럽 게임단 간의 갈등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방송사들이 e스포츠 리그를 주관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갈등 구조가 방송사와 리그사로 옮겨가기도 했습니다.

이후 게임 방송사가 주도하는 e스포츠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리그사들은 e스포츠계에서 퇴출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갈등 구조가 사라지나 했더니 또다시 방송사와 게임단 간의 갈등이 생겨났습니다. 프로게이머들의 방송대회 출연료나 초상권, 스케줄 조정과 같은 문제 때문이었지요.

당시에는 지금과 비교하면 사소한 문제들로 e스포츠계는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결되자 이제는 방송사와 협회 간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새롭게 출범한 2기 협회가 프로리그에 중계권 개념을 도입하면서 사단이 난 것이지요. 이렇게 시작된 협회와 방송사 간 갈등은 해를 넘기면서 계속됐습니다.

프로리그를 함께 만들어 가야할 협회와 방송사가 반목하다 보니 리그 인기는 수그러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협회와 방송사들은 다시 손을 맞잡았습니다. 갈등과 반목을 지속하다가는 e스포츠계 자체가 위험해 질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방송과 협회가 서로 반목하고 있는 동안 실망한 팬들이 e스포츠를 떠나기도 했고, 팬들이 떠나면서 e스포츠를 지원해 왔던 스폰서들도 줄었습니다. 결국 방송과 협회는 e스포츠 팬들과 시장의 발전을 위해 소모적인 자존심 대결을 접고 미래를 위한 상생의 길을 택했습니다.

이외에도 e스포츠계에 소소한 갈등은 많았습니다. 프로게임단과 방송, 협회, 그리고 팬들까지도 e스포츠와 e스포츠 발전에 대한 시각이 각기 달랐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일까요? e스포츠를 이루는 각각의 주체들 간 갈등 가운데에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것들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한국 e스포츠계와 블리자드 간 갈등이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협회와 블리자드의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갈등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프로게임단 운영 기업들이 직접 협상에 나섰지만 그 후에도 이렇다할 변화는 없었습니다.

프로게임단들은 블리자드 주장을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종목사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고 협상에 임했지만, 블리자드는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대치국면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이런 대치 상황이 지속되면서 한국 e스포츠계와 블리자드는 유무형의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한국 e스포츠계는 당장 눈에 보이는 손실은 없었지만 '더 나은 성공을 만들어갈 기회'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습니다.

스타2를 종목으로 전세계 프로게이머들이 참여하는 리그를 계획했던 협회와 프로게임단은 블리자드와의 갈등으로 인해 e스포츠 글로벌화를 뒤로 미룰 수 밖에 없게 된 것이지요.

블리자드의 손실도 가볍지는 않았습니다. 스타2 초반 흥행 성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던 것은 차치하고라도 독자적인 e스포츠 마케팅 또한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블리자드는 한국지사장을 경질하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독자 행보를 지속하고 있지만 스타2의 인기 반등은 요원해 보입니다.

이런 상황이 얼마나 지속돼야 모두에게 손해라는 것을 깨닫게 될까요?

솔직히 블리자드 속내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국 e스포츠계는 아직도 블리자드와 스타2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지 않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오래전부터 스타2가 나오면 한국 e스포츠 최고 인기 종목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지요.

방송사만해도 블리자드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일체의 언론 대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젠간 블리자드와 함께할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의지로 보여집니다.

요컨대 한국 e스포츠계 주요 멤버들은 여전히 블리자드와의 상생을 원하고 있습니다. 블리자드 또한 한국 e스포츠계와 갈등와 반목을 작정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화의 자리인듯 합니다. 법정 대리인을 앞세운 저작권 공방은 서로 갈등의 골만 깊어지게 할 뿐입니다. 한 번이라도 양측의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얘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가져 보는게 옳을 듯 합니다.

이렇게 만난 뒤에도 서로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그때는 어쩔수 없겠지만, 스타2는 자존심으로 망쳐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게임이고 기회입니다. 그리고 이제라도 블리자드가 한국 e스포츠계와 손을 잡게 된다면 또 한 번의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습니다.

많은 e스포츠 팬들과 기자들도 프로게임단 소속 선수들이 함께하는 스타2 대회를 보고 싶어합니다. 더 늦어진다면 상황을 되돌릴 기회마저 없어질 지 모릅니다.

칼자루는 종목사인 블리자드가 쥐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게임개발사 다운 통큰 행보를 보여주기를, 2011년 벽두에 기대어 희망을 가져 봅니다.

편집국장 이택수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데일리랭킹

1젠지 17승 1패 +29(34-5)
2T1 15승 3패 +24(32-8)
3한화생명 15승 3패 +19(30-11)
4KT 11승 7패 +8(26-18)
5DK 9승 9패 0(21-21)
6광동 7승 11패 -7(18-25)
7피어엑스 6승 12패 -11(16-27)
8농심 4승 14패 -16(14-30)
9디알엑스 3승 15패 -21(11-32)
10브리온 3승 15패 -25(8-33)
1
2
3
4
5
6
7
8
9
1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