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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하이트 신동원 "하이엔드 저그로 변신"

[피플] 하이트 신동원 "하이엔드 저그로 변신"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3년만에 개인리그 우승 신화 쓰겠다29일 열린 피디팝 MSL 8강전 결과를 보면 저그 종족의 시대가 새롭게 도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27일 경기에서 저그 최강자 화승 이제동과 MSL 4강에 오른 바 있는 웅진 김명운이 8강에서 장윤철과 송병구 등 프로토스를 압살했고 29일에는 삼성전자 차명환이 STX 김구현을 꺾으면서 첫 MSL 4강에 올랐다. 그리고 남은 한 자리는 하이트 엔투스 신동원에게 돌아갔다. 신동원은 MSL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STX의 저그 김윤환을 3대0으로 완파하면서 저그의 세대 교체를 주도하는 신흥 세력임을 증명했다.새롭게 태어나는 강자들은 언제나 그렇듯 처음에는 신인이었고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택뱅리쌍'이라 불리고 있던 김택용, 송병구, 이영호, 이제동도 신인 시절이 있었다. 저그의 새로운 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신동원을 만났다. 더 이상 '뉴비'가 아니라 하이트 엔투스를 책임지는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는 신동원에 대한 베일을 벗기기 위해서다.
[피플] 하이트 신동원 "하이엔드 저그로 변신"
◆막무가내로 도전한 프로게이머신동원은 중학교 때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배웠다. 저그가 아닌 다른 종족으로 플레이하던 그는 저그에게 뭇매를 맞으면서 '사기성'을 체험했다. 저그로 종족을 바꾼 이유도 저그의 사기성을 만천하에 알리기 위해서다. 재미삼아 스타크래프트를 하던 중 고등학교에 진학한 신동원은 본격적으로 게이머의 길로 들어선다. 주위에서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준프로게이머가 된 뒤 CJ 엔투스 연습생 테스트를 통해 2군에 입단했다. 이 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힌 신동원은 부모님 몰래 전학 신청을 하는 '대범함'을 뽐낸다. "정말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는데 어머니 반대가 크셨어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직업을 갖기보다는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평범한 회사원이 되길 원하셨거든요. 제가 아무리 우겨도 허락을 하지 않으셔서 서울로 전학와 버렸어요. 연습생 입단 허가를 받았거든요."부모님의 뜻을 거스르며 선택한 프로게이머의 길이기에 신동원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남들보다 두 배 이상 노력했고 일찌감치 될성 부른 떡잎이라는 평가를 받았다.◆CJ 2군 시스템이 만들어낸 또 한 명의 스타하이트 엔투스로 팀이 합병되기 전 CJ 엔투스는 2군 시스템을 도입해 신예 키우기에 힘썼다. 2006년 팀을 창단한 이래 CJ는 세대 교체가 곧 진행될 것이라 예상했고 2군을 육성해야만 강팀으로 살아남는다는 답을 내렸다. 2군에게 별도의 연습실과 숙소를 제공하고 10명 가량의 선수를 선발해 키우기 시작하면서 CJ는 물갈이에 들어갔다. 2군 시스템이 낳은 첫 스타 플레이어들이 저그 김정우, 테란 조병세, 프로토스 진영화다. 김정우는 2008시즌부터 팀의 주전 저그로 자리 잡았고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시즌1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마재윤을 제치고 에이스로 떠올랐다. 조병세는 신한은행 위너스리그 08-09 시즌 결승전에서 화승 오즈를 맞아 역올킬을 달성하며 우승시키는데 일조했고 진영화는 EVER 스타리그 2009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스타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그 뒤를 잇는 선수가 바로 신동원이다. 2009년 3월 위너스리그 08-09 시즌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CJ 조규남 감독은 팀을 이끌어갈 차기 주자로 저그 신동원과 프로토스 장윤철을 선택했다. 김정우, 조병세, 진영화와 함께 CJ 엔투스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로 꼽았다."그날 우승 인터뷰 자리에서 감독님의 말씀을 직접 들었어요. 갑자기 제 이름이 호명되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장윤철과 서로 얼굴을 쳐다보면서 '우리가 차세대래'라는 입모양을 교환했죠. 엄청나게 부담되더라고요."신동원은 09-10 시즌 4라운드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기용됐다. 마재윤이 영구제명된 뒤 김정우만으로는 엔트리를 구성하기가 어려웠던 상황에서 신동원이 백업 멤버로 자리를 잡았다. 2군 동기였던 장윤철과 함께 기용됐지만 신동원은 장윤철에 비해 저평가됐다. 승패를 오가는 기복이 문제였다."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는 것 같아서 조바심이 났어요. 다른 선수들, 특히 장윤철은 꾸준히 성적을 내는데 저만 5할이니까 '이러다가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하는 거 아냐'라는 불안감이 컸던 거죠."
[피플] 하이트 신동원 "하이엔드 저그로 변신"
◆김정우의 빈 자리'5할 본능'을 떨치지 못하던 신동원에게 어느날 갑자기 기회가 찾아왔다. CJ 엔투스의 저그 에이스로 군림하던 김정우가 갑자기 은퇴를 선언한 것. 신동원은 "그 때를 생각하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일단 김정우의 은퇴는 신동원에게 기회임에 틀림 없다. 저그 백업 멤버에서 삽시간에 주전이 되어 버렸고 출전 기회를 고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었다. 5할 본능만 벗어던진다면 단숨에 에이스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반대의 경우가 될 경우 CJ는 신동원에 의해서 무너질 수도 있다. 아직 가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같은 존재였고 검증을 거치지 못했다. 팀 전력의 반 이상을 차지한 김정우의 바통을 이어받기에 신동원은 아직 약해 보였다. 부담감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던 신동원에게 응원군이 왔다. 하이트 스파키즈와 CJ 엔투스가 팀을 합친다는 소식이 들렸고 실제로 하이트 스파키즈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하이트 엔투스라는 이름으로."만약 CJ 엔투스로 10-11 시즌에 참가했다면 부담이 가중됐을 거에요. 그런데 하이트 스파키즈 선수들이 합병을 통해 한 식구가 되면서 팀 전력이 상승했죠. 저도 신상문, 이경민, 김상욱 등 새로운 동료 덕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어요."김정우의 빈 자리를 메운 것은 신동원 뿐이 아니라 하이트 엔투스 전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이기고 또 이겼다신동원은 10-11 시즌 1라운드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기고 지는 패턴을 반복했고 5할 본능이 계속되는 듯했다. 그나마 신상문이 상승세를 타면서 1라운드 막판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신동원은 2라운드에서 잠재력을 터뜨렸다. 10 경기에 출전해 10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1라운드 SK텔레콤 김택용이 보여준 포스를 그대로 보여줬다. 팀도 7연승을 달리면서 SK텔레콤과 공동 1위까지 올라섰다. 스포트라이트가 신동원에게 맞춰졌고 에이스라는 타이틀이 따라 붙었다.신동원은 MSL 본선에서도 승승장구했다. 16강이 최고 성적이었지만 문턱을 넘어선 뒤 4강까지 질주했다. 말 그대로 파죽지세였다. 위너스리그로 전환했을 때 잠시 주춤했지만 삼성전자와의 경기에서 선봉 출전을 자원하면서 3킬을 쓸어 담았고 웅진전에서는 마무리까지 해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2월1일 SK텔레콤과의 경기에서도 이번 시즌 프로리그 저그전 16승1패였던 김택용을 물리친 뒤 어윤수, 도재욱을 연파하면서 3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신동원은 하이트 엔투스의 진정한 에이스로 입지를 굳혔다.◆섬세한 B형 남자신동원은 수줍음이 많다. 인터뷰 내내 붉게 상기된 얼굴로 임했고 시원하게 웃지도 못했다. 성격을 물어봤더니 내성적이고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A형인 줄 알았다. 그렇지만 신동원은 B형 남자다. 기자와 낯을 트지 못한 탓에 부끄러움을 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음에 또 인터뷰할 기회를 갖는다면 늠름하게 임하겠단다. 혹시 여자친구를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아직 여자 손도 못 잡아봤단다. 남녀 공학은 초등학교 이후로 다녀본 적이 없고 프로게이머가 된 뒤에는 팬미팅에서 여성 팬을 만나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저를 아는 분들은 친해지기 전과 후가 매우 다르다는 말씀을 하세요. 친해지고 나면 휘어잡고 밀고 나가는 장악력이 대단하다고 평가합니다. 친하기 전에는 섬세한 A형, 친해지고 나서는 우격다짐의 B형이라 할 수 있죠."◆우승의 느낌이 다가온다신동원은 설 연휴를 마치고 나서 피디팝 MSL 4강전에 나선다. 상대는 저그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화승 이제동. 하나대투증권 MSL 16강에서 한 번 졌지만 프로리그 10-11 시즌 2라운드 에이스 결정전에서 신동원이 꺾어본 상대이기도 하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신동원은 "우승할 것 같은 느낌이 온다"고 직감을 말했다. 데뷔한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이 우승을 위한 최적기라 표현한 그는 "이승원 해설 위원의 말처럼 저그의 폭군을 넘어서는 '하이엔드'로서 기량을 뽐내고 싶다"고 말했다. thenam@dailyesports.com◆관련 기사
▷[트윗문답] 트위터로 물어온 팬들의 질문과 신동원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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