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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블리자드 한국 e스포츠계에 '무릎'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협회-방송사 관계개선 위해 이사사에 중재 요청
지재권 정책실기 인정한 셈, 방송사 소송은 취하될 듯


지적재산권 문제로 한국 e스포츠계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블리자드가 분쟁 2년여 만에 시장 앞에 무릎을 꿇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 개발사 블리자드는 인기게임 종목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게임방송사와 한국e스포츠협회 등을 상대로 지재권 싸움을 벌여왔으나 ▲저작권 분쟁의 단초가 됐던 스타크래프트2 한국 흥행 실패 ▲경영진 교체 ▲여론 악화라는 3중고, 4중고에 시달리면서 늦게나마 활로 모색을 위해 e스포츠계와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최근 블리자드코리아 고위 관계자는 한국e스포츠협회 이사회 소속 기업에 지재권 분쟁 합의를 위한 중재를 부탁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간 협회와 블리자드는 지재권 분쟁 해결을 위해 변호인을 중재인으로 하는 협상을 전개해 왔으나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협회는 줄곧 블리자드 본사와의 직접적인 협상을 요구해 왔지만 블리자드코리아는 변호인을 중재인으로 하는 협상을 고집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블리자드가 먼저 협회 이사사에 중재를 요청하면서 한국 e스포츠계와의 지재권 협상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언론 플레이를 통해 블리자드의 요구가 '정당한 권리'임을 강조하면서 게임방송사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해 왔던 과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같은 태도변화가 감지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게임방송에 대한 소송도 곧 취하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송까지 불사하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던 블리자드가 돌연 태도를 바꾸게 된 것은, 지재권 분쟁을 주도했던 블리자드코리아의 '정책 실기'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재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여론이 악화된 데다 경쟁작이 출현하면서 사업 상의 위기가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2만해도 시장의 요구와 정서를 무시한 채 독불장군식으로 다운로드 서비스를 강행했지만 결과는 참패로 나타났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소비했지만 전작의 영광을 이어가진 못했다. 기존 방송사와 협회를 배제하고 인터넷 방송사와 스타2 리그를 진행했지만 이 역시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고 있다.

e스포츠계를 압박하기 위해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지만 게임방송 또한 맞대응에 나섬에 따라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이은 무리수로 인해 10년 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던 e스포츠계가 적대적으로 돌아선 것은 물론이다.

또 블리자드코리아는 줄세우기식 언론 마케팅을 전개해 오다 들통이 나면서 대언론 관계마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블리자드와 한국 e스포츠계 '불화'의 원인이 대언론 창구의 왜곡된 '정보보고'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진행된 간담회에 참석한 블리자드 본사 임원은 한국 내 여론은 물론, 스타크래프트 지재권에 대한 방송과 협회의 입장에 대해 제대로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협회와 방송이 블리자드의 e스포츠 지재권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고 독불장군식 사업전개로 인해 블리자드를 바라보는 국내 여론이 싸늘해 져 있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해는 스타2의 강력한 경쟁작들이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전략게임 '리그오브레전드'와 '워크래프트3' 카오스를 온라인화한 '카오스온라인'이 대표적이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를 개발사 라이엇게임즈(Riot Games)는 한국지사를 설립하면서 블리자드코리아 핵심 맴버를 영입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게임 출시 전부터 한국e스포츠협회와 제휴를 모색하는 등 블리자드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 받고 있다.

결국 최근 감지되고 있는 블리자드의 태도변화는 분쟁 장기화로 인한 여론 악화와 경쟁작 출시에 따른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정책 실기를 거듭해 온 블리자드코리아 고위관계자 역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제 '변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행히 한국 e스포츠계가 종목사의 지재권을 인정해 주고 있는 만큼, 자존심을 접고 합의를 요청한다 해도 대외적으로는 체면 구길 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통크게 양보한 것으로 포장할 수 있다면 악화된 여론을 되돌릴 수 있을 거라는 현실적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게임방송사 한 관계자는 "한국 e스포츠 시장에 대한 블리자드의 태도에 변화가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블리자드와 한국 e스포츠계의 지재권 분쟁은 승자가 있을 수 없는 무용한 싸움으로 한시라도 빨리 종목사와 시장의 관계를 복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블리자드코리아 홍보팀 윤지윤 팀장은 "소문과 추측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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