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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카트리그에 '쌍둥이 돌풍' 몰고 온 이중대-이중선

◇쌍둥이 형 이중대(사진 왼쪽)와 동생 이중선(사진 오른쪽)

국산 e스포츠 종목 가운데 최장수 리그인 카트라이더 리그에 혜성같이 등장한 두 인물이 있다. 그러나 얼굴은 하나같다.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박찬수와 박명수 형제를 연상케하는 쌍둥이 이중대-이중선이 바로 그들이다.

이중대와 이중선은 문호준과 유영혁, 전대웅 등 소위 '빅3'로 불리는 스타 선수들과 아프리카 방송을 통해 많은 팬을 보유한 김택환 등에 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지만 매 경기마다 실력이 향상되면서 우승컵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카트리그 사상 최초로 쌍둥이 형제가 함께 그랜드 파이널 경기에 출전하는 28일, 경기를 앞둔 쌍둥이 이중대와 이중선을 만났다.

이중대와 이중선은 올해 20살, 대구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형제다. 쌍둥이지만 두 선수의 스타일은 전혀 반대다. 형인 이중대는 비교적 활발하게 말을 잘하지만 동생 이중선은 매우 내성적이다. 묵묵히 연습에 매진하고 경기로 자신의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카트라이더는 중학교때부터 같이 했어요. 처음에는 리그에 나갈 정도로 열심히 한 것은 아닌데 시간이 흐르다보니 리그에 출전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고 지난 11차 리그부터 함께 리그에 출전하기 시작했죠."

처음 카트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쌍둥이들, 하지만 첫 출전에 두각을 나타내기는 쉽지 않았다. 형인 이중대는 그랜드 파이널에도 올라오지 못했고 동생 이중선은 그랜드파이널에 진출하긴 했지만 7위에 그쳐 주목을 받지 못했다.


"사실 중선이가 저보다 훨씬 잘하죠. 첫 출전했을때도 중선이만 그랜드파이널에 진출했으니까요. 연습량도 저보다 훨씬 많아서 이번 그랜드파이널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11차 리그를 마치고 12차 리그에도 참가하고 싶었지만 때마침 수학능력시험과 맞물려 참가할 수 없었다. 아쉽게 TV로 경기를 지켜본 두 쌍둥이는 대학교에 입학한 후 열린 13차 카트라이더 리그에 또다시 동반 참가를 결정했다.

한번 리그를 참가한 경험은 쌍둥이들을 보다 노련하게 만들었다. 예선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이중대와 이중선은 나란히 승자조 진출에 성공했고 이중선은 승자조에서 '빅3' 유영혁과 전대웅을 제치고 2위로 그랜드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동생 이중선의 선전을 지켜봐야했던 이중대는 아쉽게 공동 7위로 패자부활전으로 떨어졌다.

"승자조에선 실력이 쟁쟁한 선수들과 처음 경기를 해보다보니 많이 떨렸어요. 중선이는 제 실력을 발휘했는데 저는 그러지 못했죠. 그래도 한번 경험을 해봤으니 이번 그랜드파이널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중대와 이중선. 매일 함께 연습을 하다보니 경기 도중에도 주행 스타일을 보다 보면 동생인지, 형인지 종종 알 수 있다고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준 쌍둥이 형제는 어느덧 카트라이더 리그 최정상급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형은 경기 도중 사고에 잘 휘말리지 않아요. 몸싸움에 강한 스타일이죠. 잔 실수만 줄이면 충분히 순위권에 입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생은 앞으로 치고 나가면 뒤에 오는 선수에게 잘 따라잡히지 않아요. 블로킹과 주행이 좋죠. 잔실수가 많은 것이 흠인데, 실수만 줄이면 충분히 우승도 가능한 실력이죠."


두 선수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다보니 카트리그 유일의 프로게임팀 'AN 게이밍'도 탐을 낼 것 같다. 'AN 게이밍'의 에이스 유영혁이나 탈퇴했지만 전 에이스였던 김택환 등을 잡아내는 쌍둥이들이 탐나지 않을리 없다.

하지만 쌍둥이들은 자기들은 이미 팀에 소속돼 있다고 말한다. 바로 '쌍둥이 팀'. 선수는 두명뿐이지만 항상 함께 연습하고 빌드를 공유하기 때문에 팀이나 다름없다는 것. 특정 팀에 소속되지 않아도 좋은 실력을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그랜드파이널을 통해 보여 주겠다는 각오다.

동생 이중선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 그랜드파이널을 위해 연습량을 대폭 늘렸고 승자조에서 주행 경험을 쌓아 우승권에 근접한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스스로도 "무조건 우승하겠다"고 말할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형 이중대도 "우승은 아마 중선이가 할 것"이라며 "내 목표는 3위 안에 입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설사 이번 13차 리그에서 이중대와 이중선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이들은 꾸준히 카트리그에 참가, 쌍둥이 최초 동반 입상을 노려볼 작정이다. 대구에서 매번 서울로 올라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부모님도 적극 지원해주시는 만큼 꾸준히 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

'황제' 문호준의 독주와 '황제'를 저지하려는 유영혁과 전대웅의 싸움 외에 특별한 볼거리가 없었던 카트리그에 이중대-이중선 두명의 용감한 쌍둥이가 펼쳐내는 그림은 카트리그 팬들에게도 신선한 즐거움이 될 것이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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