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폭스 박성균은 '장기전 최강자' 이재호를 상대로 경기를 단기간에 끝내는 신공을 발휘했다. 자신의 뜻대로 경기가 풀린 느낌은 아니었지만 어떻게든 빠르게 경기를 끝내려는 의도는 성공한 것이다. 1세트를 내준 상황에서 내리 두 세트를 연달아 따낸 박성균은 9시즌 만에 MSL 8강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Q 3년 만에 MSL 8강에 복귀한 소감은.
A 정말 오랜만에 올라온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을 모두 뒤로 하고 오늘 경기 내용이 나를 떨리게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전략을 준비할 때마다 통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그것이 통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Q 9시즌 만에 8강에 진출한 것을 알고 있었나.
A 우승한 지 오래된 것은 알고 있었지만 8강에 이렇게 오래 못 올라온 지 몰랐다(웃음). 8강에 오르면 4강까지 갔으니 이번에는 더 높게 올라갈 수 있지 않겠나.
Q 1세트에서는 장기전 끝에 패했다. 아쉬운 마음이 컸을 것 같은데.
A 분명 초반에는 내가 좋은 상황이었다. 그러다 무리하게 병력을 사용했고 잔실수가 겹치면서 이재호 선수에게 승기를 내줬다. 장기전에서 졌다고 해도 큰 미련은 없었다. 오히려 전략에 지면 느낌이 많이 남는 편인데 내가 실수한 것이 있는 상황에서 패하고 나니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는 마음이 되더라. 연달아서 경기를 하지 않다 보니 심리적인 면에서 낫긴 하지만 진 상황에서 경기를 하면 빌드 선택하기가 어렵다.
Q 3세트에서 8배럭 전략을 사용했다. 최종전인데 전략을 사용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A 빌드 고민을 하다 3세트에서 8배럭을 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서 2세트 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상대가 8배럭을 하는 것을 보고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솔직히 8배럭을 하긴 했지만 이재호 선수가 정찰이 돼 쉽게 막힐 줄 알았다. 그래도 머린이 죽고 일꾼도 많이 잡았기 때문에 이득을 챙길 수 있었던 것 같다.
Q 이번 시즌 감이 좋다고 했다.결승전까지 자신 있나.
A 이번 시즌 들어 테란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원래 테란전은 자신 있었는데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고 나니 많이 속상했다. 1세트에서 패하고 난 뒤 심적으로 부담되는 마음이 있었다. 사실 감이 좋다고 말은 했지만 진짜 감이 좋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오늘은 잘될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 진짜 감이 좋은 날은 오늘이었던 것 같다(웃음).
Q 8강 상대가 저그일 확률이 매우 높다.
A 저그전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경기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하기는 편할 것 같다. 하지만 저그들이 요즘 발전을 많이 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준비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충분히 이길 수도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니
A 연습을 도와준 (전)태양이, (전)상우형, (강)정우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