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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폭스 주성욱 "첫 상대는 다 긴장하라"

깜짝 놀랄 생산력으로 다 꺾고 싶다

폭스는 10-11 시즌 프로토스 라인의 약화로 고민에 빠졌다. 박세정과 이영호가 프로토스 라인을 떠받치고 있었지만 연패에 자주 빠지면서 저그와 테란 라인만으로 시즌을 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토스 때문에 포스트 시즌 진출의 희망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 있으니 바로 주성욱이다.

주성욱은 이스트로 소속이었다. 10-11 시즌에 들어오기 전 이스트로가 해체를 선언했고 선수들은 드래프트 시장에 나왔다. 박상우가 웅진으로, 김성대가 KT로 팀을 옮긴 것만 크게 기사화됐지만 그 안에는 프로토스 주성욱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스트로 신정민 코치의 눈에 들어 게임단 연습생으로 들어왔어요. 준프로게이머 자격을 따기 위한 커리지매치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이스트로에 입단하면서 추천 선수 자격으로 프로게이머가 됐죠."

주성욱은 고등학교에 재학중이었기 때문에 이스트로에서 합숙 생활을 한 적이 없었다. 폭스에 입단한 이후에도 12월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숙소 생활을 시작했다.

폭스에 입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올 2월 주성욱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는다. 간질환으로 투병중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할머니, 아버지, 누나와 함께 살고 있던 주성욱은 졸지에 가장이 되어 버렸다.

"아버지가 술을 즐기셨는데 어려운 일이 계속 생기면서 점점 더 술에의존을 하셨어요. 건강이 좋지 않아지면서 입원하셨는데 일어나지 못하셨죠."

아버지의 사망 소식은 주성욱이 분발할 수 있는 동기가 됐다. 아직 큰 연봉을 받는 프로게이머는 아니지만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은 연습에 매진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박세정, 이영호 선배가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기회가 왔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달이 조금 넘은 시점이었죠. 그동안 죽어라 노력했던 것을 세상에 보여줄 기회가 온거죠."

주성욱의 첫 상대는 아이러니하게도 KT 김성대였다. 이스트로가 해체되면서 드래프트에 나왔던 김성대지만 함께 연습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고. 김성대를 맞아 무난하게 더블 넥서스 전략을 구사하던 주성욱은 타이밍 러시에 무너졌다.

첫 기회를 놓친 주성욱은 오래도록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준비한 전략을 제대로 구현하지도 못했고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스스로 판단했다. 조용히 칼을 갈던 그에게 김양중 감독은 일찌감치 또 한 번 기회를 줬다.


"공군전에서 손석희 선수와 대결하게 됐어요. '라만차'에서 밀고 당기는 힘싸움을 펼쳤고 후반 생산력이 발휘되면서 승리했어요. 정말 날아갈 것 같았어요."

이후 주성욱은 박세정과 이영호의 출전 기회를 대신 얻었다. 선배들도 자신의 대신해 출전하는 신인을 위해 노하우를 전수했고 군에 갔다고 폭스의 코치로 돌아온 한동훈이 전담하면서 주성욱은 점점 탄탄한 선수로 거듭났다. 세 번째 상대는 신상문이었고 주성욱은 특유의 생산력을 앞세워 완승을 거뒀다.

"아마추어 시절 테란으로 플레이했거든요. 그런데 프로토스를 정말 못 이기겠더라고요. 병력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 막기가 너무나 어려웠어요. 그래서 프로토스로 전향했는데 신상문 선수와의 경기에서 제 실력을 그대로 발휘했죠."

주성욱은 힘싸움을 선호하는 스타일을 갖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김택용이나 송병구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도재욱과'에 속한다. 뻗치기를 좋아하는 테란을 만나면 힘으로 뚫어버리는 스타일이다. 생산력을 중시하는 스타일에다 최근 들어 견제 능력이나 세심한 방어능력까지 갖추기 시작하면서 주성욱은 프로리그에서 4승2패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주성욱은 "생산력 중심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스타일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계속 배우면서 다양한 방식을 연습하고 있기 때문에 알려지기 전까지 처음 상대하는 선수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폭스 김양중 감독은 "대부분의 프로게이머들이 그렇겠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풀리기 시작하면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선수"라며 "반대의 경우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기만 하면 폭스의 프로토스 라인을 떠받칠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 말했다.

주성욱은 "할머니와 누나가 어렵게 생계를 꾸리고 계신데 우리 가족을 위해서라도 프로게이머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원에서 저를 응원하고 있는 친구들과 동기들에게 멋진 친구로 남기 위해서라도 김택용, 송병구처럼 입신양명하는 프로게이머가 되겠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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