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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폭스 박성균 "독사의 부활을 기대하라"

[피플] 폭스 박성균 "독사의 부활을 기대하라"
최연소 개인리그 우승하면서 목표 의식 상실
전태양-전상욱 보며 투지 불살라
2007년의 영광 재현 위해 부활 선언


3년6개월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1000일을 훌쩍 넘긴 시간 동안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선수가 재기에 성공하는 일은 e스포츠 업계에서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 선수의 부활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2007년 곰TV MSL 시즌3에서 우승한 뒤 시즌4에서 4강에 올라갔던 폭스 박성균은 프로리그나 개인리그에서 계속 부진에 빠졌고 2011년 ABC마트 MSL에서 8강까지 진출하며 부활의 기치를 들어 올렸다. 비록 CJ 신동원에게 패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4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의 부진에 마침표를 찍는데 성공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데뷔
박성균은 위메이드 폭스의 전신인 팬택 EX의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됐다. 2005년 어린 선수들을 연습생으로 받아들여 2~3년 가량 기량을 갈고 닦으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오래도록 프로게이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팬택 코칭 스태프의 계획 하에 육성됐다. 해당 선수는 박성균을 비롯해 현재 KT 롤스터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영호, 전태양이었다.

"2005년 11월에 팬택에 입단했어요. 2~3개월전에 이윤열 선배와 사설 서버에서 경기를 했는데 제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나 보더라고요. 오프라인 테스트를 통해 연습생으로 들어왔고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했죠."

당시 박성균의 플레이는 중학교 2학년의 기량이라고 보기 어려웠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윤열과 온라인 상에서 경기를 펼치는 광경을 지켜본 팬택 코칭 스태프는 "무릎을 치며 대성할 선수를 뽑았다"라고 할 정도였다.

2006년 신인왕전 형식으로 펼쳐진 팀 평가전에서 박성균을 1위를 차지하며 될성 부른 떡잎임을 증명했다. 곧바로 프로리그에 나와서 팬택의 부활을 알릴 수 있는 인재로 평가받기도 했다. 김재춘, 한동훈과 함께 팬택을 이끌어갈 '영건 3인방'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박성균에게는 물리적인 제약이 뒤따랐다. 의무 교육으로 정해져 있는 중학생이라는 신분과 평택이라는 지리적인 제약이 발목을 잡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수업을 받아야 하고 주말을 이용해 서울로 올라와서 연습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인해 박성균의 실력은 제자리 걸음을 반복해야 했다.

[피플] 폭스 박성균 "독사의 부활을 기대하라"

◆위메이드 창단 첫 개인리그 우승
박성균의 전성기는 2007년이었다. 처음으로 올라간 개인리그인 곰TV MSL 시즌3에서 로열로드를 걸으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시즌1과 시즌2를 연거푸 석권한 김택용(당시 MBC게임)을 결승전에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팬택 EX를 인수한 위메이드가 처음으로 배출한 개인리그 우승자가 되면서 개인은 물론, 팀에게도 영광을 선사했다.

중학교를 마친 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 박성균은 합숙 생활을 소화하며 기량이 업그레이드됐다. 주말과 방학 기간에만 연습하던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위메이드 안에서는 적수가 없었고 최고라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있었다. 그 결과 최연소 개인리그 우승자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우승을 했지만 크게 기쁘지 않았어요. 누구를 만나도 질 것 같지 않았어요. 이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죠. 상대가 김택용이라는 2회 연속 MSL 우승자였지만 떨리지도 않았고 제 실력을 발휘하는데 집중했어요. 어느새 이겨 있더라고요. 첫 우승이지만 감흥이 크지 않았던 것도 실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 다음 시즌 우승자 자격으로 임한 박성균은 4강까지 올라가면서 전성 시대를 여는 듯했다. 그렇지만 상위권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피플] 폭스 박성균 "독사의 부활을 기대하라"

◆목표 의식 실종
만 15세의 나이에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였을까. 박성균은 다음 목표를 찾지 못했다. 딱히 라이벌이라고 불릴 선수도 없었고 프로리그 우승이라는 팀의 목표도 막연하게만 느껴졌다. 이영호, 정명훈 등 차세대 테란 플레이어들의 부상도 박성균에게는 그리 위협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결국 박성균은 정체됐고 최고의 테란 자리를 그들에게 내줬다.

"너무나 쉽게 우승하다 보니 자만했던 것 같아요. 2연속 MSL 4강에 오른 뒤 서서히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는데 위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그 뒤로 계속 지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뿐이라고만 생각했죠.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저는 어느새 정체되어 있더라고요."

슬럼프가 장기화되면서 박성균은 서서히 위기 의식을 느꼈다. 잦은 패배에 대한 짜증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게임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로의 세계는 승자독식의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데 저는 자꾸 지니까 화가 났죠. 표정 변화가 없고 감정 표현도 거의 하지 않는 제가 화를 낼 정도니까 정말 부진했던 거죠."

전태양의 성장과 전상욱의 이적은 박성균에게 새로운 전기가 됐다. 후배의 기량이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며 위기감을 얻었고 한참 나이 많은 선배가 게임에 대한 열정을 갖고 끊임 없이 노력하는 모습에는 감동을 받았다. 5년이나 게임을 했지만 아직 21살밖에 되지 않는다는 자신의 현실을 깨우치고 신발끈을 다시 묶었다.

[피플] 폭스 박성균 "독사의 부활을 기대하라"

◆어게인 2007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박성균은 ABC마트 MSL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다. 32강전에서 윤용태와 송병구 등 테란전에 강한 선수들을 연파하며9 약점으로 지적됐던 프로토스전에 대한 감각을 되찾았고 장기전에 능하다는 웅진 이재호까지 꺾으며 3년6개월만에 MSL 8강에 복귀했다. 비록 신동원에게 패하며 4강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시드 배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아직 모자란 점이 많지만 스타일 변화를 꾀하면서 어느 정도 기량을 되찾은 것 같아요. 박성균에게는 지금까지 없었던 타이밍 러시와 전략적인 플레이가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고 성과도 냈잖아요."

박성균을 평가하는 별명은 두 가지가 있다. 선비와 독사.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무난하게 경기를 풀어간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 바로 선비다.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상황에도 힘으로 우직하게 누르려 후반전까지 진행하며 느긋하게 경기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박성균이 매우 싫어하는 별명이기도 하다.

박성균은 선비 대신 독사라는 별명을 좋아한다.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독사 같은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 팬택에 입단한 이후 신인답지 않은 완벽한 조이기를 성공시키면서 붙었던 별명이다. 박성균도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독사처럼 상대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플레이를 되살리고 싶어요. 요즘 전진 팩토리를 하기도 하고 타이밍 찌르기를 시도하는 등 전략과 타이밍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2007년 MSL을 제패했던 독사의 부활을 기대해 주세요."

[글=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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