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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자숙해라, 마재윤

얼마 전 폭행협의로 물의를 일으킨 방송인 이혁재가 방송에 복귀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폭행 혐의로 처벌을 받은 이혁재가 MBC의 한 개그 프로그램에 등장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친 것.

범죄를 저질렀던 연예인들이 버젓이 복귀하는 경우가 흔했지만 최근 들어 시청자들이 이를 쉽게 용서하지 않고 있다. 공인이라면 그에 응당한 책임을 지라는 요구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얼마 전 e스포츠계에도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13일 늦은 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불법베팅 사이트를 통한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실형을 받은 전 프로게이머 마재윤의 이름이 올랐다. 한 인터넷 개인 방송 사이트에서 마재윤이 스타크래프트로 방송을 했고 누리꾼들의 관심이 폭주해 상위에 랭크됐다.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e스포츠 업계의 근간을 흔들었던 승부 조작 사건의 브로커로 혐의를 인정받은 마재윤이 스타크래프트 개인 방송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대부분이었다. 아직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활동을 개시한 마재윤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승부를 통해 먹고 사는 프로게이머 신분을 갖고 있던 마재윤은 조작을 통해 e스포츠 업계를 공멸의 길로 몰아 넣을 뻔했다. 동료들을 승부 조작에 가담시켰고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게 했던 핵심 인물이다.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받은 범죄자이기도 하고 현재 집행 유예 기간이다. 지난해 10월 법원의 판결을 받았고 징역 1년, 집행 유예 2년, 사회 봉사 120 시간을 언도 받았다. 아직 집행 유예 상태라는 점에서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할 마재윤이 스타크래프트로 개인 방송을 한다는 것 자체가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전혀 의식하지 못한 행동이다.

불법 베팅 사이트를 통한 승부 조작 사건은 마재윤 한 명의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고의 선수로 각광을 받았고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마재윤이 이 사건에서 주범인 것이 밝혀지면서 파장이 더욱 컸고 e스포츠 업계가 사장될 위기까지 맞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e스포츠 업계나 동료, 선후배 프로게이머들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재윤이 개인 방송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은 배신감을 가중시킬 뿐이다. 자신이 저지른 일로 인해 e스포츠 업계와 동료 프로게이머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면 이름을 걸고 개인 방송을 할 수 없다. 죄의식조차 없는 무뢰한이다. 연예인이 집행유예 기간에 방송 출연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마재윤이 개인 방송을 하는 것에 대해 법적인 문제는 없다. 이를 통해 돈을 번다고 해도 막을 수 있는 규제 방법도 없다. 도의적인 책임이 있을 뿐이다.

법적 규제책이 없다는 점을 알고 개인 방송을 하고 있다면 더 큰 문제다. 일말의 책임감이나 죄의식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승부 조작을 통해 e스포츠 업계에 끼친 해악을 인지하지 못하고 자숙의 기간으로 주어진 집행 유예 2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스타크래프트에 손을 댄다는 것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해하지 못할 일이다.

항간에는 13일 하루 동안 마재윤이 개인 방송을 함으로써 1000만원 가까이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해당 인터넷 방송이 시청하는 사람들로부터 별과 같은 보상 체계를 도입하고 있고 그날 들어온 사람이 5만 여 명에 달하면서 상당히 많은 사람이 마재윤에게 별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현금으로 전환할 경우 1000만원 가량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크래프트계를 파멸의 위기로 몰아 넣었던 마재윤이 스타크래프트로 돈을 버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마재윤은 당장이라도 인터넷 방송을 종료하고 자숙하기 바란다. 아직까지 집행 유예 기간이라는 점을 알길 바란다. 자기로 인해 상처받고 피해 입은 사람들-업계 관계자든, 동료 프로게이머든, 팬들이든-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집행유예 기간만이라도 반성하며 지내길 바란다.

법보다 더 무서운 것이 양심이다. 이번 개인 방송이 법의 처벌을 받지 않는 영역이라고 하더라도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그만 둬야 한다. 양심의 가책을 받아 죽은 듯 사는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깨닫는 것이 있기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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