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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입단한 김태균 "막노동 하다 뛰어 올라왔어요"

KT 입단한 김태균 "막노동 하다 뛰어 올라왔어요"
"KT에서 전화 받자마자 고민하지도 않고 뛰어 올라왔습니다. 정말 간절했거든요. 지금 로또 맞은 기분이에요."

김태균은 생각지도 않은 화승 오즈의 해체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했다. 게다가 포스팅에서 선발되지 않으면서 프로게이머의 꿈을 접어야 했던 스물 두 살 청년 김태균은 인력소에 등록해 막노동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5개월 만에 만난 김태균은 살이 쏙 빠져서 핼쓱해보였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그런 것은 아니에요(웃음). 프로게이머를 그만 뒀는데 막상 할 일이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놀 수는 없었어요. 나이가 벌써 스물 두 살인데 백수로 있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빨리 일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막노동을 하게 됐어요."

김태균은 선수 시절 느끼지 못했던 게임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다. 게임을 계속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할 때 열심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도 들었다. 막노동을 하면서 게임을 다시 하고 싶은 욕구를 참을 수 없었다.

"게임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심정이 얼마나 힘든지 깨달았습니다. 일을 하면서 프로리그를 보는데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저곳 같았는데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 싶었어요. 같은 팀 동료였던 선수들이 이기는 모습을 보니 더 게임이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할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김태균. 새벽 5시까지 인력 시장에 나가 막노동 일을 하면서 게임에 대한 꿈을 접었을 무렵 KT에서 전화 한 통이 왔다. 게임을 다시 해보지 않겠냐는 전화였다.

"연봉도 조건도 처우도 아무것도 들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90도 인사를 하며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날 짐을 싸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제 마음이 간절했는지 하늘이 저에게 기회를 주셨나봐요."

위메이드, MBC게임이 연달아 해체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만 해도 김태균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10-11 시즌이 끝난 8월 갑작스럽게 화승이 해체한다는 전화를 받고 김태균은 힘든 나날을 보냈다. 포스팅을 한다고는 하지만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농담 같았어요. 화승이 중소기업도 아니고 대기업이었기 때문에 해체할 것이라 조금도 생각한 적이 없거든요. 포스팅을 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그다지 기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모든 것을 잃은 것만 같았어요."

그래도 포스팅을 통해 게임을 계속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김태균은 그 바람 마저 무위로 돌아가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과의 운명은 여기서 끝이라는 생각에 좌절했지만 언제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었다. 22살 나이에 부모님께 용돈을 타서 쓸 수는 없다고 생각한 김태균은 산업 전선에 뛰어들 결심을 했던 것이다.

"일을 해보니 정말 돈 버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프로게이머도 힘든 직업이지만 적어도 제가 즐기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거잖아요. 다른 일들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고요.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김태균은 얻은 것이 많다. 게임 하나 하나가 이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고. 김태균은 일주일 전 KT에 합류한 뒤 매번 감사한 마음으로 게임에 임하고 있다. 그리고 누구 보다 열정적으로 연습하며 기량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보다 더 간절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밑바닥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이제 올라가는 일만 남았어요. 아예 없었을 수도 있는 마지막 기회를 헛되이 쓰고 싶지 않습니다. 예전과 지금의 김태균은 다른 사람입니다. 정말 최선을 다할 거에요."

5개월을 쉬었지만 다행히 게임 실력이 많이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한다. 김태균은 KT 김대엽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김태균은 자신에게 기회를 준 KT에게 큰 도움이 될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정말 최선을 다할 겁니다. 막노동을 하며 했던 후회를 두 번 하고 싶지는 않아요. 적어도 최선을 다한 뒤에는 그만 두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KT는 해체할 일은 없겠죠(웃음)? 제 인생을 걸 테니 지켜봐 주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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