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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아프리카TV 안준호 "인간 관계를 아는 프로게이머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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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들은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난 뒤 많은 고민에 빠집니다. 원하지 않은 시점에,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이유로 은퇴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죠. 아무런 준비 없이 사회로 나온 선수들은 맨 몸으로 모든 세파를 이겨낸야 합니다. 그동안 e스포츠, 프로게이머라는 둑이 막아줬던 사회의 거센 파도를 그대로 맞은 선수들은 때로는 그대로 넘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파도에 맞서 꿋꿋하게 살아가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안기효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졌지만 몇 년 전 개명하면서 안준호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 사람 역시 그랬습니다. 위메이드 폭스에서 고참이었던 안준호는 프로게이머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고 공군 에이스에 입대하며 꿈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공군 에이스의 갑작스러운 해체와 입대 전 소속팀인 위메이드의 해체로 안준호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안준호는 제대한 뒤 막막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시장이 축소된 상황에서 안준호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맨 몸으로 세상과 맞서야 했고 수많은 고민과 도전이 그의 앞에 놓여 있었죠.

현재 안준호는 아프리카 게임TV 모바일 게임 사업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사실 프로게이머가 한 기업의 사원으로 입사해 오랜 기간 회사 생활을 충실하게 하기는 힘든 일입니다. 다행히 안준호는 현재 회사에 잘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듯 보이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엄청난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선배 프로게이머로서 안준호는 후배 프로게이머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했습니다. 오늘 선배 프로게이머 안준호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영화배우를 꿈 꿨던 안준호
프로게이머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영화배우가 꿈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팬들은 의아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그랬습니다. 안준호는 '꿈 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을 읽으며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게이머를 그만 두고 난 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했어요. 그리고 영화배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들 당황해 하더라고요(웃음). 많은 사람들은 생뚱맞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예전부터 연기를, 특히 영화에서 연기를 하고 싶어했어요. 이왕 이렇게 된 것 잊고 있던 꿈을 한번 이뤄보자는 생각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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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꾸는 다락방'에서는 자신이 꾸고 있는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곳으로 가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래서 연고도 없는 서울로 가방 하나를 짊어지고 올라왔습니다. 프로게이머 안준호가 아닌 일반인 안준호에게 서울은 너무나도 낯선 곳이었습니다.

"충무로에 가면 감독을 만날 수 있고 그들 앞에서 무릎이라도 꿇고 영화배우를 시켜달라고 조를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충무로에 막상 가보니 아무도 없더라고요. 멍한 상황에서 갑자기 예전에 한국e스포츠협회 경기국 이재형 국장님이 생각나 무작정 전화를 걸었죠."

안준호는 그때 만났던 이재형 국장에게 책에서보다 더 공감이 가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재형 국장은 안준호에게 "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꾸되 발은 땅에 붙이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안준호는 그 말을 듣고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꿈 꿀 수 있는 자유는 있지만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지는 거죠. 그 말이 맞아요. 발에 땅을 대고 있을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서울에 있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어요. 발을 땅에 내려놓으니 앞이 보이더라고요."

◆아프리카 TV와의 운명적인 만남
안준호는 처음에 다른 프로게이머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TV 개인방송을 통해 아프리카 TV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방송을 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던 안준호는 위메이드 소속 시절 알고 지냈던 회사 사람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지인이 아프리카 TV에서 일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주셨어요. 사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고 고민도 많았어요.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지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어요. 평생 게임만 했던 제가 회사라는 조직 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고요."

하지만 안준호는 선수시절부터 예의 바르기로 유명했습니다. 프로게이머 가운데 인사를 가장 잘하는 선수로 꼽혔을 정도였으니까요. 사람을 대할 때도 진심으로 대했고 게임 외적으로도 사람들과 두루 알고 지내면서 인맥을 쌓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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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해준 분이 '너라면 회사 생활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해 주셔서 용기를 가지고 회사에 입사했죠. 물론 힘들어요(웃음). 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것이나 조직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냥 일이 힘들어요(웃음)."

보람될 때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모바일 게임 '아이러브치킨' 사업팀에 있는 안준호는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합니다. 또한 게임과 아주 무관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일도 즐겁게 하고 있다고 하네요.

◆후배들에게 당부하는 말
아프리카 TV에 정착한 안준호는 많은 일을 겪으면서 프로게이머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게임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고 인성을 쌓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꼭 전하고 싶다고 합니다.

"솔직히 프로게이머들 가운데 게임만 하는 선수들도 많아요. 동료들과 e스포츠 관계자들과 관계를 쌓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생각도 많이 하죠. 하지만 나중에 분명 후회할 거에요. 게임만큼 사람관계도 중요하거든요. 프로게이머가 속한 e스포츠도 한 사회에요. 거기서 적응하지 못하고 혼자 일만 한다면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큼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도 힘써야 해요."

하지만 많은 프로게이머들은 아직까지도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안준호는 이런 모습들이 안타깝습니다. 나중에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난 뒤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그 선수의 미래가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얻은 수확은 사람이었어요. 후배들이 게임도 잘하고 주변과의 관계도 잘 맺는다면 정말 금상첨화일 것 같아요. 선배의 조언을 지겨운 잔소리라고 듣지 말고 진심 어린 충고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후배들, 파이팅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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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를 했던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는 그는 후배 프로게이머들도 자신처럼 그만 뒀을 때 자랑스러워 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떠올리며, 특히 후배들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인상 짓기 보다는 '아빠 미소'를 짓던 안준호가 지금 있는 곳에서 더 멋진 인물로, 멋진 선배로 거듭나기를 바라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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