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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브라의 롤월드] 돌아온 '무적 함대' SK텔레콤 T1 K

[초브라의 롤월드] 돌아온 '무적 함대' SK텔레콤 T1 K
올스타 2014! 매년 봄 세계 최고의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팀과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이벤트! 올해도 올스타 2014가 펼쳐진 기간은 역시나 즐겁고 열정적인 한 주였습니다. 올스타 챌린지에서 U.R.F 모드를 즐기는 재미부터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이 펼쳐진 인비테이셔널 결승까지, LOL 팬이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이벤트였습니다. 보통은 LCS 현황을 전달드리지만 이번에는 올스타 우승팀에 대한 분석을 전해드릴게요.

SK텔레콤 T1 K, 역시 역사가 쉽게 끝나는 팀은 아니더라고요! 올스타 2014 준비 과정 동안 세계 곳곳에서 롤챔스에서 부진했던 SK텔레콤 K가 파리에서도 약한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 했지만 SK텔레콤 K는 전승 우승을 거두며 또 하나의 대회 타이틀을 획득했습니다. 늦은 시간 펼쳐진 생방송을 다 챙겨보지 못하셨다면 저와 함께 이번 파리 올스타 2014 SK텔레콤 K의 주요 포인트를 짚어 보시죠!

[초브라의 롤월드] 돌아온 '무적 함대' SK텔레콤 T1 K

◆SK텔레콤 T1 K, 한국에서의 전승 역사 이어간다
롤챔스 스프링 2014에서 조별리그 탈락 위기와 8강 탈락을 경험한 SKT T1 K. 글로벌 무대에서는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그리고 중국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인 OMG를 상대로는 성적이 어떠할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죠? 파리에 출국하기 전부터 SK텔레콤 K는 말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슬럼프를 벗어나겠다고 말이죠. 하지만 가기 전까지만해도 NLB에서 예전 모습을 되찾지 못한 SK텔레콤 K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의문이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팬들은 한국 LOL이 세계 최강이기 때문에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하셨겠지만 예전 만큼의 확신은 갖기 힘들었죠.

하지만 TPA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SK텔레콤 K는 전승을 향한 질주를 시작했습니다. 풀리그에서 시즌3 롤드컵 우승 스킨 세트를 선보이면서도 전승을 거둔 SK텔레콤 K는 1위로 4강에 올라 Fnatic과 다시 경기를 치르는 그림을 만들었어요. 풀리그에서 의외로 부실한 모습을 보인 Fnatic은 이렇다 할 힘도 쓰지 못하고 SK텔레콤 K에게 0대2로 무너졌습니다. SK텔레콤 K는 복수를 위해 다시 올라온 OMG를 결승에서 만났죠. 몇번이나 결승에서 한국을 만나 패배한 중국. OMG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비장한 각오가 엿보였습니다.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다시 정상에 오르고 싶은 SK텔레콤 K 선수들 얼굴에도 역시 긴장감이 서려있었습니다. 하지만 SK텔레콤 K는 3대0 완승을 거두고 본인들의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전세계에 증명했습니다.

물론 SK텔레콤 K는 롤드컵 우승 당시나 롤챔스 윈터 2013-2014에서 전승 우승했을 때보다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SK텔레콤 K가 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 포인트는 호흡을 못 맞추는 듯한, 마치 솔로랭크 선수 5명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는데요. 이번 올스타에서는 SK텔레콤 K가 다시 한 번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세계 최고의 팀이라는것을 보여줬습니다. 부활한 SK텔레콤 K가 롤챔스 서머 시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초브라의 롤월드] 돌아온 '무적 함대' SK텔레콤 T1 K

◆'임팩트' 정언영 '바위처럼 단단하게'
선수들은 포지션마다 각기 다른 성향을 갖고 있는데요. 미드는 로밍을 하는 갱킹 위주 선수들과 후반을 바라보는 파밍 선수들이 있고, 서포터는 원딜 보호와 이니시에이팅 전문 선수들이 있죠. 탑은 캐리, 운영 전문, 희생 탱커 등의 선수들이 있습니다. 정언영이 탑 라이너들 사이에서 상위권으로 발돋움한 이유 중 하나는 무난한 스타일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정언영은 가끔 끼를 부리지만(신지드 기억하세요?) 무엇보다도 든든한 탑 라이너 역할을 해주는 선수입니다. 이번 올스타에서도 이전과 다름없이 쉬바나, 트런들 등으로 듬직한 모습을 보여줬지요.

라이즈, 잭스, 이렐리아 등 캐리력 있는 탑 챔피언들을 꺼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언영은 여전히 무게감 있고 단단한 챔피언들로 안정적인 라인전, 센스있는 운영 그리고 후반 캐리력을 선보였어요. 잭스로는 다소 힘겨운 모습을 보였지만 쉬바나가 왜 아직도 탑 라인의 패왕인지, 그리고 그 상대로 트런들을 어떻게 플레이 하면 되는지 제대로 보여준 정언영이었습니다.

또 정언영은 삼성 갤럭시 오존의 '루퍼' 장형석과 같이 순간이동 운영으로 진정한 팀 플레이가 무엇인지 보여줬죠. 일전에 정언영이 말한대로 자신의 본모습을 완벽히 되찾은 것 같습니다.

◆'벵기' 배성웅, 정글에서 다시 날뛰다
SK텔레콤 K가 한참 부진했을 때 많은 팬들은 배성웅의 약해진 정글을 탓했습니다. 항상 지능적으로 움직이고 '페이커' 이상혁과 호흡을 척척 맞춰왔던 배성웅이 어느 순간 정글을 어색해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세계 최강팀의 정글러가 갱킹이 한 발 늦고, 대규모 전투 호흡이 안맞았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겠지만 LOL은 정글러가 부진하면 라인이 흐트러지고, 그러면 정글은 더욱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어요. 때문에 이번 올스타 2014에서 배성웅이 Meteos, Winds 등 세계 정상급 정글러들을 상대로 좋은 플레이를 펼칠 지 걱정이 되기도 했죠.

하지만 배성웅은 언제 힘들었냐는 듯 게임을 척척 풀어 나갔습니다. 동료들과의 팀 플레이로 거의 매 게임 적 정글러보다 앞선 상태로 시작했고, 갱킹도 자신감 있게 다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국에서 대표적으로 쓰이는 리 신은 무척 날랬고, 도마뱀 이블린 정글로도 완벽한 KDA를 기록했죠. 흔히 게임은 자신감으로 한다는 말이 있죠? 배성웅의 플레이가 좋은 예입니다.

배성웅은 올스타 2014에서 분주한 발걸음으로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고, 게임의 흐름을 잘 파악해 중요 라인에 힘을 실어줬죠. 배성웅은 두 번째 높은 KDA인 5.6을 기록했습니다. 이전 기량을 되찾으려면 좀 더 정진해야겠지만 배성웅은 자신이 세계 최고 정글러임을 올스타 2014에서 입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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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이상혁 "내가 세계 최고"
Faker, Faker, Faker! 이 선수를 칭찬하려면 끝이 없죠. 이상혁은 데뷔 때부터 니달리, 르블랑으로 펄펄 날았고 지난해 롤챔스 서머 결승에서는 '류' 유상욱과의 제드 미러전 등 하이라이트 영상이 끝도 없이 나오고 있는 천재 미드 라이너인데요.

이상혁은 이번 올스타에서도 역시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4강까지 6전 6챔프를 보여준 페이커. 그 중에는 제드 바론 스틸, 야스오 1대4 등 파리의 모든 관중이 "Faker! Faker!"을 외치게 한 장면이 많죠. 또 결승까지 매번 다른 챔프를 픽했다는 점도 대단한 것입니다. 김동준 해설의원이 말씀하신대로 굉장한 선수는 많이 있지만 이만큼 오랫동안 많은 챔피언을 갖고 출중한 실력을 보여준 선수는 이상혁 밖에 없었습니다.

SK텔레콤 K는 Fnatic을 맞아 롤드컵 우승 기념 스킨 조합을 선보였을 때 위기를 맞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xPeke의 카사딘을 끊고 살아남은 뒤 바론 뒤치기 상황에서 Cyanide를 잡고 스틸까지 한 이상혁! 이상혁은 이 경기에서 세계 최고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세계 최고는 자부심 또한 남다른데요. 이상혁은 OMG와의 결승전에서 xiyang에게 신드라를 내준 후 승리한 것도 모자라 다음 세트에서는 본인이 신드라를 택하며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이끌어냈죠. 이상혁은 그 경기에서도 굉장한 활약을 펼치며 팀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팀이 부진할 때도 당당하게 본인이 세계 최고라고 말한 이상혁. 당시에는 자만심으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이번 올스타 2014 한 번으로 충분히 이상혁은 그럴 자격이 있다는 게 증명됐습니다.

◆'피글렛' 채광진, 원거리 딜러의 시대가 돌아왔다
롤챔스 전승 우승을 하고도 본인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해 눈물을 흘린 채광진은 누가 봐도 승부욕과 자존심이 강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한동안은 본인의 의도를 떠나 메타 때문에 돋보일 수가 없었죠. 미드 암살자 메타, 탑 정글 전사 메타 등 여러모로 원거리 딜러가 어려운 시대가 이어졌지만 꾸준히 본인이 원거리 딜러 메타를 이끌겠다고 말해 온 채광진은 이번 올스타 2014에서 기회를 잡았어요.

최강 원거리 챔피언 중 하나로 꼽히는 트위치로 암살은 물론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비르로도 뛰어난 팀플레이도 선보였습니다. '원거리 딜러의 자존심' 베인도 선보인 채광진은 이번 올스타에서 대회 최고인 9.0 KDA를 기록했습니다. 제드로 '하드 캐리'를 했던 이상혁의 경우 대회 KDA는 5.8입니다. 이 기록도 대단한데 9경기에서 KDA 9.0을 찍었다는 건 대단한 성적이에요.

어떤 선수든 베인을 잡으면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올스타에서 채광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무빙을 하더라도 킬을 더 따내겠다는 불타는 의지는 상당히 돋보였습니다. 이상혁이 견제를 받아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정언영이 잭스로 힘든 경기를 펼쳐나갈 때, 배성웅이 기회를 잡지 못해 갱킹을 하지 못할 때도 채광진은 꾸준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팀 우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마치 자신을 잊지 말라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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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만두' 이정현, 팀 기초 다시 세웠다
이정현은 예전부터 게임으로 이름을 날린 선수입니다. 하지만 건강 문제로 잠시 휴식을 취했고, 다시 돌아왔을 때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죠. 많은 팬들이 걱정을 한 것은 물론입니다. 이정현의 시대는 이제 끝난 것일까요? 이정현은 다시는 그런 의문을 갖지 말라는 듯 올스타 2014에서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나타냈습니다.

시즌3 롤드컵 우승 당시 색깔있는 자이라 플레이로 인상깊은 활약을 펼친 이정현은 이상혁과 마찬가지로 넓은 챔피언 폭을 갖고 있습니다. 삼성 갤럭시 오존 '마타' 조세형의 레오나가 최고로 알려져있을 때 이정현은 '나도 할 줄 안다'는 듯 수준급 레오나 플레이를 뽐냈고, 아무도 나미를 택하지 않을 때 최고의 나미 플레이를 펼친 게 바로 이정현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올스타 2014에서도 이정현은 다양한 챔피언을 선보였습니다. 카르마, 레오나, 쓰레쉬 등 대세 서포터 챔피언은 물론 국내에서 보기 힘든 모르가나, 잘 쓰이지 않는 자이라, 들어본 지도 몇 년은 된 듯한 질리언까지! 모든 챔피언으로 맹활약한 이정현은 다시 한 번 세계 서포터들에게 미션을 줬습니다. '최강이 되고 싶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미션 말이죠.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팀 채팅 영상에서 이정현이 보여준 침착함입니다. Fnatic과의 경기 초반 바텀 라인에서 소규모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자신이 전사하고 나서도 침착하게 동료들의 전투를 이끈 이정현은 서포터로서 뿐만 아니라 맏형과 오더의 존재감을 팬들에게 확실히 알렸습니다. SK텔레콤 K는 올스타 2014에서 세계 최고의 팀 플레이를 뽐냈고, 그 중심에는 이정현이 있다는 것을 이 영상 하나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초브라의 롤월드] 돌아온 '무적 함대' SK텔레콤 T1 K

◆월드 챔피언 SK텔레콤 K, 전설은 부활한다
올스타 시작 1초 전까지만 해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예측하기 힘들었던 SK텔레콤 K는 절대로 아직 잊혀질 팀이 아니라는 것을 팬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Faker의 슈퍼 개인기, Bengi의 팀 플레이, Impact의 든든함, Piglet의 열정 그리고 Poohmandu의 리더십.

전문가들은 SK텔레콤 K가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고,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를 합니다. 그러나 SK텔레콤 K가 이전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SK텔레콤 K가 서머 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기고=초브라(조한규·온게임넷 글로벌 해설 위원)
정리=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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