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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규의 인사이드 프로리그] 조성주로 시작해 조성주로 끝났다

[고인규의 인사이드 프로리그] 조성주로 시작해 조성주로 끝났다
안녕하십니까. '인사이드 프로리그'를 맡고 있는 스포티비게임즈 스타크래프트2 해설 위원 고인규입니다.

지난 한 주는 진에어 그린윙스 조성주로 시작해 조성주로 끝났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네요. 스포티비게임즈가 주관한 네이버 스타2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조성주는 SK텔레콤 T1 조중혁을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4대1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조중혁의 초반 견제를 막아낸 조성주는 큰 힘 들이지 않고 상대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플레이를 통해 우승을 차지했는데요. 큰 경기 경험을 갖고 있고 개인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적이 있는 선수다운 경험이 빛났습니다.

아, 이 자리는 개인리그 이야기를 하는 곳이 아니지요. 주제를 급선회해서 프로리그 이야기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 스타2 스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진에어 그린윙스 조성주.
네이버 스타2 스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진에어 그린윙스 조성주.

◆IEM 우승자를 녹다운시킨 스타리그 우승자
조성주는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라운드 4주차에서 눈 부신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23일 열린 진에어 그린윙스와 KT 롤스터의 대결에서 조성주의 이름은 예고된 엔트리에 없었습니다. 진에어는 조성주가 스타리그 결승전에 올인할 수 있도록 금요일(스타리그 결승전은 토요일이었죠)에 발표되는 엔트리에서 빼놓았습니다. 이병렬, 김유진, 조성호, 김도욱으로 구성된 라인업에 조성주의 이름이 없다고 해서 무게감이 떨어지지는 않았지요.

KT도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GSL 우승자 저그 이승현, IEM 월드 챔피언십의 우승자 프로토스 주성욱을 배치하면서 1승이 간절하다는 사실을 표면에 드러냈습니다.

일진일퇴의 경기를 펼치던 두 팀은 에이스 결정전까지 치러야 했습니다. KT는 IEM 결승전에서 만났던 조성호를 격파한 주성욱을 출전시켰고 진에어는 엔트리에 없었던 조성주를 내놓았습니다. 주성욱은 이미 1승을 따내면서 손이 풀린 상황이었고 조성주는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23일 당일에는 경기를 치르지 않았기에 컨디션이 어떤지는 알 수 없던 상황이었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조성주의 경기력은 판타스틱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선 견제를 시작한 조성주는 주성욱이 경기 내내 수비만 하도록 만들었죠. 의료선은 점차 늘어났고 견제의 방향도 다양해졌습니다. 주성욱은 병력을 분산배치할 수밖에 없었죠.

주성욱이 6시에 확장 기지를 늘리면서 조성주는 한 점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주성욱의 앞마당 지역을 타깃으로 삼았는데요. 갖고 있는 모든 의료선 중에 한 기만을 제외하고 총동원했습니다. 앞마당 뒤쪽 입구를 뚫어 놓은 조성주는 주성욱의 거신 2기를 제압했습니다. 세 곳에 거신을 배치하면서 모두 막아보겠다는 주성욱의 의도를 비웃었죠. 화력이 집결되지 않은 프로토스를 상대로 주병력으로 전투를 시도한 조성주의 완승이었습니다.
CJ 엔투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테란 조병세.
CJ 엔투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테란 조병세.

◆CJ의 '보배' 조병세의 메카닉
지난 주 화제를 모았던 기록 가운데 하나는 CJ 엔투스의 프로리그 10세트 연속 승리입니다. 2라운드 첫 경기였던 KT 롤스터전에서 에이스 결정전을 김준호가 승리하면서 연승을 시작한 CJ는 SK텔레콤, 프라임, MVP와의 연전에서 모두 3대0으로 승리하면서 10세트 연승을 이어갔습니다.

CJ가 점차 강해지고 있는 원인으로 저는 조병세를 꼽고 싶습니다. 2014년 말과 2015년 초 조병세는 핫식스컵에서 맹위를 떨쳤는데요. 그 이후로 개인리그에서 잠시 추줌했고 프로리그에서는 좀처럼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2라운드에서 조병세는 정우용이 IEM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출국하면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메카닉 운용을 들고 나오면섯 조병세의 입지는 굳어졌습니다.

9일 SK텔레콤과의 경기에서 조병세는 어윤수를 맞아 메카닉 전략을 시도했습니다. 화염차로 저그의 일벌레를 학살하고 전투순양함을 '던지면서' 일반적인 개념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줬는데요. 결국에는 가벼운 공중 유닛인 바이킹, 밤까마귀로 승리를 따냈습니다.



이번 주에 MVP 황강호를 상대로 보여줬던 조병세의 메카닉은 또 다른 운영법을 보여줬습니다. 화염차로 저그의 시선을 끄는 방식은 비슷했지만 속도감이 엄청났습니다. 공성전차까지도 필요 없다는 듯 부화장 견제를 위해 과감히 던지는 플레이는 놀라웠죠. 그리고 반대 쪽에서는 밴시가 일벌레를 학살하면서 저그가 자원을 모으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견제했습니다. 조병세에게는 '부화장 테러리스트'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싶네요.
한지원과의 경기에서 논란이 됐던 이정훈의 시야. 중앙 지역에 생성되고 있는 건물이 보인다(사진=네이버 TV캐스트 화면 캡처).
한지원과의 경기에서 논란이 됐던 이정훈의 시야. 중앙 지역에 생성되고 있는 건물이 보인다(사진=네이버 TV캐스트 화면 캡처).

◆이정훈은 가시촉수를 봤을까
가장 많은 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논란을 일으킨 경기는 MVP 이정훈과 CJ 한지원의 경기가 아닐까 싶네요. 한지원이 전진 부화장 전략을 성공시켰고 가시촉수 세 개를 지으면서 이정훈의 본진 사령부까지 촉수로 무너뜨린 경기는 전략의 승리임이 분명합니다.

논란이 된 부분은 한참 지어지고 있던 한지원의 가시촉수가 이정훈의 시야에 들어왔느냐라는 부분입니다. 한지원의 전진 부화장이 완성된 이후 게임연출은 가시촉수가 이정훈의 시야에 보인다고 표시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해설자들도 이 부분을 캐치했죠.



이정훈은 보지 못한 듯 자신의 전략을 계속 이어갔고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한지원은 이정훈의 본진으로 이어지는 장애물을 가시촉수와 저글링으로 파괴하면서 올라갔고 이정훈은 본진에 점막이 펴지는 것을 보면서 부랴부랴 벙커를 지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한지원의 완승을 경기가 끝이 났습니다.

고인규 스포티비게임즈 해설 위원
정리=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내용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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