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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VSL의 '홍일점' 박희은 "CS:GO 여성 선수 더 많아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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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FPS 게임에서 여성 고수들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 때는 '신기한' 풍경이기도 했지만 여성 유저가 늘어나며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하지만 대부분이 즐기는 데서 그칠 뿐, 최고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고 대회에 나서는 일은 많지 않다. 방송에 나오면 여전히 실력보다 외모에 대한 평가가 먼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외모 평가 비중이 남성 선수에 비해 크기 때문에 이에 부담감을 갖고 남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사례가 많다.

국내 첫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GO) 리그인 VSL CS:GO 코리아 비기닝에 노마드 소속으로 출전한 '루미너스' 박희은은 대회에 참가한 50여명의 선수 중 유일한 여성이다.

트위치TV를 통해 생중계되는 대회기 때문에 19살 여고생 신분으로 적지 않은 부담감이 들 수밖에 없지만, 박희은은 "나로 인해 더 많은 여성 선수들이 용기를 내서 대회에 출전했으면 좋겠다"고 대회 출전을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비교적 어린 나이이지만 자신이 가진 생각을 뚜렷하게 표출할 줄 아는 선수. 박희은이 궁금해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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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 게임에 빠진 이유? '짜릿함과 성취감'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게임을 즐기던 박희은은 서든어택을 접하면서 FPS 게임에 흥미를 붙였다. 그녀 역시 '재능파'는 아니었고, 처음엔 죽기만 해서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죽기만하는 게임에서 무슨 재미를 느꼈느냐고 물었다.

"솔직히 죽으면 짜증나고 서러운 것이 FPS 게임이잖아요. 그래도 혼자 살아남아 상대를 이겼을 때 그 느낌이 너무 좋아요. 1대2나 1대3 상황에서 클러치를 성공한 뒤 '해냈구나'하는 느낌이 참 좋아요."

짜릿함과 성취감이 그녀를 FPS 게임에 빠져들게 한 이유였다. 평범하게 게임을 즐기던 어느 날 지인이 하던 또 다른 게임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 CS:GO였다. CS:1.6이나 CS:소스를 즐겨본 경험이 없었지만 CS:GO가 주는 특유의 재미로 인해 금세 빠져들고 말았다.

"처음 CS:GO를 할 땐 여성 유저가 생소한지도 몰랐어요. 초반에 랭크 게임을 하는데 제가 마이크로 얘기했을 때 여성인 것이 드러나면 매너 없게 대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그래도 여성 유저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열심히 활동했죠. 클랜 내에서 여성 팀을 따로 만들자고 하기도 했는데, 최근엔 다들 접속이 뜸해져서 잘 안 되고 있네요. 그래도 숨어있는 여성 유저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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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여성의 참여를 위해 직접 용기를 냈다"
앞서 설명했지만 박희은이 VSL CS:GO 코리아 비기닝에 출전을 결심한 배경은 더 많은 여성들의 참여를 원했기 때문이다.

"클랜원들로부터 '대회 나갈래?'라는 제안을 들었을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제가 나감으로써 더 많은 참여가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요. 제가 국내 대회에 출전한 첫 여성 선수라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긴 하지만 더 많은 여성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인터넷 중계지만 여성으로서 대회 출전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 리 없었다. 하지만 박희은에겐 게임과 승리에 대한 열망이 더 강했다.

"저도 주변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이에요. 그래도 게임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서 출전하게 됐죠. 물론 방송을 다시 보더라도 게임 내용만 복기하고 채팅은 보지 않아요. 아직은 부담이 좀 되네요."

노마드의 경기 중 올라온 채팅에는 부정적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긍정적 반응도 많았다. 그러나 박희은은 그저 자신이 여자가 아닌 평범한 한 선수로서 평가받고 인정받길 원했다. 박희은은 그런 부분에 있어 조금이나마 소득이 있다고 믿었다.

"여자들이 게임하는 것에 대한 아직도 안 좋은 편견이 있는데, 그걸 벗어났다는 것 자체로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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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요? 기회가 온다면 잡아야죠!"
그렇다면 선수로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소감은 어땠을까. 박희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답했다.

"처음 경험해본 대회라 긴장이 많이 됐는데, 막상 경기에서 킬을 올리기 시작하니까 '다 똑같구나. 나도 뭔가 할 수 있겠구나' 하면서 자신감이 들었어요."

하지만 팀의 성적은 자신감을 따라가지 못했다. 박희은의 노마드는 첫 경기에서 플레이어5에게 승리를 거뒀지만 이후 호텐토타와 몬스터 화이트, 타뮬러스에 내리 패하면서 1승 3패의 성적으로 첫 시즌을 마감했다. 부족한 시즌이었지만 '첫 승'에 대한 좋은 기억도 남았다.

"첫 승리를 했을 때는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팀원들과 카페에 모여 서로에 대한 피드백을 하다 보니 '아 정말 이겼구나' 싶어 무척 기쁘더라고요. 이런 기분을 저 혼자가 아닌 팀원들과 함께 느끼고 싶었어요."

"이번 시즌엔 4강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는데, 연습 기간이 짧아서 당연한 결과라고 봐요. 다음 시즌에는 제대로 준비해서 다시 도전하겠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없냐고 묻자 '뉴크' 맵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도가 떨어지는 부분과 포지션을 넓게 보지 못하는 자신의 단점을 지적했다. 게임 이야기를 하는 내내 그녀의 눈에선 승부욕이 넘쳐났다.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은지 물었다.

"프로게이머 하고 싶은 생각은 있죠.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고, 같이 하는 사람들에 피해를 주지 않을 만큼의 실력을 갖고 싶어요. 사람일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즐기다보면 기회가 올 수도 있겠죠. 만약 기회가 온다면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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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은의 아이디 '루미너스(Luminous)'는 '어둠에서 빛나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성 유저의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용기를 내 대회에 출전하고 인터뷰에 응해준 그녀에게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아이디였다.

여성들이 더 이상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대회에서 제 실력을 뽐내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깨끗하고 배려 넘치는 인터넷 문화가 자리 잡길 바라며 박희은의 말을 마지막에 덧붙인다.

"저희 팀은 저를 여자가 아닌 한 팀원으로서 받아줬어요. 그래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 선수가 등장해 해외처럼 여성 팀들도 경쟁력을 갖췄으면 좋겠습니다."


사진=박운성 기자(photo@dailyesports.com)
글=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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