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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에이펙스 '용봉탕' 황규형 해설 "사랑받는 해설가 되고 싶다"

오버워치 에이펙스 '용봉탕' 황규형 해설 "사랑받는 해설가 되고 싶다"
벌써 두 번째 시즌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오버워치 에이펙스. 김정민 해설과 함께 에이펙스 시청자들의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황규형 해설은 '용봉탕'이라는 독특한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독특한 닉네임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즌1 개막전에서 보여준 황규형 해설의 중계는 신인답지 않은 기운이 느껴져 뇌리에 남았다. 그리고 시즌2에서는 한층 더 여유 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해설 유망주인 그를 만나 이제 막 개척해나가는 단계에 있는 국내 오버워치 e스포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개인방송을 하다가 좋은 기회가 생겨서 오버워치 해설을 하고 있는, 아직까지 실명보다 닉네임이 익숙한 '용봉탕' 황규형이라고 한다.

Q '용봉탕'이라는 닉네임이 참 독특하다. 어떻게 짓게 됐나?
A 개인방송 때도 많은 분들이 하시는 질문이다. '용봉탕'이란 음식 자체가 궁중, 스태미나 음식인데 그만큼 열정적으로 해보잔 의미도 있고, 촌스러우면서도 친근한 것을 떠올리다 보니 그렇게 짓게 됐다. 어감도 '시골틱'하고 열정 넘치는 것 같다. 용봉탕을 실제로 먹어보진 못했다.(웃음)

Q 어떻게 방송을 하게 됐나.
A 휴학을 하고 하스스톤을 하면서 취미로 시작했다. 6개월 정도 하스스톤을 하다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북미 알파 테스트에 당첨이 돼서 히어로즈를 하게 됐다. 히어로즈를 하면서 신정민 해설을 만나게 됐고, 인터넷 방송국에서 히어로즈 방송을 함께 하게 됐다. 그렇게 2년 정도 히어로즈를 했고, 오버워치가 나오면서 북미 베타 테스트부터 하게 됐다. 사실 처음엔 히어로즈 선수를 하려고 했는데, 어찌하다보니 잘 안되고 방송 쪽으로 빠지게 됐다. 방송하면서 다행히 대학교 졸업장은 땄다.

Q 학교 다닐 때 전공은 무엇이었나. 방송을 하지 않았다면 전공을 살렸을 것 같은지.
A 일본어를 전공했다. 사실 외국어 전공을 살리기가 쉽지 않다. 요즘은 경영 같은 것을 전공하고 외국어를 부수적으로 배우는 수준이다. 아마 방송을 하지 않았다면 일본어 계열 쪽으로 취업을 했을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전공도 못 살리고 힘들게 살지 않았을까.

Q 오버워치 에이펙스 시즌1 개막전부터 눈에 띄었다. 신인인데도 불구하고 잘 하더라. 방송에 끼가 있는 것 같다.
A 내 딴에는 개막전에선 긴장을 많이 했다. 어렸을 때는 낯을 많이 가리고 소심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괜찮아졌다. 에이펙스 중계를 하기 전에 상암 e스타디움에서 MK 챌린지 해설을 했었다. 처음 온 곳인데도 낯설지 않고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에이펙스 할 때는 재밌게 느껴졌다. 사실 방송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관심병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곳에 앉아서 방송하는 것이 재밌었고, 크게 긴장되지 않았다.

오버워치 에이펙스 '용봉탕' 황규형 해설 "사랑받는 해설가 되고 싶다"

Q 베테랑 방송인인 정소림 캐스터와 김정민 해설과 함께 했다. 둘 사이에서 부담감은 없었나.
A 이전에 '아프리카 멸망전'을 하면서 오버워치 해설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때 박상현 캐스터, 이승원 해설 등과 함께 방송을 했는데, 어렸을 때 스타크래프트를 보며 자란 세대라 그 분들을 실제로 보니 굉장히 신기했다. OGN에 처음 와서도 정소림 캐스터, 김정민 해설을 보고 연예인을 보는 것 같았다. 사실 아직도 어렵다. 김정민 해설께서 편하게 하라고 하시는데 아직도 어렵다. 나도 내일모레 서른이니 막내 이미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렵다.

Q 정소림 캐스터, 김정민 해설에겐 어떤 호칭을 쓰나.
A 누님, 형님이라 부른다. 최대한 친해지고 편해지고자 노력하고 있다.

Q 벌써 두 번째 시즌 막바지에 다다랐다. 시즌1과 2에서의 차이점이 있나.
A 시즌1 중계 때는 뭣 모르고 많이 한 것 같다. 선수들 연습하는 것을 보고 뭔가 생각하면서 한다기 보단 '최대한 정확하게 정보들을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옆에 계신 두 분이 워낙 잘하셔서 사실 버스 타는 거다. 처음엔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내 얘기를 더 해야 한다는 생각에 두 분 얘기를 잘 못 들었고, 그런 것들이 어려웠다. 한 번 해보고 나니 시즌2에서는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중간 중간 재밌는 요소를 넣을 수 있는 정도랄까. 개인방송이나 혼자하는 중계라면 다 얘기할 수 있는데, 여기선 서로 말을 맞춰야하고, 속도도 맞춰야하니 아쉽거나 어려운 것이 많다. 방송이 끝나면 복기하면서 스스로 피드백을 하고 있다.

Q 오버워치 에이펙스가 있는 날은 상암 e스타디움이 여성팬들로 가득 찬다. 다른 종목에 비해 여성팬 비중이 굉장히 높은데,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A 여성분들이 FPS 장르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 다른 FPS 게임에서도 여성 유저가 꽤 많았다. 정통 FPS에서 실력이 많이 중요시된다면, 오버워치 같은 하이퍼 FPS 게임에서는 힐러나 서포터 등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여성분들이 접하기 편하고,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요소들도 있다. 게임을 알고 나서 선수들의 슈퍼플레이를 보며 멋있다 느끼고 그렇게 팬이 되는 것 같다.

Q 경기 후엔 팬미팅이 진행되는데, 황규형 해설도 팬들에게 둘러싸여본 경험이 있을 것 같다.
A 직접적인 팬미팅 같은 건 없었고, 개별적으로 중계석 옆에 와서 작은 선물이나 먹을거리 등을 주시는 분들은 있었다. 중계가 끝나고 1층으로 나갈 때 다들 쳐다보시더라. 그럴 때 몇몇 분들이 오셔서 사진을 찍기도 하시지만 선수들처럼 둘러싸일 수준은 아니다.(웃음)

오버워치 에이펙스 '용봉탕' 황규형 해설 "사랑받는 해설가 되고 싶다"

Q 챌린저스나 해외 경기도 챙겨보나.
A 워낙 경기가 많아서 놓치는 것이 많지만 중요한 경기들은 대체로 챙겨보는 편이다. 최근엔 해외경기는 잘 못 보는 편이지만 해외 경기는 메타가 달라서 재밌더라.

Q 오버워치 중계에 대해 여전히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계 시스템 개선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A 지금은 초창기에 비해 많이 좋아진 게 사실인데 그래도 좀 더 개선이 필요하다. 1인칭으로 잡으면 생동감 있어 보이지만 3인칭은 아직 직관성이 떨어진다. 요새는 그래도 보시는 분들 눈이 높아져 괜찮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 궁극기를 쓰고 나면 상황이 눈에 잘 안 들어왔다. 난전이 벌어질 때 3인칭으로 보면 양 팀 라인하르트의 대지분쇄나 메르시 부활 효과가 색이 똑같게 나온다. 그런 것들을 색에 변화를 준다던가 해서 직관성을 높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영웅들의 상황도 좀 더 자세히 나오고 화면 넘길 때 순서도 고정됐으면 좋겠다.

Q 해설가 입장에서 매력적이었던 팀이나 선수는 누가 있나.
A 스타일마다 다른 것 같다. 굉장히 조직력이 좋고, 정말 프로다, 세심한 플레이를 한다고 느낀 건 LW 블루였다. 조직력은 떨어지지만 와일드한, 야생의 느낌을 주는 팀은 러너웨이다. 루나틱 하이도 꽤 괜찮은 팀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하는 팀이다. 선수들 연령대도 높은 편인데 잘하니 대단한 팀이다.

Q LW 블루는 어떤 점에서 세심하다고 느꼈나.
A 시즌2 들어서면서 상향평준화가 됐다. 초창기에는 막싸움이 많았고, 조금 발전했을 때는 상대 기술이 빠진 것을 보고 진입각을 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LW 블루는 그 때부터 상대 조합을 보고 진영을 짠다든가 약속된 플레이가 많았다. 한 발 앞서 있었다.

Q 시즌2에서 메타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메타라는 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메타 아테나가 챌린저스부터 열심히 해서 올라왔는데 사실 오래된 팀이다. '리베로' 김혜성, '너스' 김종서 선수는 퀵스 팀부터 해온 선수들이다. 22살인 '크리스' 최준수 선수가 나이가 제일 많을 정도로 평균 연령이 어린 팀인데 괴짜 같은 플레이를 좋아한다. 메타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경쟁전보다는 사용자 설정 게임을 만들어서 뭔가를 계속 하더라. 이런 모습들이 지금의 메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오버워치니까 가능한 플레이들인데 연구하는 자세가 굉장히 좋다. 메타가 선보였던 것 같은 전략들을 더 활용하고 다져지면 게임 자체가 더 발전하고 상향평준화되지 않을까 싶다. 메이를 활용한 전략들은 최고였다. 가끔 시간 낭비가 되는 부분도 있긴 한데 도전정신 자체는 최고다.

오버워치 에이펙스 '용봉탕' 황규형 해설 "사랑받는 해설가 되고 싶다"

Q 오버워치 e스포츠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라는가.
A 대회는 무조건 많이 열리는 게 좋다. 중계를 내가 직접 하면 좋지만 안하더라도 볼거리가 많고 선수들의 활동 무대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회가 많아지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1년이 안 된 게임이니 희망적으로 보고 있지만 우선 대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Q 루나틱 하이와 러너웨이의 결승전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A 조심스럽다. 진짜 모르겠다. 두 팀이 8강전에서 만난 적이 있고, 그 때도 아주 근소한 차로 러너웨이가 이겼다. 두 팀의 대결을 보면 둘 다 화끈한 스타일이다. 개인방송 때 자주 하는 말인데 러너웨이는 산에서 자란 아이들 같다. 콩두 판테라는 인문계 고등학생 느낌이고, 루나틱 하이는 산 아이들을 데려다 짜맞춰놓은 느낌이다. 관전 포인트는 굉장히 많다. '카이저' 류상훈 선수의 라인하르트와 '미로' 공진혁 선수의 윈스턴 대결. 라인하르트 싸움으로 가면 카이저가 약간 우세할 것 같고, 윈스턴으로 붙으면 미로가 좀 더 유리할 것 같다. 어느 쪽이 일방적으로 이길 것 같진 않다. 딜러진만 생각하면 러너웨이가 약간 우위인 듯하지만 힐러를 보면 루나틱 하이가 우위다. 양 팀 모두 장단점이 확실히 존재한다. 예상스코어는 4대2나 4대3이 나올 것 같은데 정말 누가 이길지 모르겠다. 한 번 흐름을 놓치면 위험할 것 같다.

Q 결승전에 신규 영웅인 오리사가 등장할 것이라 예상하는가.
A 아니다. 결승전에서 꺼내기엔 아직 연구가 덜 됐을 것 같다. 오리사 연구가 이루어지면 괜찮을 것 같다. 좁은 구역에서 수비할 때 좋은 부분이 있고, 상대하는 입장에선 성가시다. 그래도 이번 결승전에서는 보기 힘들 것 같다.

Q 해설로서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A 지금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하는 포지션에 있으니, 앞으로도 최대한 정확한 해설을 하고 싶다. 여러분이 놓치는 것을 캐치해서 전달하는 것이 아직 부족하다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을 완벽하게 하고 싶고, 더 나아가 몇 년 더 할 수 있는 기회 주어진다면 김정민 해설 같은 여유 있고 분위기를 장악할 수 있는 해설가가 되고 싶다. 사랑받는 해설 되고 싶다.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사람이 강한 거니까 오래 살아남아서 열심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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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에이펙스 시청자들에 하고 싶은 말은.
A 요즘 커뮤니티를 보면 선수들 팬끼리 싸우는 게 많다. 자신이 좋아하고 안 좋아하는 선수에 따라 비교하는 건 정상이라 생각하지만 개인 감정을 섞어서 비난하고 그런 것들이 당연시되는 것은 자중하고 없어졌으면 좋겠다. 저 스스로도 최대한 중립 지키면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해설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Q 오버워치에서도 트롤이나 욕설이 많이 늘었다. 오버워치 유저들에게도 한 마디 한다면.
A 다이아, 마스터를 거쳐 그랜드 마스터까지 올라왔다. 랭크가 높아질수록 그런 것들이 덜해지긴 한다. 점수 욕심이 있어서 지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나이 많은 분들 중에서도 비매너가 있지만 연령대가 낮은 게임이다 보니 혈기왕성한 10대들이 많아 그런 것 아닌가 생각도 든다. 게임에서 이기려면 서로 의견을 많이 내야하는데, 싸우는 팀은 무조건 진다. 싸우지 말고 서로 조금만 배려하면 맞출 수 있다. 당부 한다고 해서 나아질 것 없겠지만, 게임에서 저를 만나면 던지지 말아주시고 조합 맞춰서 힘차게 했으면 좋겠다. 난 멘탈 잘 안 터진다. 유저들끼리 안 싸웠으면 좋겠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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