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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배틀그라운드, 보는 재미 있었다

[기자석] 배틀그라운드, 보는 재미 있었다
얼리 억세스로 출시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 그라운드)'는 출시 9주 만에 3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이례적인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판매량으로 '하는 재미'를 입증한 배틀그라운드는 트위치tv 인기 게임 순위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보는 재미'까지 휘어 잡았다.

게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질수록 e스포츠화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실제로 북미 명문게임단 솔로미드는 배틀그라운드 선수 2명을 영입했고, 북유럽 최대 e스포츠 대회인 드림핵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스웨덴 옌셰핑에서 진행되는 드림핵 서머 2017에서 배틀그라운드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e스포츠화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구체적인 단계를 밟아 가고 있는 셈이다.

물론 e스포츠화에 대한 여러가지 의구심과 우려는 남아 있다.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과 장비, 옵저빙 시스템의 구축 등 게임을 e스포츠로 끌고 왔을 때 필요한 요소들에 대한 물음표가 남아 있다.

그나마 경기장과 장비에 대해선 어느정도 해결책이 마련된 상황이다. 배틀그라운드와 비슷한 배틀 로얄 형식의 게임 'H1Z1'의 전례를 참고할 수 있고, 드림핵 2017 서머는 선수들이 직접 자신의 PC를 가져와서 경기를 치르는 BYOC 방식을 채택해 장비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다.

다만 e스포츠의 재미를 좌우하는 옵저빙 시스템에 대해선 과제가 남아있다. 100명이 넓은 섬에서 전투를 펼치는 장면을 하나하나 잡아내기는 어렵다. 특히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밀리터리 베이스 지역에서는 시작과 동시에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해 혼란스럽다. 배틀그라운드에 최적화된 옵저빙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하면 e스포츠로서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그러던 와중에 지난 3일, 카카오TV가 주최하고 나이스게임TV가 주관 방송사로 참가한 '카카오TV 배틀그라운드 PD 마스터즈(이하 PD 마스터즈)'가 개최됐다. PD 마스터즈는 카카오TV 플랫폼에서 방송하는 50명의 스트리머를 모아 1인 대전 형식으로 진행한 이벤트 매치로 6천 명에 가까운 동시 시청자를 끌어 모으며 흥행했다.

평소 배틀그라운드 스트리머의 방송을 자주 봤지만 e스포츠 형식으로 진행되는 중계는 처음이었기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청했다. 그리고 결과는 만족. 매우 만족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점이 있었고, 불만이라고 하기엔 재미가 있었다.

배틀그라운드 PD 마스터즈 방송 화면. (사진=나이스게임TV 유튜브 캡처)
배틀그라운드 PD 마스터즈 방송 화면. (사진=나이스게임TV 유튜브 캡처)
우선 참가자들의 동선을 전체 맵에서 확인할 수 있는만큼 전투 지역을 바로 잡아낼 수 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었다. 마주보는 건물에서, 한 건물의 다른 층에서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잡아내는 것만으로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긴장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더욱이 PD 마스터즈는 참가자 개개인이 개인 방송 중이었기에 방송 화면을 가져와 주요 장면을 1인칭 시점으로 돌려보는 것이 가능했다. 참가자가 20명 안팎으로 남으면 경기장이 작아지고, 언제 전투가 벌어질지 몰라 1인칭 관전으로 돌리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킬이 발생했을 때, 주요 전투 장면을 1인칭 시점으로 돌려보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정규 리그에서도 반영됐으면 하는 부분이었다.

PD 마스터즈는 50인이 참가하는 1인 대전 형식이었고, 한 명의 옵저버로 진행했다. 하지만 드림핵은 100인이 참가하고 1인, 2인, 4인 스쿼드 방식을 모두 개최한다. 규모의 차이를 생각하면 정규 대회에선 2명 이상의 옵저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인 듀오와 4인 스쿼드는 조직적인 움직임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므로 옵저버가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PD 마스터즈는 운영상으로 부족함이 많았다. 그럼에도 6천여 명의 시청자들이 찾았다는 것은 배틀그라운드가 갖는 특성이 e스포츠에 어느정도 들어 맞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적중률로 킬을 다수 올리는 참가자부터 차량을 이용해 전투없이 상위권을 기록하는 참가자까지. 다양한 플레이스타일로 생존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보는 재미를 살렸다.

국내에서도 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다양한 이벤트 매치가 개최되고 있고, 7일에는 OGN이 블루홀과 공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게임에서 화제를 일으킨 배틀그라운드가 e스포츠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보는 재미는 분명히 있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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