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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2017년 한국 e스포츠가 남긴 과제

[기자석] 2017년 한국 e스포츠가 남긴 과제
많은 일이 있었던 2017년이 막을 내린다. 2016년 말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비리로 인해 국회가 탄핵 소추안을 가결하면서 2017년은 격동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고 실제로 그러했다. 3월에는 헌법재판소가 현직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했고 궐석이 된 대통령 자리를 놓고 5월에 소위 장미 대선이 치러졌다.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후보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됐고 대한민국의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e스포츠계에도 2017년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다. 삼성 갤럭시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이 5년 연속 정상을 지킨 경사가 일어났지만 삼성은 KSV라는 e스포츠 전문 외국 투자사에게 팀을 매각했다.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확정된 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나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승격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듯했지만 한국에서는 e스포츠 협회가 대한체육회로부터 자격을 상실했다.

북미를 중심으로 프랜차이즈화가 활성화되면서 e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고 팀의 참가권 하나를 매입하는데 200억 원 가량이 든다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검찰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자 전 한국 e스포츠 협회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측근들의 비리와 횡령 사실이 드러나면서 삼성전자나 CJ E&M 등 대기업들이 발을 빼는 모양새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사건은 해외와 한국의 e스포츠에 대한 접근이나 인식이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에서 시가총액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가 회사 이름을 내건 프로게임단이 롤드컵이라는 세계 최고의 대회를 제패했지만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매각을 발표했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등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에 e스포츠를 넣지 못해 안달이 났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e스포츠가 스포츠냐'라는 논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는 e스포츠가 차세대 스포츠로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앞다퉈 나서고 있지만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자부하는 한국은 그동안 유지했던 대기업들이 자사 사정, 또는 협회 사정을 빌미로 퇴각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에서 보기에 한국은 e스포츠에 대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나라다. 하드웨어적으로는 게임 전문 채널이 여럿 존재하고 인터넷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완벽하며 스마트 기기 사용률도 높아서 e스포츠 관련 플랫폼들이 테스트 베드로 삼기 좋은 국가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어떤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젊은 층이 있고 이들을 선발, 육성해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만드는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매년 해외 유수의 프로게임단들이 전지훈련을 오는 곳이 한국이며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 몇년 동안 한국은 선수들의 국제 대회 성적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주도권을 잃어왔다. 국내 기업들의 신규 진입은 줄었고 한국에 새로 만들어지는 팀들은 중국 등 외국 자본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올해 롤드컵에서 확인한 것처럼 외국 팀들의 실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상황에 국내의 e스포츠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기에 위기감은 더욱 커진다.

2017년을 통해 확인한 한국 e스포츠의 위기는 하나의 팀, 하나의 게임사, 하나의 방송사, 하나의 조직만의 힘으로는 돌파하기 어려운 총체적인 난국의 복합체다. 주도권을 쥐기 위해 난맥상을 연출하기 보다는 다층적인 논의를 통해 업계의 중지를 모으고 중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뚫어내야 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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