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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정준 해설 위원 "e스포츠의 넘버원 조연으로 남고파"

[피플] 정준 해설 위원 "e스포츠의 넘버원 조연으로 남고파"
'오달수, 유해진, 임원희'

한 e스포츠 리그 해설 위원이 세 명의 배우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들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매번 주인공으로 서지는 못하지만 영화 스토리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좋은 연기로 주연만큼 인정 받는 배우들처럼 자신도 e스포츠에서 '명품조연'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에서 입니다.

최고의 조연이 되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큰 꿈을 가진 그는 던전앤파이터 선수 출신 해설 위원 정준입니다. 그는 현재 던전앤파이터와 카트라이더 리그 해설을 맡고 있으며 다양한 종목에서 팬들과 만나고 있는 전천후 해설 위원입니다.

카트라이더 리그의 경우 선수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박한 지식과 선수 분석 능력을 뽐내고 있는 정준 해설 위원.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해 중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데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만간 카트라이더 리그에 돌입한다며 또다시 프로 해설자 모드로 들어간 정준 해설 위원은 작년 결혼에 골인하면서 더욱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최고의 조연을 꿈 꾸는 그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피플] 정준 해설 위원 "e스포츠의 넘버원 조연으로 남고파"

◆겸손, 겸손 그리고 또 겸손
e스포츠에는 수많은 중계진들이 있지만 그들 사이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고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게다가 어렵게 자리를 잡는다 해도 리그가 영속되지 않으면 그들의 영역이 사라지기 때문에 운까지 따라줘야 합니다.

유독 주기가 짧은 e스포츠 리그에서는 꾸준히 해설 위원 자리를 지키기 무척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이가 정준 해설 위원입니다. 정 해설 위원은 던전앤파이터부터 카트라이더 리그까지 무려 8년이 넘게 자신의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자신의 잘남을 뽐낼 수도 있지만 그는 한없이 겸손합니다. 자신의 꾸준함에 대해 그는 "100% 운"이라고 스스로를 낮춥니다. 종목을 잘 만났고 주변 사람들을 잘 만난 '운'이라고 자신의 롱런 이유를 이야기 합니다.

"제가 10년 동안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던전앤파이터와 카트라이더를 즐기는 팬들 덕분이에요. 솔직히 그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없었다면 게임이든 리그든 오래 갈 수 없었겠죠. 그들이 있었기에 리그가 계속 열리고 저 역시 팬들과 해설 위원으로 계속 만나게 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해설 위원들 중 저는 진짜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게이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운만 가지고는 롱런의 비결을 설명할 수는 없겠죠. 그는 누구보다 노력하는 해설 위원입니다.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선수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좀더 풍성한 해설을 위해 선수들의 스토리를 귀 기울여 듣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발로 뛰는 해설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제가 선수출신이기 때문에 처음 적응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어요. 하지만 카트라이더는 전문가가 아니라 남들보다 두배, 세배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르는 것은 선수들에게 정말 많이 물어봤어요. 카트라이더가 스킬을 설명하는 것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지는 것들을 정확하게 짚어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 노력이 잘 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피플] 정준 해설 위원 "e스포츠의 넘버원 조연으로 남고파"

경기장에 누구보다 일찍 도착해 선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정준 해설 위원. 선수들의 근황과 습관, 선수와 선수간의 스토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이기에 그가 중계하는 리그들은 빈 공간 없이 꽉 찬 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고마운 은인 성승헌 캐스터
정준 해설 위원을 이야기 할 때 절대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카트라이더와 던전앤파이터 등 그가 메인으로 중계하는 리그마다 항상 옆을 지키는 성승헌 캐스터가 그 주인공입니다.

"성승헌 캐스터는 형님 같고 선생님 같고 아버지 같은 분이에요.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주저 없이 이야기 하고 도움 받을 수 있는 형 같기도 하고, 방향을 잡지 못했을 때 길을 알려주거나 나태해 질 때 따끔하게 질책하는 선생님이에요. 그리고 한 없이 아껴주고 편 들어 주는 아버지 같은 역할을 해주기도 하고요."

정준 해설 위원이 처음 성승헌 캐스터를 만난 것은 던전앤파이터 1차 리그였습니다. 그때 선수였던 정준 해설 위원은 성승헌 캐스터가 그저 대단한 존재로만 보였다고 합니다. 3차 리그부터 중계진에 합류한 정준 해설 위원은 성승헌 캐스터에게 많이 의지하며 해설 위원의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방송에 임하는 마인드, 발성, 중계진간의 호흡 등 기본적인 소양부터 스킬까지 제가 가진 중계의 모든 것은 성승헌 캐스터에게 배웠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방송뿐만 아니라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아요. 스승이라는 두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저에게 성승헌 캐스터는 그런 존재입니다."

그래서인지 정준 해설 위원과 성승헌 캐스터가 만나면 엄청난 입담 퍼레이드가 펼쳐집니다. 10년 동안 함께 해왔기 때문에 이제 눈빛만 봐도 서로 무슨 이야기를 할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두 사람이 없는 던전앤파이터와 카트라이더 리그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하는 팬들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저희 둘의 호흡을 팬들께서 예쁘게 봐주셔서 제가 지금까지 해설 위원이라는 직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성승헌 캐스터가 없었다면 제가 지금의 위치에 없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식적으로 감사의 인사를 표할 자리가 없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 항상 감사하고 있다고 꼭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피플] 정준 해설 위원 "e스포츠의 넘버원 조연으로 남고파"

◆"e스포츠 넘버 원 조연이고파"
그가 운이 좋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던전앤파이터나 카트라이더뿐만 아니라 오버워치, 월드 오브 탱크 등 다른 게임을 중계할 때도 누군가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차선책으로 합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기회는 운이었다 해도 그 기회를 만들고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차선책이었고 빈자리를 채우기 위함이었지만 그가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팬들과 연출진들은 다음 리그에서 그를 다시 중용합니다. 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도 결국은 그의 노력 덕분인 것이죠.

"항상 중계하는 게임들을 재미있게 즐겨요. 경기가 즐거워야 좋은 중계가 나온다는 것이 제 철학이거든요. 스스로 게임이 재미 없는데 아무리 재미있다고 외친들 과연 보는 사람이 진심을 읽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진짜 제 마음을 담아서 해설해왔어요. 그 모습이 팬들이나 관계자들에게 좋게 보였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는 확실히 e스포츠 리그의 주인공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리그 오브 레전드 등 e스포츠 주류 리그들을 중계하지는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그가 주인공이 될 확률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정준 해설 위원은 지금까지 만나 본 어떤 해설 위원보다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가 원하고 꿈 꾸는 해설 위원의 모습은 대사 한마디 하기 전에도 등장만으로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를 만드는 '오달수, 유해진' 같은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는 팬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오달수, 유해진' 같은 최고의 조연으로 남는 것이 목표입니다.

"리그가 정말 재미있고 중계할 때 정말 행복해요. 그래서 이 일을 오래하고 싶어요. 주인공도 좋겠지만 조연의 생명이 더 길잖아요(웃음). 이왕 조연 하는 것 그저 그런 조연 말고 언제 어디에서 나와도 그 장면을 잘 살려주는 조연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생각입니다."

중계할 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는 정준 해설 위원. 마지막 까지도 자신이 중계하는 종목을 사랑해 주는 게이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던 겸손한 모습에서 그의 바람대로 누구보다 오래 해설 위원 자리에 앉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지속적으로 해설 위원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던전앤파이터와 카트라이더 많이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떤 역할이 주어진다 해도 누구보다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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