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온 사절단은 넥슨 아레나를 둘러보면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e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끼리 선술집에 모여서 경기를 보는 경우는 있지만 e스포츠만을 위해 지어진 공간에 2~300여 명이 모여서 함께 중계를 보며 즐기는 모습은 스웨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스웨덴 e스포츠 연맹 회장인 알렉산더 할베리를 필두로 한 사절단 30여 명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넥슨 아레나를 직접 찾았다. 펍지 워페어 마스터즈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방문한 스웨덴 사절단들은 경기를 관전하면서 상황에 일희일비하는 팬들의 모습을 보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국회의원과 스포츠 연맹 관계자들로 구성된 스웨덴 사절단은 평창에서 열리고 있는 패럴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사절단 안에 포함된 알렉산더 할베리와 크리스 조나손 등 e스포츠 관계자들은 "e스포츠의 종주국인 한국의 시스템을 스웨덴 체육 관계자들에게 소개할 기회를 맞아 넥슨 아레나를 찾았다"고 밝혔다.
할베리 회장은 "스웨덴 e스포츠는 SK게이밍, 닌자스 인 파자마스 등 경쟁력을 가진 프로게임단으로 국제 사회에 알려져 있지만 스웨덴 e스포츠 연맹은 톱 티어 선수들이 아닌 중간 수준의 e스포츠 문화를 육성하려는 목적으로 구성됐다"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연맹은 20여 개의 지역별 대회를 개최하면서 e스포츠의 저변을 넓히는 것을 주목적으로 설립됐다. 부수적으로는 게이머들이 평등한 대우를 받으면서 선수 생활을 영위하고 수입을 안정적으로 얻으며, 프로가 됐을 경우에 계약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등 게이머들의 권익 보호에도 나서고 있다.
할베리는 "스웨덴에서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인정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1, 2년 사이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라면서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이 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시점이기에 스웨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함께 한국을 찾은 크리스 조나손은 "나는 연맹 이사회의 구성원이면서 말뫼 지역에서 e스포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라면서 "250여 명의 학생들이 방과 후에 이 곳을 찾아 게임을 즐기고 기량을 연마하고 있다. 유소년 축구팀을 연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축구나 승마처럼 학교에서 가르치는 스포츠까지는 아니지만 e스포츠를 방과후 활동에 넣는 학교가 지난 2년 동안 늘어났다"라며 e스포츠가 스웨덴 학교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맹을 어떻게 운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케이드, 롤플레잉, 보드 게임, 코스튬 플레이 등을 지원하는 스웨덴 게임 협회(SVEROK)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배분하고 있으며 지역에 있는 클럽들은 지방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비영리 조직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중앙과 지방 정부의 후원으로 유지된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8월 말뫼에서 게임 페스티벌을 개최해 관광객들에게 게임을 알리고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코스튬 플레이와 같은 행사도 열면서 관심도를 높일 계획을 갖고 있는 스웨덴 연맹은 "스웨덴에 게임과 관련된 소규모 행사장은 있지만 넥슨 아레나처럼 수백명을 수용하는 e스포츠 전용 스튜디오는 없다"라며 "이런 곳이 있으면 상시적으로 게임 페스티벌을 개최할 수 있을텐데 아쉽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2024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이 된다면 스웨덴은 어떤 성적을 낼 것이냐는 질문에 할베리 회장은 "우선 올림픽에 어떤 종목이 채택되느냐가 관건이 될텐데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배틀 그라운드, 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2와 같은 e스포츠 종목은 폭력성 때문에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종목이 선택된다면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는 스웨덴이 좋은 성과를 낼 것 같다"라고 답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사진=넥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