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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오우! MSI를 지배한 '놀 줄 아는' 원거리 딜러 '카.이.자'

LoL 챔피언 카이사(왼쪽)과 이즈리얼(가운데), 자야.
LoL 챔피언 카이사(왼쪽)과 이즈리얼(가운데), 자야.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2018에선 원거리 딜러 선수들의 '매드 무비'가 두드러지게 양산됐다. 후반 파괴력으로 적을 녹여내는 단순한 플레이가 아닌 능동적이고, 개인 기량이 한껏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본디 원거리 딜러는 '후반 캐리'의 부담감을 짊어 지고, 동료들의 케어를 받으며 성장하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MSI 2018에선 조금 달랐다. 동료들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혼자서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늘어 났다. 원거리 딜러 선수들이 챔피언 자체의 접근 및 도주기로 '공수 능란'한 면모를 보여줄 때면 '대체 어떻게 잡아'라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MSI를 원거리 딜러의 무대로 만든 챔피언은 크게 세 가지다. 카이사와 이즈리얼, 그리고 자야다. 이들은 원거리 딜러 선수들에게 '생존 기회'라는 변수를 안겨줬고, 승패 및 순위에도 꽤 영향을 미쳤다. '카.이.자' 세 챔피언은 원거리 딜러의 날개였다.

◆웬만해선 '카.이.자'를 막을 수 없다!



카이사는 대회 시작부터 'OP(Over Powered)'로 예견된 챔피언이었다. 그리고 이 평가에 걸맞게 MSI 2018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100%의 밴픽율을 기록했다. 카이사는 메인 스테이지에서도 88.4%의 밴픽율과 58.3%의 승률을 기록했다.

워낙 다재다능한 챔피언이다. 공격 스킬도 출중하고 E스킬 '고속 충전', 궁극기 '사냥본능'은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궁극기는 추격, 어그로 회피 등에 유용하게 쓰인다.



이즈리얼은 그룹 스테이지에서 가장 핫한 챔피언이었다. 대회에 한 번 이상 출전한 62개 챔피언 중 가장 높은 95.3%의 밴픽율을 기록했고, 승률 또한 68.2%로 10게임 이상 나온 챔피언 중 최고였다.

5월 11일 킹존 드래곤X의 '프레이' 김종인이 리퀴드 전 1세트에서 꺼낸 것이 시작이었다. 김종인은 소환사 주문으로 순간이동을 선택하고, 일명 '쌍여눈'이라 불리는 아이템 빌드를 완성했다. '마나무네'와 '대천사의 지팡이'를 함께 구매하는 것인데, 예상치 못한 파괴력이 경기 중후반을 갈라 놨다. LoL 내 최고의 도주기라 불리는 E스킬 '비전 이동' 또한 이즈리얼의 카이팅에 힘을 실어준다.

자야는 궁극기만으로 원거리 딜러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자야의 궁극기 '저항의 비상'은 무려 '무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스킬이다. 사거리가 짧다는 단점을 상쇄할 정도로, 피지컬에 자신 있는 선수들은 자야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카.이.자'와 MSI 순위의 상관관계
MSI 2018 그룹 스테이지에 출전한 원거리 딜러 선수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카.이.자'와의 상관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높은 성적을 거둔 팀의 선수일수록, 세 개의 챔피언을 자주, 잘 활용했다. 하위권 팀들의 챔피언 활용도는 낮았다.
RNG 'Uzi' 지안 지하오와 킹존 '프레이' 김종인의 MSI 모스트 픽.
RNG 'Uzi' 지안 지하오와 킹존 '프레이' 김종인의 MSI 모스트 픽.

대망의 우승팀 중국 로얄 네버 기브 업(이하 RNG)의 원거리 딜러 'Uzi' 지안지하오는 이즈리얼, 카이사, 자야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이즈리얼로 5전 4승, KDA 12.00을 기록했고 카이사로 3전 전승 KDA 17.99, 자야로 2승 1패 KDA 8.25를 올리며 훨훨 날아 다녔다.

지안지하오는 킹존과의 결승전에서도 이즈리얼을 세 번, 카이사를 한 번 사용해 압승을 거두었다. 네 세트에서 기록한 데스는 5번에 불과했다.

준우승을 기록한 킹존의 '프레이' 김종인도 이즈리얼, 카이사, 자야를 모스트로 활용했다. 시그니처 챔피언으로 꼽히는 이즈리얼로는 6승 1패, KDA 4.12라는 호성적을 거두었다. 카이사는 2승 1패 KDA 5.24였는데, 자야로 0승 3패 KDA 1.60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MSI 그룹 스테이지 팀 원거리 딜러들의 모스트 픽.
MSI 그룹 스테이지 팀 원거리 딜러들의 모스트 픽.

4강권으로 내려가면 '카.이.자'의 픽률이 꽤나 떨어진다. 플래시 울브즈의 원거리 딜러 'Betty' 루유헝은 그룹 스테이지에서 이즈리얼, 코그모, 카이사 순으로 활용했다. 이 중 50% 이상의 승률을 넘긴 것은 이즈리얼 정도였다.

프나틱의 'Rekkles' 마틴 라르손은 이즈리얼, 시비르, 트리스타나라는 독특한 챔피언 폭을 구축했다. 하지만 큰 효험을 보지 못했다. RNG와의 4강전에선 이즈리얼을 세 판 연속 꺼내들었으나 케이틀린이라는 카운터를 맞아 무너졌다.

북미 리퀴드의 'Doublelift' 일리앙 펭도 진, 코그모, 케이틀린으로 우회했다. 에보스 e스포츠의 'Slay' 응유엔 응고크 헝 또한 이즈리얼, 트리스타나, 바루스를 사용했다. 카이사로는 1전 1패를 기록하며 물러났다.

카.이.자와 순위의 상관관계는 꽤나 일리있는 현상이다. 카이사, 이즈리얼, 자야는 캐리력이 보장되는 챔피언이지만 다루기가 꽤나 까다롭다. 원거리 딜러 개인의 행동 반경이 넓어지는 만큼 피지컬은 물론 동료들의 지원, 합이 필수로 요구된다. 적극적인 콜과 돌발 행동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가장 잘 수행한 팀이 RNG다.

뒤집어 생각하면 결국 카.이.자는 원거리 딜러 개인의 피지컬이 훌륭하고, 호흡이 안정적인 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그리고 이런 팀은 당연하게도 성적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카.이.자'가 지배한 MSI에선 원거리 딜러의 피지컬 싸움과 팀 전체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엿볼 수 있었다. '놀 줄 아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이 새로운 메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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