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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혼돈의 시대에서 살아 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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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딜 아웃 메타'에서 3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젠지 e스포츠의 '룰러' 박재혁.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는 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EU 메타가 깨졌다'라고 할 수 있다. 톱, 정글, 미드, 원거리 딜러, 서포터로 역할군을 구분하는 운영 방식인 EU 메타는 가장 안정적인 체제로 평가 받으며 5년 이상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이 사용하는 아이템이 대거 약화되면서 굳이 체력이 약하고 사거리가 긴 챔피언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장거리 공격 챔피언들이 차지하던 자리에 야스오, 모데카이저, 블라디미르, 라이즈 등이 기용되기 시작했다. 이 챔피언들이 대부분 미드나 톱 라이너용 챔피언이었기에 그 자리는 아트록스, 신지드, 이렐리아, 문도 박사 등 또 다른 챔피언이 채웠다.

이는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롤챔스 이야기다. 유럽과 북미보다 먼저 리그를 개막한 한국이기에 이 챔피언들이 트렌드로 입지를 굳혀 갔고 다른 지역들도 이 트렌드를 따르는 듯했다.

유럽과 북미는 한국의 상상을 뛰어 넘었다. 유럽 지역에서는 고인 중의 고인이라 불렸던 하이머딩거나 등장했다. 16일 로캣을 상대한 G2 e스포츠는 원거리 딜러 자리에 하이머딩거를 배치했고 피들스틱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하단 라인전을 압도했다. 포탑을 지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하이머딩거로 포탑을 하나도 내주지 않으면서 완승을 거뒀다. 17일 스플라이스와의 경기에서 G2는 하이머딩거를 다시 가져오면서도 카이사를 선택했고 미드 라이너에게는 카이사를 원거리 딜러는 하이머딩거를 가져오면서 심리전에서 우위를 점한 뒤 승리까지 이어갔다.

북미에서는 포지션 변경이 일어났다. 에코 폭스에서 톱 라이너로 활동하던 '후니' 허승훈은 16일 열린 플라이퀘스트와의 대결에서 야스오를 들고 하단 듀오로 활약했다. 기존의 원거리 딜러인 'Altec' 조니 루는 문도 박사를 선택해 상단으로 올라갔고 허승훈은 야스오로 팀내 최다킬인 6킬을 쓸어 담으면서 승리를 이끌어냈다.

더 놀라운 상황은 17일 클러치 게이밍과의 대결에서 일어났다. 허승훈이 탈리야를 가져간 뒤 소환사 주문으로 강타를 들면서 정글러 역할을 맡은 것. 기존 정글러였던 'Dardoch' 조슈아 하트넷은 렝가를 들고 상단으로 가면서 포지션을 바꿨다. 에코 폭스는 클러치 게이밍에게 15킬이나 내줬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했고 허승훈은 탈리야로 하트넷의 렝가와 나란히 4킬씩 가져가면서 최다킬을 가져갔다.

대혼란의 시기를 맞아 게임단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원거리 공격 챔피언의 사용 여부부터 선수 기용 변화, 포지션 변경 등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미에서 허승훈을 활용해 보여준 것처럼 특정 선수의 멀티 포지션 변경까지 나왔기에 고민이 추가될 수 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절에 살아 남는 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에코 폭스가 보여준 것처럼 더욱 혼란스럽게 흔드는 것이다. 허승훈이라는 다재다능한 선수를 보유한 팀이라면 포지션까지 흔들어대면서 더 복잡한 판을 만드는 것으로 상대를 더 휘두를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젠지 e스포츠처럼 기존 체제를 고수하는 것이다. 젠지는 원거리 딜러인 '룰러' 박재혁에게 야스오나 모데카이저, 블라디미르 등 유행하는 챔피언을 시킨 적이 없다. 애쉬, 바루스, 이즈리얼 등 기존 원거리 공격 챔피언을 쥐어주면서 기존 방식을 택했고 3전 전승을 이어갔다.

어중간하게 남을 따라가다가 죽도 밥도 되지 않는 것보다는 팀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리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혼돈의 시대에 중심을 잡고 나아가는 최선의 방법은 아닐까.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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