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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엉망진창 명예의 전당 홈페이지

[기자석] 엉망진창 명예의 전당 홈페이지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e스포츠 명예의 전당 개관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임요환, 홍진호 등 과거 스타들부터 시작해 이영호, 이상혁까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e스포츠의 아이콘들이 등장해 개관식을 빛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장소에서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팀 출정식까지 함께 열리면서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명예의 전당 개관 소식이 알려지면서 자연스레 명예의 전당 인터넷 홈페이지도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사이트를 훑어본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히어로즈 부문이 오류 투성이였기 때문이다.

e스포츠 명예의 전당 헌액자는 아너스와 스타즈, 히어로즈로 나뉜다. 히어로즈는 국내외 대회에서 입상 기준을 충족한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이름을 올린 곳이다. 말 많은 대회 선정 기준은 논외로 치더라도, 선수의 아이디나 사진 등 기본적인 것조차 잘못된 정보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2014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댄디' 최인규의 아이디는 'ChRh'로 표기됐고 생년월일도 1981년으로 나왔다. 동명의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와 혼동한 것이다. 2017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이자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뽑힌 '룰러' 박재혁도 마찬가지였다.

스타크래프트2에서 활동 중인 변현우의 경우엔 아이디가 'Squitle'로 돼있었다. 이는 은퇴한 '꼬부기' 박현우의 아이디다. 성부터 다른데 이름이 같다고 대충 갖다 붙인 느낌이다. CJ 엔투스 소속으로 WCG 2013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정훈의 별명은 동명이인 프로게이머의 별명인 '맹덕엄마'로 기재돼있었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고도 기분이 좋을 리가 없을 것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치' 이재원과 '홍코노' 이대형의 경우 3년 전에나 썼던 '오레오맨', '레이버로드'라는 아이디가 정보로 등록돼있었다.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의 정보 구색을 맞추느라 넣은 별명에도 문제가 많았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김승철은 별명이 '아서스'로 돼있고,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활동하다 은퇴한 '호진' 이호진의 경우엔 별명이 '조토진'이었다. 실소가 새어나온다.

e스포츠 명예의 전당 홈페이지 관리 책임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맡고 있다. 취재 결과 명예의 전당 홈페이지는 지난해 미쎄랑이란 기업에서 제작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공개 입찰을 통해 명예의 전당 사업권을 따냈다. 콘진원 담당자는 사이트 제작 이후 검수를 거쳤다고 했지만 현재의 결과물을 놓고 봤을 땐 제대로 검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단 한 번만 제대로 살펴봤다면 이런 촌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미쎄랑이란 업체는 현재는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석] 엉망진창 명예의 전당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 사업은 올해 새로 입찰을 진행했고, 지난 4월 빅픽처인터렉티브가 새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사이트를 살펴볼 시간조차 없었다. 당장 전시관부터 문제가 많아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진행해야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e스포츠를 전혀 모르는 기업이 명예의 전당 사업을 진행한 것부터가 문제였다. 콘진원 담당자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전시관 및 홈페이지 제작 능력, 입찰 가격 등을 다각도로 봤다. e스포츠 업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어 "문제점들을 확인했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명예의 전당 측은 하루 만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히어로즈 페이지를 임시 삭제 조치했다.

최근 e스포츠 시장이 급성장한다는 소식 때문인지 곳곳에서 관련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e스포츠 명예의 전당 사업도 그중 하나다. 물론 꼭 필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들이 그 안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흘렸을 땀과 눈물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해선 안됐다. 또한 e스포츠 명예의 전당 홈페이지는 국민들의 세금을 통해 제작됐다. 허투루 쓰지 말아야한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된 검수와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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