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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막내린 히어로즈 글로벌 리그, 왜?

2018 HGC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젠지e스포츠.
2018 HGC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젠지e스포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글로벌 챔피언십이 3년만에 막을 내렸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글로벌 챔피언십(이하 HGC)은 2016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만든 통합 리그로, 총 상금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3000만 원) 규모로 시작했다. 연간 단위 계획으로 인해 기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 리그들이 폐지됐으나 국내외, 지역 단위로 대회가 열리면서 팬들과 선수들은 새로운 시스템인 HGC에 많은 기대감을 보여줬다.

이에 부응하듯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리그를 지역별로 세분화했으며 지역 리그가 종료되면 서양과 동양으로 나눠 지역별 대전을 진행했고 글로벌 챔피언십을 통해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아울러 선수들에게 연봉을 지급해 안정적인 선수생활을 도왔기에 히어로즈 팬들과 선수들, 관계자들은 매년 불거지던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히어로즈 e스포츠의 지속을 기대했다.

하지만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HGC와 히어로즈 대학리그 등 히어로즈 e스포츠 리그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회를 함께 만들어간 사람들은 리그를 향한 커뮤니티의 사랑을 알고 있지만 선수들과 팬들이 바라는 기준에 미치지 못한 채 대회를 강행하는 것보다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히어로즈의 부진한 성적에도 HGC를 출범시켜 히어로즈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리그를 중단한 이유를 분석했다.

12월 1주차 PC방 점유율 순위. 히어로즈는 스타크래프트2보다 높은 19위에 랭크되어 있다.
12월 1주차 PC방 점유율 순위. 히어로즈는 스타크래프트2보다 높은 19위에 랭크되어 있다.

◆히어로즈의 부진
근본적인 원인은 동양권에서 히어로즈라는 게임 자체가 흥행에 실패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블리자드가 2015년 프리 투 플레이 게임으로 출시한 히어로즈는 앞서 출시된 게임들의 세계관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모아놨기에 출시 전부터 전세계 블리자드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게임 출시 후 부족한 타격감과 부족한 영웅 숫자, 앞서 출시된 AOS 게임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시스템은 게이머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블리자드의 다른 게임들과 연계한 이벤트를 통해 유저를 끌어모아도 잠깐 접속자 수가 늘어날 뿐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아울러 블리자드가 출시한 오버워치가 인기를 끌자 히어로즈 리그를 진행하거나 히어로즈 팀을 운영하는 주체들이 오버워치로 눈을 돌렸고 히어로즈 시장은 빠르게 위축됐다. 이후 히어로즈 2.0 패치를 통해 서양에서는 점유율 상승에 성공했지만 동양권에서는 그다지 힘을 받지 못해 현상 유지가 전부였다.

HGC 파이널 통계 자료(출처=ESC WATCH).
HGC 파이널 통계 자료(출처=ESC WATCH).

◆중국에서의 몰락
앞서 설명했듯 히어로즈는 글로벌 흥행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는 기존에 열리고 있던 e스포츠 리그를 통폐합해 HGC라는 글로벌 리그를 출범시켜 전세계 히어로즈 팬들을 HGC로 집결시켰다.

HGC 2016은 성공적이었다. 중국에서 약 15만 명, 그 외 지역에서 8만 명의 시청자를 모았고 결승전은 257,000 명의 순간 최고 시청자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은 블리자드는 2017년 4개 지역에 각각 약 90만 달러, 국제 대회에 약 150만 달러의 상금을 제공하며 HGC의 규모를 키웠다.

중국에서 성공했다고 판단한 블리자드는 2017년 4월에 히어로즈 2.0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패치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서양권에서는 이용자들이 점차 늘어났으나 동양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HGC의 핵심 선수 육성 지역인 중국의 주요 프로게임단들이 히어로즈 팀을 해체했고, 중국의 희망이라고 불리던 이스타 게이밍이 2017년 서머 시즌을 끝으로 히어로즈 팀을 포기했다.

결국 HGC 2017 파이널은 순간 최고 시청자 19만명,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7만명의 시청자를 기록하며 2016년 보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2018년에도 큰 변화 없이 HGC를 이어갔고 결승전은 순간 최고 시청자 18만 명,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6만 4,000명으로 떨어졌다.

3년 만에 막내린 히어로즈 글로벌 리그, 왜?

◆e스포츠는 사유 재산
이번 리그 폐지 결정에 앞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히어로즈 프로게이머와 팀에 어떠한 연락이나 조정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팀 중 하나는 최근 팀 리빌딩까지 진행하며 HGC 2019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번 발표로 인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블리자드는 지난 2018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 이모탈을 공개해 이용자들에게 역풍을 맞으며 시가 총액이 4조원 가량 증발했다. 기업 경영에서 위기를 맞자 HGC를 이어가는 것이 추후 히어로즈를 통한 기업의 수익 창출과 이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리그를 폐지한 것으로 보인다.

블리자드의 판단에 의해 HGC가 폐지된 것에 대해 e스포츠가 갖고 있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수익 창출이 목적인 게임사가 해당 게임이 수익을 내지 못할 때 e스포츠 리그를 중단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 히어로즈 게이머들에게 하나의 축제로 자리잡은 HGC를 상금 규모를 조정하거나 리그 방식을 변경하려는 시도 없이 리그 폐지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바로 그 사례가 됐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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