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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포기하지 않았던 아프리카와 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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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이라 평가되던 그리핀을 연달아 잡아낸 아프리카 프릭스(위)와 젠지 e스포츠.
종목을 불문하고 장기간 시즌이 진행되는 스포츠에서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내려가는 팀들은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한다.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지는 순간부터 신인들을 대거 기용하거나 2군에 있던 선수들을 올린다. 좋은 말로 포장했을 때 리빌딩, 경험 쌓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심하게 말하면 '가비지' 게임이나 번외 경기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젠지 e스포츠와 아프리카 프릭스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7주차에서 젠지는 3승10패로 9위, 아프리카는 4승10패로 7위에 랭크됐다.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고 4, 5위권에 있는 팀들이 모두 패해야만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생기는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두 팀의 목표가 승강권 탈출로 수정될 것이며 크게 달라지는 것 없이 지금의 전력 그대로 1, 2승을 추가하는 것에 만족할 것이라 예상했다.

8주차에서 젠지와 아프리카는 대형 사고를 연달아 만들어냈다. 자타가 공인하는 '어나더레벨' 그리핀을 잡아낸 것이다. 그리핀은 7주차까지 12전 전승을 달리고 있었고 세트를 내준 것도 두 번 뿐이었다. 7주차 SK텔레콤 T1과의 3세트에서 백도어를 통해 승리할 정도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누가 봐도 하위권 팀에게는 지지 않을 전력이었다.

젠지와 아프리카는 8주차에서 그리핀을 연달아 잡아냈다. 14일 그리핀을 상대한 젠지는 톱 라이너 '큐베' 이성진이 한 번도 쓰지 않았던 니코를,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은 거의 꺼내지 않았던 베인으로 1, 2세트를 내리 따냈다. 스타일이 고정되어 변화가 부족하다고 비판 받았던 젠지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신선한 조합으로 승리하면서 그리핀에게 스프링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16일 아프리카 프릭스도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7주차에서 '썬' 김태양, '에이밍' 김하람, '젤리' 손호경을 주전으로 내세워 kt 롤스터를 격파한 바 있는 아프리카는 그리핀을 상대로도 이 라인업을 출전시켰다. 1세트에서 '기인' 김기인이 아트록스로 원맨쇼를 펼치면서 승리한 아프리카는 2세트에서 킬 스코어 7대18로 완패하며 한계를 드러내는 듯했다. 3세트에서도 그리핀에게 연달아 킬을 내주면서 10킬 이상 뒤처졌던 아프리카는 경기를 길게 끌고 갔고 김하람의 루시안이 마지막 전투에서 맹활약하면서 킬 스코어에서는 18대24로 뒤처졌지만 넥서스를 먼저 파괴하면서 그리핀에게 연패를 선사했다.

젠지와 아프리카의 승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도 두 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상대가 ESPN이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고 하더라도 2018년 한국 대표로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한 팀이라는 저력을 보여줬다.

변화하고 발전하려는 의지도 느껴졌다. 새로운 메타가 유행하더라도 스타일을 변화하지 않고 고유한 스타일로 이기려고 했던 젠지는 니코와 베인이라는 새로운 챔피언을 발굴했다. 스프링 시즌 내내 로스터에 등록된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면서 실험을 해왔던 아프리카는 새로운 조합을 찾아내면서 승리를 위한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남아 있는 스프링 시즌 경기를 통해 젠지와 아프리카가 더욱 성장, 발전한다면 서머에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또 한 번 월드 챔피언십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오자 수정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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