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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온가족이 함께한 보물찾기 축제…더보라77 현장을 가다

더보라77을 진행하고 있는 온상민 해설 위원(왼쪽)과 성승헌 캐스터.
더보라77을 진행하고 있는 온상민 해설 위원(왼쪽)과 성승헌 캐스터.
자녀가 있는 부모는 5월이 되면 머리가 아파온다. 이번에는 어떤 이벤트로 아이를 만족시킬지 고민이 시작된다. 으레 **랜드나 **월드 등 놀이 동산을 떠올리지만 인파 속에서 놀이 기구 하나 제대로 타지 못할 것을 생각하면 선뜻 내키지 않는다.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꾸역꾸역 발걸음을 옮기지만 무겁기 그지 없다. 입장부터 긴 줄을 서야 하고 들어가고 나서는 따가운 햇살 속에서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간신히 기구에 몸을 실을 수 있다. 아이는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하고 부모의 혈압도 같이 오른다. 7~8시간 시달리다 보면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아이도, 어른도 초죽음이다. 어린이날인 5일 대부분의 가정이 겪는 상황이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강 공원 고수부지에서는 어린이날을 맞이한 가족들이 짧고 굵게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열렸다. 더보물라이브77(이하 더보라77)이라는 행사다.

7080 세대에게 보물찾기는 소풍이나 수학여행 등 특별한 날 열리는 빅 이벤트였다. 선생님들이 특별한 장소에 종이를 숨기면 학생들은 곳곳을 샅샅이 뒤진다. 친구끼리 경쟁하고 또는 협동하면서 보물을 찾다 보면 한두 시간은 '순삭'이다. 선생님이 힌트라도 줄까 졸졸 따라다니기도 하고 먼 곳에 '대박'이 있을 것 같아 발에 땀나게 뛰어가서 수색을 시작하기도 한다.

더보라77은 21세기형 보물찾기다. 유튜브와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생방송 플랫폼을 켜고 특정 장소를 수색하다 보면 진행자들이 힌트를 준다. 한 손에는 휴대 전화를 들고 귀로는 진행자들의 힌드를 들으면서 근방을 뒤지다 보면 보물을 찾을 수 있다. 행사는 77분 동안만 진행된다.

5일 열린 '어른이날' 특집 더보라77에는 e스포츠 중계진으로 유명한 성승헌 캐스터와 온상민 해설 위원이 보물찾기 도우미로 나섰다.

행사 개시를 알리고 있는 진행자들.
행사 개시를 알리고 있는 진행자들.

◆장동민-돈스파이크 조합?
성승헌 캐스터와 온상민 해설 위원은 행사 1시간 전인 오후 2시부터 여의도 한강 고수부지에 등장했다. 자기들도 보물의 위치를 모른다면서 참가자들의 사전 취조(?)에 불응(?)한 이들은 뜬금 없는 사인 공세를 받았다. 한 여성이 다가와 성승헌 캐스터에게 "장동민 씨죠? 사인 좀 해주세요"라는 말을 들은 성 캐스터는 "제가 며칠 전에 그분과 행사를 진행하긴 했지만 닮았다는 말은 처음이네요"라면서 능구렁이처럼 넘어갔고 옆에 있던 온 해설 위원은 "'성캐'가 장동민이면 전 돈스파이크네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산더미처럼 쌓인 이벤트 상품들.
산더미처럼 쌓인 이벤트 상품들.

행사 시작 20분 전 공식 방송이 시작되자 진행자들이 목소리가 커졌다. 잔뜩 쌓아 올린 선물더미 뒤에 자리한 두 사람은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 크기의 '보물'을 들어 올리며 "'어른이날' 특집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40분 동안만 열리니까 3시 40분이 되면 이 곳으로 오셔서 보물과 선물을 교환하시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보물은 멀리 있지 않고 근방 200m 안에 있으니 유튜브 '유쿨렐레' 채널 구독하고 참가하세요"라며 독려했다.

그리고 3시 2분 '수색'이 시작됐다.

◆꼭꼭 숨었니? 머리카락도 안 보이네
학창 시절에도 보물찾기에 소질이 없었던 기자는 2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는 뭔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안고 행사에 참가했다. 혼자 힘으로는 수확을 거두기 어려울 것 같아 10살 짜리 딸도 동참했다.

'I·SEOUL·U' 조형물의 위쪽도 찾아봤지만 보물은 없었다.
'I·SEOUL·U' 조형물의 위쪽도 찾아봤지만 보물은 없었다.

'I·SEOUL·U'라는 조형물부터 찾기 시작했다. 앞쪽은 먼저 수색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아래쪽과 위쪽을 노렸지만 없었다. 가까운 곳에 있다는 진행자들의 설명을 철썩같이 믿은 기자는 나뭇가지 사이사이를 뒤졌고 의자 밑도 찾아봤지만 먼지만 잔뜩 먹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쓰레기통 근처도 훑었지만 음식물 쓰레기 냄새만 맡았다. 같이 다니던 딸이 "아빠, 거기에는 나라도 안 숨길 것 같아"라면서 만류했지만 "허를 찌르는 곳에 보물이 있기 마련"이라고 우기면서 소질 없는 탐정짓을 계속했지만 허탕이었다.

나뭇가지(왼쪽)와 의자 아래도 수색의 대상이었으나 보물은 없었다.
나뭇가지(왼쪽)와 의자 아래도 수색의 대상이었으나 보물은 없었다.

쓰레기통도 뒤졌지만 역시나 없었다.
쓰레기통도 뒤졌지만 역시나 없었다.

기자와 비슷한 곳을 돌아다니던 한 참가자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진행자들의 힌트를 듣고 어디론가 달려갔다. 휴대전화의 배터리가 부족해 생방송을 보지 못하고 있던 기자는 어부지리라도 얻을까 따라갔고 근처 조형물을 함께 찾아봤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

생방송을 볼 상황이 되지 않았기에 기자는 '꼼수'를 썼다. 진행자들을 따라가기 시작한 것. 성승헌, 온상민이 어디에 있나 찾아다닌 기자는 3분 만에 그들을 찾았고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하지만 진행자들은 "저희와 떨어져 다니는 게 보물을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라면서 "생방송을 보셔야만 찾을 수 있고 지금까지 찾으신 분들도 방송 보고 찾았다는 제보가 많다"라고 했다.

40분 동안 여의도 한강 공원을 돌아다녔지만 보물의 형태도 보지 못한 기자는 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연발해야 했다. 배터리가 부족한 휴대 전화를 탓하기도 해봤지만 20년 전에도 부족했던 보물찾기 능력은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모자랐다.

어린이날 딸에게 상품을 하나라도 선물하기 위해 기자가 택한 방법은 가위바위보였다.
어린이날 딸에게 상품을 하나라도 선물하기 위해 기자가 택한 방법은 가위바위보였다.

◆가위바위보로 승부수
약속된 40분의 보물찾기 시간이 끝나고 빈 손으로 터덜터덜 돌아온 기자는 스페셜 스테이지에 올인했다. 50개가 넘는 보물을 모두 찾았을 리 없다는 일말의 희망을 갖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추첨에 참가한 것.

더보라77 제작진은 '어른이날' 특집을 맞아 300만 원 상당의 선물을 준비했다. 최신형 게이밍 모니터를 비롯해 에어프라이어, 헤어드라이어, 키보드, 헤드셋, 전동 칫솔 등 어른들의 생활에 필요한 물품은 물론,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장난감, 인형 등을 준비했다.

엄청난 상품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엄청난 상품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어머니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가정 용품들에게 큰 관심이 쏟아졌다.
어머니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가정 용품들에게 큰 관심이 쏟아졌다.

스페셜 스테이지가 시작되기 전 보물 교환이 시작됐다. 선물에 붙어 있는 번호를 부르면 해당 번호의 보물을 찾은 사람이 나와서 교환하기 시작했다.

기자 주위에는 능력자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었다. 한 참가자는 5개의 번호를 갖고 있었는데 꽝이라고 표기된 2개를 버리고 남은 것이 5개라 했다. 비법을 물었더니 "생방송을 보면서 진행자들이 알려준 곳을 찾았더니 대거 획득할 수 있었다"고 알려줬다.

능력자들1.
능력자들1.

진행자들이 연신 번호를 불렀지만 매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20여 개의 선물이 보물 번호와 맞아 떨어지면서 주인을 찾았지만 남아 있는 선물은 여전히 산더미였다.

빈 손으로 갈 수는 없다는 결연함을 담아 스페셜 스테이지에 임했다. 진행자들은 행사 참가를 위해 멀리서 온 사람을 찾기 시작했고 기자는 집이 위치한 '경기도 수원'을 외쳤다. 반대편에 용인에서 왔다는 참가자가 나오면서 가위바위보로 단판 승부를 벌였다. 두 번의 타이 브레이크 끝에 기자가 승리하면서 소꿉 놀이 세트와 공룡 장난감, 프라이팬을 얻었고 득의양양 딸에게 자랑했다. 아빠가 드디어 해냈다!

능력자들2.
능력자들2.

'득템'했기에 더 이상 스페셜 스테이지에 참가하지는 않았다. 취재를 접으려는 찰나 기자의 눈에 선물을 탑처럼 쌓은 가족이 눈에 띄었다. 더보라77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들이 모두 참가했다는 이들은 참가자 가운데 가장 많은 선물을 획득했다. 쌓여 있는 선물만 저 정도였고 아이들의 손에도 이미 기호에 맞는 아이템들이 들려 있었다. 이 가족의 비법 또한 생방송 시청이었다.

'21세기형 보물찾기에 참가할 때에는 그들의 룰을 따랐어야 하는데 나는 20세기형 인간이었어'라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함께하면 더 즐겁다
더보라77에서 좋은 성과를 낸 참가자들은 생중계를 보면서 힌트를 찾고 가족 단위로 나선 경우가 많았다. 5장 넘게 보물을 찾은 참가자들의 비결이었다. 지난 주 성승헌 캐스터 대신 일일 진행을 맡았던 방송인 이지인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지난 주에는 100만 원 상금을 걸고 보물 찾기를 했는데 여럿이 조를 짜서 다니는 분들이 성과를 냈다고 했다. 이지인은 "77분이라는 시간 동안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기에 이번 주에는 참가자로 나섰다"라면서 "더 많은 분들이 참가하는 이벤트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더보라77을 기획한 VSPN 코리아 이재진 대표는 "'어른이날 특집'으로 준비한 행사이지만 온가족이 함께 나와 보물을 찾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고 프로그램을 만든 보람을 느낀다"라면서 "신촌, 강남에서 행사를 열었고 지난 주에는 연남동에서 보물 찾기를 진행했는데 앞으로도 매주 이벤트를 열 계획이니 많은 참가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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