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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열쇠 12화

신의 열쇠 12화
[데일리게임]

12화

5. 태백산(1)

“이제 도착했네.”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3시간 20분 정도를 가면 강원도 태백시의 태백역에 도착할 수 있다.

그 태백역에서 내려 역사에서 나와서는 100m 정도만 정면으로 걸어가면 붉은색의 태백 버스 터미널이 나온다.

강일은 터미널의 정면에 있는 기사 식당으로 들어가서는 순두부찌개 하나를 시켰다.

“맛있게 드세요.”

“예! 감사합니다.”

등산을 하려면 꽤나 든든하게 먹어야만 했다.

특히나 대모산에서 그토록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는 강일로서는 또다시 길을 잃고 헤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기에 강일은 태백산으로 들어가기 전에 든든하게 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강일은 태백 버스 터미널의 붉은 벽돌 건물로 들어갔다.

“이렇게 혼자 여행을 온 기억이 언제인지 모르겠네.”

너무나도 여유 없이 살다 보니 이렇게 멀리까지 온 기억이 아득한 강일이었다.

비록 평일 낮이었지만 강일처럼 관광객들도 제법 보이고 있었다.

매표소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을 보며 줄을 선 강일은 오래지 않아 자신의 차례가 되자 목적지를 말했다.

“태백산 도립 공원이요.”

“일반 1,200원 좌석 1,500원입니다.”

사무적인 목소리의 여직원에 강일은 일반 좌석을 끊었다.

고작 300원 차이였지만 그렇게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었다.

태백산 매표소가 있는 당골로 가는 버스는 배차 간격이 50분마다 있었다.

그나마 일반 버스는 11시 30분에 출발이었고 강일은 곧 출발을 하는 버스에 허겁지겁 정류장에 서 있는 시내버스에 올라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기에 늦게 탑승을 한 강일의 앉을 자리는 없었다.

“얼마나 걸리지?”

강일은 당골의 태백산도립공원 매표소까지 얼마나 걸릴까 하는 생각을 하며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했다.

“윽! 40분이나 걸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걸리는 것에 당황하기는 했지만 이미 문이 닫히며 출발을 하는 버스에 다시 좌석 버스로 갈아탈 수는 없었다.

“후우! 어쩔 수 없지.”

나중에 자리가 나면 앉아 갈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대부분 등산복 차림인 것에 강일과 목적지가 대부분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포기한 채로 자신의 튼튼한 다리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태백시를 벗어나 양 옆으로 산이 보이는 도로를 달리기 시작하자 강일은 왠지 모르게 흥겨워졌다.

비록 하백의 임무 때문에 온 곳이었지만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지고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복잡하고 삭막한 서울이 아닌 한가로운 느낌마저 주는 산행에 마음이 풀어졌다.

끼익!

버스가 태백산 도립공원의 당골 매표소 주차장에 멈추자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버스에서 내렸다.

어차피 종점이자 강일의 목적지이기도 했기에 강일도 그런 사람들을 따라 버스에서 내렸다.

강일은 등산복은 아닌 일반 청바지에 티 하나를 입고 있었다.

가방도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등산 가방이 아닌 학교 다닐 때 매고 다니던 일반 가방이었다.

그런 강일을 힐끔힐끔 사람들이 바라보았지만 강일은 그런 사람들을 애써 무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처지가 다르다는 것이 가슴이 아련해져 왔다.

사람들은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서는 태백산 안으로 들어갔지만 강일은 태백산이 목적지가 아니었다.

“당골 계곡에서 석상을 찾아야 하는데 당골 계곡이 어디지?”

매표소 앞의 안내 지도를 바라보며 당골 계곡을 찾아보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았다.

그리고 강일은 꽤나 당황해야만 했다.

“3km나 돼?”

태백산 중턱에서 발원한 물이 여러 골짜기들의 물들과 합쳐져 문곡 소도동 쪽으로 3km에 걸쳐 흐르는 계곡이었다.

꽤나 길게 이어져 있는 계곡이었지만 그다지 큰 규모의 계곡은 아니었다.

하지만 태백산 정상에서부터 시작되어 태백산 아래의 인가까지 주욱 이어져 있기에 혼자 수색을 하기가 만만한 곳은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등산로가 잘 구성되어 있었기에 3시간 정도라면 태백산 정상까지 올라가기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었다.

“유명 등산로라 석상 같은 것이 있다면 사람들의 눈에 안 보일 일은 없을 텐데.”

당골 계곡을 통해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을 터였다.

그들 중에는 수석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터이니 석상과 같은 특이한 돌을 발견하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강일은 일반적인 장소에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후우! 일단은 정상까지 올라가 보자. 그리고 난 뒤에 계곡을 따라 천천히 수색을 해 봐야지.”

강일은 결국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서는 등산로를 따라 태백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태백산은 한반도의 허리인 태백산맥의 주봉이자 모산(母山)으로 이 태백산맥에서 소백산맥이 갈라져 나오는 두 개의 산맥을 품고 있는 산이었다.

흰 모래와 자갈이 쌓여 마치 눈이 덮인 것 같다고 해서 태백산이라고 불렀다고도 하며 ‘크고 밝은 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강일은 청아한 공기를 품고 있는 태백산맥의 등산로를 통해 한 걸음, 한 걸음 태백산의 천제단으로 올랐다.

“후우! 제단인가?”

산의 정상 부분에 자연석으로 제단이 쌓여 있었다.

신라 시대 때부터 태백산은 신이 살고 있는 산으로 여겨져 제의를 행해왔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었다.

지금도 매년 10월 3일 날 개천절에 제의를 행하는 장소로 천왕제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아! 여기가 천제단이구나. 여기서도 개천절 제사를 지내네. 강화도 마니산에서만 하는 줄 알았는데…….”

강일은 자신이 역사에 대한 지식이 참 없다는 생각을 하며 안내 표지판을 보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천제단에서는 등산객들도 기도를 올리고 있었기에 강일도 엉거주춤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는 두 손을 모르고서는 기도를 했다.

그렇게 잠시 숨을 돌리며 천제단을 구경하던 강일은 태백산의 장군봉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천연화의 기운 덕분에 다른 이들보다 피로를 덜 느끼는 강일이었지만 어느덧 면 티는 강일의 땀으로 흥건해지고 있었다.

천제단에서 장군봉까지는 오 분 정도면 도착할 만큼 가까웠다.

“하아! 여기가 정상이구나. 후우!”

장군봉에서 바라보는 태백산은 꽤나 장관이었다.

물론 눈 덮인 겨울 설산의 태백산이 아름다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답답하게 막힌 가슴을 시원스럽게 뚫어 줄만한 경치였다.

“야호!”

“야호오!”

다른 등산객들도 한국인들이 으레 하는 소리를 내지르며 정상 정복의 성취감을 맛보고 있었다.

만년설이 뒤덮여 있는 설산의 산사태를 걱정할 필요 없는 대한민국의 산이었기에 다들 고함을 내지르는 것이었다.

강일도 그런 사람들 사이에게 큰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야아아아아!”

목구멍에 걸린 답답함이 한 번의 내지름으로는 터져 나오지 않았다.

한민족의 특유의 병이라는 화병을 강일도 앓고 있었다.

아니, 강일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이라면 모두가 약간씩이나마 화병을 가지고 있을 터였다.

어쩌면 그렇기에 산에 오르면 악을 쓰 듯이 고함을 지르는 것일지도 몰랐다.

“아아아아아!”

전염이 되듯이 한 사람이 용기를 내서 고함을 내지르자 다른 등산객들도 고함을 질렀다.

도시에서라면 미친놈 보듯이 했겠지만 모든 것을 다 품에 안아 줄 듯한 거대한 산은 괜찮을 것만 같았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강일은 조금 숨통이 트이는 느낌에 눈을 감고 산 정상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땀을 씻었다.

“좋다.”

“저기!”

스트레스가 조금 풀리는 기분을 느끼던 강일은 한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사진 좀 찍어 달라는 것에 다시 스트레스가 받았다.

‘제길! 하여간 커플들은…….’

셀카봉도 안 가져 온 연인들의 닭살 행각에 인상이 찡그려졌지만 애써 웃으며 사진을 찍어 준 강일은 본격적으로 석상을 탐색하기로 했다.

“그런데 계곡이?”

산의 정상에서 계곡을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전문가도 아닌 일반인이 계곡의 물줄기의 시작점을 찾을 수 있을 리도 없었다.

강일은 강군봉 인근을 둘러보다가 인터넷으로 당골 계곡이 망경사 용왕각에서 발원을 한다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다시 등산로를 돌아 나와 망경사 쪽으로 걸어 내려갔다.

망경사로 내려간 강일은 용정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샘물을 볼 수 있었다.

“아! 여기인가?”

등산객들 모두 용정의 물을 마시며 주변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강일도 용저의 시원한 물을 한 모금 마시고서는 용정의 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눈으로 찾아보았다.

하지만 산속으로 파고들어가는 용정의 샘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내심 실망을 했지만 처음부터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물이 흘러가는 계곡을 볼 수 있었다.

“아! 다행이다.”

굽이굽이 물길이 흘러가는 당골 계곡의 시작을 찾은 강일은 주변의 눈치를 보고서는 계곡 가까이로 다가갔다.

하지만 이내 그 계곡에서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석상을 찾아내는 것에서 암담함을 느껴야만 했다.

“결국 그냥 다 찾아다녀야 하는 건가?”

결국 계곡을 따라 돌들을 들춰 보면서 계곡을 내려가기 시작하는 강일이었다.

“저 사람 뭐하는 거야?”

“글쎄! 수석이라도 찾나? 찾아도 못 가지고 내려 갈 텐데.”

그런 강일의 모습에 등산객들은 황당해했지만 강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에게야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았지만 강일에게 있어서는 목숨이 걸린 일이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수색을 하며 내려가기 시작하자 간간이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들어가기도 하면서 수색은 점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그나마 석상이라고 지칭되어 있었으니 일반적인 돌들은 절대 아닐 터였다.

쏴아아아!

계곡 물이 흐르며 만들어진 하얀 포말에 보이지 않는 곳은 직접 손을 집어넣어서 돌인지 석상인지를 확인했다.

그때문에 신발과 바지의 밑단은 물에 젖었지만 강일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등산과 함께 미끄러운 계곡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석상 같은 돌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니었다.

피로감을 덜 느끼는 강일조차도 엄청난 체력 소모에 오래지 않아 기진맥진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아! 하아!”

하얀 바위 위에 누워서는 숨을 몰아쉬며 눈을 감은 강일은 차가운 바위의 느낌에 시원함을 느꼈다.

더욱이 불어오는 계곡 바람은 조금은 추운 듯했지만 지친 강일을 달래 주고 있었다.

“조금만 쉬었다 하자.”

그렇게 강일은 잠시 쉬자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잠을 잘 생각은 사실 없었다.

어느덧 5시가 넘어가고 있었고 산속은 산 아래에 비해 빨리 해가 떨어진다.

본래라면 다른 등산객들과 같이 산을 내려가고 있어야 할 시간이었다.

물론 강일의 가방에는 야영까지 할 각오로 필요한 물품들이 간단하게나마 들어 있었다.

그래도 한밤중에 수색을 할 수는 없었기에 해가 지기 전에 최대한 수색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피로했던 것인지 강일은 해가 다 지도록 눈을 뜨지 않았다.

박천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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