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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STAR] 샌드박스 '온플릭' 김장겸, 2020 더 높은 비상을 꿈꾸다

[LoL STAR] 샌드박스 '온플릭' 김장겸, 2020 더 높은 비상을 꿈꾸다
2019년은 LCK에 혜성 같은 정글러들이 쏟아졌던 시기였습니다. 원래 LCK에서 활약했던 선수가 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했고 해외나 챌린저스에서 LCK로 옮겨온 선수가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추후 LCK를 책임질 정글러로 떠오르기도 했죠.

샌드박스 게이밍의 '온플릭' 김장겸 선수는 이 목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입니다. 2018년 서머 시즌 챌린저스 코리아 무대에서 처음 LoL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김장겸 선수는 곧바로 다음 해인 2019년 폭발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팀의 돌풍을 견인했습니다.

김장겸 선수의 시선은 한 해의 돌풍에 머물러있지 않았습니다. 담담한 말투 속에 담긴 뜨거운 열의는 소환사의 협곡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꼭 빼닮아 있었죠. 2019년의 성공을 받아들이고 실패의 아픔을 이겨낸 김장겸 선수는 2020년 더 높이 날아오를 그와 샌드박스의 모습을 그려보게 했습니다.

새해를 앞둔 지난 12월, 경기장을 떠나 카페에서 만난 김장겸 선수는 특유의 말투로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려줬습니다. 착한 아들, 착실한 학생이자 행정학도였던 김장겸 선수가 어떻게 그 길과 전혀 달라보이는 프로게이머의 세계에 뛰어들게 됐을까요? 또, 그가 바라보는 프로의 길 끝에는 어떤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김장겸 선수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프로게이머, 후회하고 싶지 않아 시작한 도전

올해의 LCK를 지켜본 많은 팬 분들이 김장겸 선수의 경기를 보며 '저런 선수가 어디 있다 나왔지'를 물어봤을 것입니다. 챌린저스 경력이 다인 신예 선수가 눈부신 실력으로 단숨에 주목을 모았으니까요. 어떻게 프로게이머가 됐냐고 묻자 김장겸 선수는 웃으며 자신이 처음 LoL을 시작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제가 LoL을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때쯤이었어요. 고등학교 올라가고 본격적으로 랭크 게임을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골드가 나왔어요. 그 때는 골드가 나름 위상이 좀 있는 그런 시기였거든요. 그래서 반 친구들에게 '골드 형님' 지나간다는 소리를 들었죠. 제 입장에서는 그냥 했는데 바로 그렇게 된 거고 딱히 어렵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내가 약간 재능이 있나?'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에 대한 김장겸 선수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랭크 게임에 집중하자 티어는 단숨에 다이아1까지 오르며 재능을 보여줬죠. 하지만 학업에 집중하길 바라시는 부모님 아래서 챌린저 문턱까지 올려뒀던 랭크는 시험기간이 되면 휴면 강등되고를 거듭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평범하게 대학교에 진학한 김장겸 선수였지만 결국 운명처럼 프로게이머의 길을 가게 됐습니다.

"대학에 진학해서 1학년을 다니면서 PC방 아르바이트를 몇 달 했어요. 그런데 손님들이 자리에서 LCK를 보고 있더라고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등학교 때 잘 했었으니까 이걸 계속 했으면 내가 저 자리에 있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2학년 되고 휴학을 한 다음에 본격적으로 솔로 랭크를 열심히 하고 하다 보니 프로게이머를 하게 됐죠."

공무원이신 김장겸 선수의 부모님은 게임에 대해 평범한 부모님들의 시각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고, 게임은 노는 것이라는 입장이셨죠. 김장겸 선수는 고등학생 때를 이야기하며 게임하는 걸 싫어하시던 부모님께 컴퓨터를 압수당한 적도 있다며 웃었습니다. 부모님께 말대꾸도 하지 않던 착한 아들은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위해서 처음으로 부모님께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말했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제가 그랬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래가지고 이랬던 적이 없었던 애인데 이렇게 말할 정도구나 하는 생각이 드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김장겸 선수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이어가던 학업을 멈추고, 생전 안 하던 반항(?)까지 하면서 도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많은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연습생이나 프로 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망설여질 만도 했죠. 김장겸 선수는 많이 고민하기도 했지만 여기서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일념이 등을 밀어줬다고 했습니다.

"제 스스로가 일단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LCK를 보면서 저 자리에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되게 강하게 들더라고요. 그 때는 아무래도 잘 할 거라는 확신보다는 이걸 안 해보면 나중에 되게 후회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물론 좀 늦게 시작한 부분도 있지만 시작하지 않으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서, 늦었지만 그래도 시작을 해보자고 생각했죠."

[LoL STAR] 샌드박스 '온플릭' 김장겸, 2020 더 높은 비상을 꿈꾸다


◆실패하며 배운 2019년

그렇게 김장겸 선수는 샌드박스 게이밍의 전신, 배틀코믹스에서 처음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샌드박스가 한 시즌 만에 무서운 위상 변화를 겪게 되어서 일까요, 어쩐지 수년 전처럼 느껴지는 당시를 회상하는 김장겸 선수의 말에서는 그 때의 벅참이 전해졌습니다.

“제가 지금은 선수 생활하면서 성격이 좀 바뀐 것 같은데 처음 배틀코믹스에 들어갔을 때는 낯을 정말 많이 가렸어요. 그래서 되게 오랫동안 쉽게 말 못 걸고 그랬었는데 그런 것도 다 지금은 추억이네요. 챌린저스지만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는 게 되게 기뻤어요. 열심히 하면 LCK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죠."

그리고 샌드박스가 2018년 승강전을 돌파하며 김장겸 선수는 꿈에 그리던 LCK 무대를 밟게 됐습니다. 이제는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스프링 시즌 누구도 샌드박스의 선전을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승격 동기인 담원 게이밍의 전력에 높은 평가가 주어진데 반해 샌드박스는 강등권으로 짐작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김장겸 선수는 이런 평가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연습에서 보여준 팀의 전력을 믿었기에 스프링 시즌 보여줬던 모래폭풍은 물론 그 이상을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배틀코믹스를 시즌 막판에 들어갔기 때문에 기존의 배틀코믹스라는 팀에 대한 평가가 별로 안 와 닿았어요. 팬 분들이나 외부 분들은 연습 경기 성적 같은 건 보통 모르니까 기존에 프레임대로 예측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저는 실제로 연습 경기를 해보니까 승률이 괜찮아서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사실 연습 경기 성적이 되게 좋아서 '이거 이러다 결승 갈 수도 있겠는데?' 그런 생각도 했었어요(웃음). 그래서 성적이 나올 때도 그냥 연습 경기대로 되는 것 같기도 했고요. 물론 주변에서는 난리였는데 제 입장에서는 별로 놀랍지는 않았죠."

정규시즌 돌풍에 비해 샌드박스의 포스트시즌은 아쉽게 마무리됐습니다. 스프링 시즌은 와일드 카드 전에서 발걸음을 멈춰야했고 서머 시즌 역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김장겸 선수는 포스트시즌 지난 한 해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 꼽았습니다. 포스트시즌의 아픔은 김장겸 선수를 흔들기도 했지만 결국 이를 이겨내고 얻은 교훈은 '더 잘하자'라는 교과서적인 교훈이었죠.

"플레이오프를 마치고서는 솔직히 누가 누구를 다독일 여유가 없었어요. 그냥 시간이 약이라고 며칠 동안 침울할 수밖에 없었죠. 휴가를 받아 집에 가서 부모님 만나고, 맛있는 것 먹고, 그러다가 다른 게임도 하면서 LoL을 살짝만 잊고 즐거운 것만 생각하려 했어요.

물론 그럼에도 잠자리에 들면 이런 저런 생각하다 결국엔 플레이오프 경기, 그 때 그 상황으로 돌아가서 '그 때 더 잘했으면'으로 귀결되긴 하는데 그래도 뭐 딱히 방법은 없죠. 다음에 더 잘해야 된다고 스스로 상기시킬 뿐이에요."

김장겸 선수는 좋은 일도, 아쉬움도 많았던 지난 한 해를 "실패하면서 배운 해"라고 평가했습니다. 두 번의 포스트시즌, 롤드컵 선발전……. 여러 실패들을 아쉬움으로 남겨두지 않고 실패에서 배우고 더 나아가고자 하는 김장겸 선수의 말은 2020년의 샌드박스, 김장겸 선수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2019 시즌은 실패하면서 배운 느낌이었죠. 스프링 때도 그랬고 서머 때도 그랬고요. 끝 부분이 아쉬웠기 때문에 이제 확실히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제 다음 시즌에는 그 부분을 확실히 고쳐서 좀 더 완성된 팀, 좀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아무래도 평가가 강등권이라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에 그래서 더 반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물론 외부에서 보기에는 '강등권이 이정도?'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이 정도밖에 안되나?'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무래도 실제로 하면서 저희 팀이 다들 잘한다고 생각해서 잘할 거라 생각했는데 좀 아쉬웠어요."

[LoL STAR] 샌드박스 '온플릭' 김장겸, 2020 더 높은 비상을 꿈꾸다


◆"최고의 정글러로 기억되고 싶어요"

2020년을 앞두고 샌드박스는 리빌딩을 진행했습니다.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를 영입하며 하체에 변화를 줬고 다양한 코치진이 합류했습니다. 샌드박스는 지난 KeSPA컵 8강 경기에서 더욱 탄탄해진 전력을 뽐낸 바 있는데요, KeSPA컵을 앞두고 만난 김장겸 선수는 새로운 팀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물어봤습니다.

"‘루트' 문검수 선수와 '레오' 한겨레 선수, '고릴라' 강범현 선수와 '페이트' 유수혁 선수가 들어왔는데 일단 다 재미있어요. 특히 강범현 선수는 한 번 어디선가 '현실 서포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실제로 생활에서 너무 잘 챙겨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좀 놀랍고 재미도 있고 해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코치님들도 전에 담원에 있으셨던 '모닝' 송창근 코치님이랑 스타 하시던 정명훈 코치님, 그리고 CJ 출신이신 '코코' 신진영 코치님이 오셨는데 세 분 다 좀 성격이 다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성격이 다르면 이제 어느 쪽에서 못 챙겨준 걸 다른 쪽에서 챙겨줄 수 있고 하니 좀 시너지가 잘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제 샌드박스는 지난해처럼 강등이 점쳐지는 팀이 아닙니다. 물론 여전히 샌드박스를 바라보는 의구심 넘치는 시선도, 우려의 시선도 많지만 한 차례 돌풍을 일으켰던 샌드박스를 향한 기대감 역시도 반짝이고 있죠. 이제는 누구도 샌드박스를 손쉽게 약팀으로 분류하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김장겸 선수 역시 새해에는 더 높은 곳을 향했습니다.

"다음 시즌 목표는 당연히 결승 진출, 롤드컵 진출이죠. 이제는 샌드박스가 안심되는 팀이 아니라 진정한 강팀, 만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오히려 최선을 다해야만 간신히 이길 수 있겠다고 이렇게 인식되는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목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프로게이머로서는 당연히 결승 진출해서 국제 대회 나가서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게 새해 목표"라고 밝힌 김장겸 선수는 "게임 외적인 부분은 딱히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라는 말로 지금은 게임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 시즌만으로 충분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장겸 선수는 차세대 '세최정(세계 최고의 정글러)' 후보로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김장겸 선수는 강렬한 포부로 앞으로도 그가 걸어갈 길을 지켜보게 만들었습니다.

"프로게이머로서의 목표는 LoL 판에서 계속 잊히지 않는 선수가 되는 거예요. 계속 회자되는 선수였으면 해요. 먼 훗날 팬들이 저를 돌아봤을 때 최고의 선수로 기억되고 싶네요. '스코어' 고동빈 선수가 위대한 정글러라는 칭호가 있는데 저는 최고의 정글러라는 칭호를 받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인터뷰 자리를 빌려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김장겸 선수는 "당연히 팬 분들에게 말씀을 드려야죠"라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좋은 환경을 제공해준 대표님에 대한 감사도 물론 잊지 않았죠.

"저희 팀이 이번에 리빌딩 성공적으로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지금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기대하고 봐주셔도 될 것 같아요. 또 이번에 저희가 정말 좋은 팀 하우스로 이사하게 됐는데 대표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웃음)."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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