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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기획] 경기력 상향 평준화된 팀전...4강 체제 구축(3)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락스.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락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e스포츠 리그가 잠정 중단된 가운데 카트라이더 리그 선수들이나 관계자들 그리고 팬들의 아쉬움은 어느 때보다 크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속담처럼 한참 리그가 재미있어질 때 리그가 무기한 연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생겼기 때문이다.

2020 시즌1은 카트라이더 리그 역사상 가장 박진감 넘치고 수준 높은 팀전 경기를 볼 수 있었다. 경기력의 상향 평준화 덕분에 매 경기마다 명장면이 만들어졌고 명승부가 펼쳐졌다. 특히 최상위 팀들간의 경기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 팬들은 이번 리그를 두고 '역대급 경기력'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번 시즌 4강에 진출한 네 팀의 상향 평준화는 더욱 눈부시다. 지난 시즌 우승팀 샌드박스 게이밍은 말하면 입 아픈 수준이며 한화생명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게다가 유영혁과 전대웅이 손잡은 아프리카 프릭스도 업그레이드 됐고 이재혁을 필두로 한 락스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어떤 팀이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격차가 좁혀졌다.
팀워크가 점점 나아지고 있는 아프리카 프릭스.
팀워크가 점점 나아지고 있는 아프리카 프릭스.
◆유영혁과 전대웅의 특별한 만남
카트라이더 리그 10년을 책임진 '빅3' 문호준과 전대웅, 유영혁. 이 세명이 돌아가면서 같은 팀으로 나올 것이라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문호준이 돌아오면서 선택한 첫번째 파트너는 전대웅이었고 둘은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꽤 오랜 기간 같은 팀으로 동고동락했다.

이후 문호준은 라이벌 유영혁과 같은 팀으로 리그에 출전해 주목받았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유영혁과 문호준은 라이벌 관계였을 때 더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영혁 역시 문호준과 한 팀이 되자 2인자로 전락하면서 리그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빅3' 중 남은 조합은 유영혁과 전대웅 뿐이었다. 두 선수의 만남은 성사될 가능성이 낮았다. 유영혁은 아프리카 프릭스, 전대웅은 긱스타로 출전했고 두 선수 모두 각자의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잘 해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외로 접점이 없었기에 두 선수의 만남은 먼 훗날이나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됐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유영혁과 전대웅이 손을 잡았다. 강석인과 전대웅은 플레임에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고 샌드박스나 한화생명e스포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피드전 강화가 필수불가결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빅3'의 마지막 조합인 유영혁과 전대웅은 아프리카 프릭스 유니폼을 입고 한 팀에서 뛰게 됐다.

8강 풀리그가 끝난 현재 두 사람의 만남은 100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 스피드전에서 약팀들을 상대할 때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샌드박스와 한화생명e스포츠, 락스 등을 상대할 때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워클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향후 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지난 시즌보다는 여러 면에서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러너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전대웅과 최근 스위퍼 능력에 물이 오른 유영혁이 힘을 합치면서 조금씩 합을 맞추는 중이다.

어느 순간부터 카트라이더 리그 스피드전은 네 선수 모두 잘하지 않으면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유영혁과 전대웅은 이미 검증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에 영입한 최윤서와 정승하의 실력은 아직까지 정점에 올라왔다고 보기 어렵다. 샌드박스나 한화생명e스포츠처럼 선수들 모두가 개인전에서 맹활약하고 있음을 본다면 아프리카가 더욱 강한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실력을 늘리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이템전의 경우 에이스 강석인이 있기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기존 선수들과 합을 맞추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최소 두 시즌은 맞춰봐야 아이템전에서 완벽한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다. 그 시간 동안 조급해하지 말고 조금씩 합을 맞춰간다면 아프리카는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섭게 성장 중인 락스.
무섭게 성장 중인 락스.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오른 락스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락스는 다크호스였다. 샌드박스, 한화생명, 아프리카가 3강 구도를 구축했고 락스는 다른 팀들과 함께 중위권에서 다크호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재혁이 지난 시즌 개인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다른 선수들의 실력이 아직까지 미지수였기 때문에 '강'으로 분류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8강 풀리그 초반, 사람들의 예상대로 락스는 이재혁 원맨팀으로 분류됐다. 이재혁이 집중 견제를 받으며 뒤로 처지면 패했고 이재혁이 개인기로 어떻게든 치고 올라가면 겨우 이겼다. 아이템전에서는 사상훈이 에이스로 꼽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락스는 업그레이드된 팀워크를 발휘했고 이재혁은 더욱 무서운 존재가 됐다. 이제 상대의 집중 견제는 이재혁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송용준, 김응태, 한승철 등 남은 세 명의 실력 역시 함께 성장하면서 락스의 스피드전은 완성돼갔다.

락스의 힘은 샌드박스전에서 발휘됐다. 락스와 붙기 전까지 샌드박스는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아프리카, 한화생명 등 강팀들과의 대결에서도 스피드전에서 한 라운드도 내주지 않고 무려 12연승을 이어갔다. 아이템전 역시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었기에 샌드박스를 꺾을 팀은 아무도 없어보였다.

샌드박스의 연승 행진을 막아설 팀이 락스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락스는 우선 스피드전에서 샌드박스의 12연승 기록을 깨버렸다. 아쉽게 2대3으로 패했지만 락스는 샌드박스를 상대로 어떤 팀도 하지 못했던 스피드전 두 라운드 승리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기적은 아이템전부터 만들어졌다. 이은택, 강석인 등 아이템전 최강자들과 붙어도 패하지 않았던 단단한 팀워크의 샌드박스는 사상훈이 이끄는 락스에게 아이템전에서 패했다. 락스 선수들은 아이템이 없을 때는 몸으로 막아내면서 처절하게 샌드박스에 맞섰고 결국 샌드박스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에이스 결정전을 치러야 했다.

이재혁은 에이스 결정전 무패 기록을 자랑하는 박인수를 만났다. 개인전에서 무너진 적은 있지만 팀전에서만큼은 무적 포스를 자랑하는 박인수였기에 에이스 결정전 경험이 별로 없었던 이재혁에게는 버거운 승부였을 수도 있다. 아무리 이재혁이 최근 물오른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경험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재혁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박인수의 에이스 결정전 무패 행진에 제동을 걸었고 샌드박스의 무패 행진 역시 막아 버렸다. 이재혁의 승리로 락스는 당당하게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으며 샌드박스는 사상 첫 패배를 입고 전승 우승 기록 도전에 실패하고 말았다.

락스는 샌드박스전에서 승리한 뒤 당당하게 카트라이더 리그가 4강 체제임을 만천하에 증명했다. 단순히 4강 체제를 구축한 것이 아니라 우승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에이스 결정전에 가면 이재혁이 이겨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락스 선수들은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고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락스 박인재 감독.
락스 박인재 감독.

박인재 감독의 존재 역시 락스가 무서운 이유 중 하나다. 박인수와 이재혁을 키워내며 지도력을 인정 받은 박인재 감독은 락스를 우승시키겠다는 목표로 선수들을 감독하고 있다. 박인재 감독 체제 하에 락스는 어떤 팀보다 빠른 성장세로 강팀에 합류했다.

아프리카와 락스가 성장하지 못했다면 카트라이더 리그는 여전히 2강 체제를 유지했을 것이다. 지금처럼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재미있는 분위기는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두 팀의 성장은 카트라이더 리그를 더욱 풍성하고 재미있게 만들고 있다. 이번 4강 풀리그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일 것이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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