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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OGN 엔투스 '성장'-'언더' "우승 팀은 우리!"

'성장' 성장환(왼쪽)과 '언더' 박성찬.
'성장' 성장환(왼쪽)과 '언더' 박성찬.
"본선에 직행한 만큼 전략을 준비하고 힘을 비축할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지역별로 많은 팀이 대표 선발전 뚫고 올라오느라 고생들 많았는데 우승컵은 어차피 우리 팀이 가져갈 테니 치열한 2위 싸움 준비하길 바랍니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펍지) e스포츠에서 OGN 엔투스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 전통강호 혹은 근본팀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국내 대회에서는 네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1위를 차지하지 못한 대회 중 9개에서 4위 이상에 오를 쟁쟁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강호들이 모인 펍지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에서는 VSG(당시 액토즈 스타즈 레드)에 밀려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고 전 세계 강팀들이 함께한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에서는 젠지 e스포츠와 유럽의 페이즈 클랜, 중국의 포 앵그리 맨에 밀려 4위를 기록했지만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은 OGN 엔투스의 성적을 상위권에 올리기에 충분했지만 과감한 교전이나 리스크가 큰 전략을 피하는 것으로 인해 아쉽게 우승컵을 놓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OGN 엔투스는 뛰어난 교전 능력을 보유한 '언더' 박성찬을 영입하며 2020 시즌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리빌딩된 OGN 엔투스의 전력에 대해 많은 예측이 이어졌지만 펍지 글로벌 시리즈(이하 PGS) 베를린 본선에 직행해 대회에도 참가하지 않아 궁금증은 더해져 가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OGN 엔투스에서 활동해온 '성장' 성장환과 새롭게 합류한 박성찬을 만나 현재 팀의 전력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OGN 엔투스의 마지막 대회는 1월에 열린 펍지 스매시 컵이었습니다. PGS 베를린 시드권을 보유해 한국 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없었던 OGN 엔투스는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스크림에만 참여했고 그마저도 대회를 치르는 팀들을 위해 랜드 마크까지 양보하고 연습에 임했죠.

성장환과 박성찬은 "이렇게 오랜 기간의 휴식기가 생길 줄 몰라서 조금 당황했지만 푹 쉬면서 재충전도 하고 개인 연습에 집중하면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집중했죠. 다른 팀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거든요"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프로게이머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단순히 우승 트로피와 상금 때문이 아니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은 짧은 휴가에도 감이 떨어졌다고 느낄 만큼 예민하기 때문에 긴 휴식기를 가진 OGN 엔투스의 상황이 궁금했습니다.

성장환은 "대회에 꾸준히 참가해야 경기 감각이 잘 유지되죠.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저희는 대회 참가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라 연습에 더 공을 많이 들이고 있어요. 경력이 짧은 선수들이 아니라 스스로가 더욱 긴장하면서 연습에 집중하고 있죠"라고 설명했습니다.

긴장하면서 스크림에 임했다지만 OGN 엔투스는 본인들의 랜드 마크를 담원 게이밍에게 양보하고 연습한 상황이라 새로운 어려움에 봉착했거나 PGS 베를린 한국 대표 선발전을 치르고 올라온 팀 중에 새로운 견제 상대가 생겼으리라 예상했습니다.

박성찬은 "우리가 랜드 마크를 양보한 팀이 성적이 잘 나와서 견제한 적도 있었는데 대회가 끝나고 보니 없어졌더라고요(웃음). 본선에 그 팀이 없어서 딱히 신경 써야 하거나 위협이 될만한 팀은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어요"라고 답했습니다.

경기장에서 피드백을 진행하는 선수들.
경기장에서 피드백을 진행하는 선수들.
PGS 한국 대표 선발전은 이변의 연속이었습니다. 국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꾸준히 해외 대회에도 얼굴을 비추던 팀들은 모두 탈락하고 한 번도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4개 팀이 나란히 순위권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성장환은 "스크림 최강팀이었던 그리핀의 진출은 모두가 예상했죠. 브이알루 기블리의 변칙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도 잘 통했던 것 같아요. 스크림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본 무대에서도 상위권에 오를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1등까지 차지할 줄은 몰랐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성찬은 "엘리먼트 미스틱이 매우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줘서 놀라웠어요. '래쉬' 김동준, '키라브이' 박현비, '킨치' 강민성은 원래부터 잘하던 선수였는데 '막내' 신동주가 합류하면서 확실히 강력한 한 방이 더해진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쿼드로는 어쩌다가 원을 받으면 일등하는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니 기회를 노릴 줄 알더라고요. 왠지 베를린 대회에서 겹치는 순간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두 선수는 가장 의외인 팀으로 T1을 꼽으며 "초반에는 집중력이 엄청나게 강하고 조직력도 탄탄한데 갑작스럽게 폼이 떨어지더라고요. 많은 대회에서 그런 모습이 나왔는데 저희도 분석은 해봤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해 PGS 본선에 함께 직행하게 된 젠지 e스포츠는 최근 '이노닉스' 나희주를 영입해 지난해 열린 펍지 네이션스 컵 국가 대표팀 로스터를 완성했습니다. 더욱 전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젠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박성찬은 "펍지 재팬 시리즈 윈터 인비테이셔널 때는 강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최근에는 합이 잘 안 맞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최근 스크림에서 2대4로 싸워도 충분하다고 봤는데 나희주 선수가 합류했다고 갑자기 확 강해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호흡은 단시간에 맞춰지는 게 아니니까요. 이번 대회까지는 2대4도 충분하다고 봅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함께 PGS 베를린에 진출할 팀들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뒤 현재 OGN 엔투스의 상황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박성찬의 이적으로 팀과 개인에게 찾아온 변화가 있는지 그리고 지금의 OGN 엔투스의 완성도와 목표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성장환은 "사실 (박)성찬이가 다른 팀에 있을 때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냥 총 잘 쏘는 선수 정도로만 알았죠. 팀에 합류한 뒤에는 옆에서 보고만 있어도 엄청난 자극제가 되고 있죠. 피드백이 확실해서 좋아요. 잘못된 부분만 콕콕 집어서 이야기를 해주는데 선택하는 단어나 말하는 뉘앙스에서 배려하는 게 느껴져서 기분이 전혀 상하지 않더라고요. 사실 피드백이라는 게 잘못하면 남 탓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라며 박성찬을 칭찬했습니다."

이에 박성찬은 "처음에는 그런 피드백으로 동료들이 불쾌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웠는데 동료들이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해주더라고요. 그때 동료들도 저를 그만큼 배려하고 신경 써준다는 생각에 참 고마웠죠. 그리고 (성)장환이 형은 본인의 플레이에 대해 정말 연구를 많이 하더라고요. 실수가 생기면 왜 발생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미소지었습니다.

뛰어난 교전 능력을 보유한 박성찬은 이적 시장에서 많은 팀의 관심을 받았고 많은 팀의 영입 시도도 있었습니다. 많은 선택지가 있는 상황에서 박성찬이 왜 OGN 엔투스를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성적이 가장 큰 관심이었어요. 국내 대회에서 늘 정상급 포지션을 유지했고 해외 대회 경험도 많은 편이라 함께한다면 배울 점이 많을 거라는 기대가 컸죠. 팀에 합류해보니 확실히 동료들의 멘탈 관리 수준이 엄청 높아서 놀랐죠. 그래서 좋은 성적을 냈던 거 같아요"

'언더' 박성찬(왼쪽)과 '성장' 성장환.
'언더' 박성찬(왼쪽)과 '성장' 성장환.
많은 경험에도 OGN 엔투스는 박성찬이 합류한 뒤 참가한 서울컵 OSM과 펍지 재팬 시리즈 윈터 인비테이셔널, 펍지 스매시 컵 등 3개 대회에서 입상에 실패했습니다. 선수들은 문제점을 어떻게 진단하고 고쳐나가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박성찬은 "함께 호흡을 맞춘지 얼마 되지 않아 팀워크가 부족했던 것이 부진의 이유라고 생각했어요. 동료들과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죠. 지금은 빨리 대회를 뛰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성장환은 "이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해요. 대회에 나갔을 때 무조건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가 아니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죠. 기본적인 것들은 맞춰왔지만 대회에서 검증된 상황은 아니라 더 꾸준히 노력해야죠. 기본기는 은퇴하기 전까지 꾸준히 노력해도 부족하겠지만요"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OGN 엔투스가 과거와 달라진 점을 묻자 성장환은 "(박)성찬이의 합류로 과감한 교전이 필요하거나 리스크가 큰 전략을 수행하는 게 훨씬 좋아졌어요. 물론 대회를 해봐야 확실하게 와닿을 것 같지만 이전보다 부족했던 점들이 보완된 것은 확실하고 개개인의 기량도 더욱 올라오고 있어요. 이전과 비교했을 때 더 강해졌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자 PGS 베를린을 위해 해외팀 분석이 완료된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다양한 지역의 팀들이 모이는 만큼 변수가 많아 충분한 정보가 모이지 않는다면 쉽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장환은 "외국팀 분석은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어요. 대회 기간이 확정된 상황도 아니라 개최 시기가 정해지면 그때부터 집중적으로 분석에 들어가려고요. 사실 지금 머릿속에 넣어봤자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기에 여유 있게 준비하려고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성장환의 말처럼 OGN 엔투스는 본선 직행을 해서 그런지 최근 유튜브와 개인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여유를 보여줬습니다. 과거에는 대회 하이라이트 정도만 올라왔지만 최근에는 선수들이 치킨 브랜드를 맞히거나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등 다양한 콘셉트의 영상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성장환은 "새로운 걸 시도하고 팀을 더 알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아직은 어색합니다. 편집은 정말 훌륭한데 저희가 끼가 모자라서 결과물이 별로더라고요. 그로 인해 새로운 자극을 받기도 했습니다. 프로게이머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 직업이 아니면 먹고살기 힘들 것 같거든요"라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개인 방송에 대해서는 "계속하면 좋겠지만 고민이 되기도 해요. 방송을 켜는 순간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못하는 모습을 시청자들한테 보여주면 찝찝하거든요. 그래서 방송을 드문드문 하게 되고 하더라도 경직된 표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즐겁게 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네요"라고 답했습니다.

박성찬은 "방송은 방송이라는 생각이라 잘하는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즐겁게 진행하고 있거든요. 만약에 회사에서 스트리밍 시간을 준다면 무조건 할 거예요"라며 개인 방송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개인 방송과 유튜브에 대한 생각은 다르지만 그들의 목표는 같습니다. PGS 베를린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죠. 끝으로 두 선수에게 PGS 베를린에 임하는 각오를 물었습니다.

성장환은 "아직 대회가 열리는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고 꾸준히 연습 잘해서 지난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에서 놓친 우승컵을 이번에는 가져오고 싶어요. 팬들이 기대하셔도 좋을 만큼 만반의 준비를 마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박성찬은 "본선에 직행해 만큼 전략을 준비하고 힘을 비축할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지역별로 많은 팀이 대표 선발전 뚫고 올라오느라 고생들 많았는데 우승컵은 어차피 우리 팀이 가져갈 테니 치열한 2위 싸움 준비하길 바랍니다"라고 도발 가득한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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