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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레전드 입성 시험대 오른 박인수

[기자석] 레전드 입성 시험대 오른 박인수
지금까지 샌드박스 게이밍에게 그리고 박인수에게 이 정도의 위기는 없었다. 대회 첫 2연패를 기록했고 에이스 박인수가 굳건한데다 4명의 개인 기량이 리그에 나오는 선수들 가운데 톱20안에 들 정도로 뛰어난 선수들이기에, 그들이 쌓아온 명성과 팀워크를 깨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8강 풀리그까지만 하더라도 이번 시즌 역시 싱겁게 경기가 끝날 것만 같았다. 샌드박스는 승승장구했다. 심지어 스피드전에서는 4경기 연속 한 번도 패하지 않는 12연승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어떤 팀도 스피드전 12연승을 기록한 적이 없었기에 샌드박스는 그야말로 무적의 포스를 뿜어냈다.

8강 풀리그에서 락스에게 패하긴 했지만 위기라고 부르기에 샌드박스의 조직력은 탄탄했다. 아이템전에서 패했고 에이스 결정전에서 박인수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이재혁에게 졌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박인수는 실수였다며 담담했고 선수들 역시 패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리그가 쉬는 동안 샌드박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4강 풀리그가 시작되면서 샌드박스는 전에 없었던 위기를 겪고 있다. 락스전에서 샌드박스는 8강 복수는커녕 같은 패턴으로 또다시 패하고 말았다. 박인수는 또다시 트랙에서 떨어지는 실수를 하면서 이재혁에게 무너지고 말았다.

진짜 위기는 지난 13일에 있었던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였다. 개막전에서 샌드박스는 한화생명에게 6대0 퍼펙트 승리를 따냈다. 게다가 한화생명은 아이템전 에이스인 이은택이 휴식을 선언하면서 아이템전 한 축이 무너진 상황이었다. 대부분 샌드박스의 우위를 점쳤다.

그러나 이변이 펼쳐졌다. 한화생명은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중단되는 동안 단체로 특훈이라도 한 듯, 8강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문호준은 미쳤었고 박도현과 배성빈은 탄탄해졌으며 최영훈은 여전히 최강 스위퍼다웠다. 그리고 샌드박스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뒷심 부족을 보이며 결국 0대2로 완패하고 말았다.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지도 못하는 완패였다.
[기자석] 레전드 입성 시험대 오른 박인수

어떤 패배에도 좌절하지 않았던 박인수가 무너진 것도 샌드박스에게는 큰 위기다. 박인수는 한화생명에게 패한 뒤 이어진 개인전 16강 승자전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였고 결국 결승 직행에 실패하고 말았다. 최종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떨어졌다는 사실보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인수에게는 데뷔 후 가장 큰 위기일 것이다. 아무리 샌드박스 선수들이 난다긴다 하더라도 에이스인 박인수의 자신감이 살아나지 못하면 샌드박스는 계속 위기다. 에이스의 숙명과도 같은 위기 극복이라는, 가장 큰 과제를 하필이면 가장 중요한 순간 눈앞에 두게 됐다. 박인수에게는 너무나 잔인한 순간이다.

하지만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 문호준, 유영혁 등이 레전드라고 불리는 이유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정상에 섰기 때문이다. 폼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문호준과 유영혁은 이번 시즌 당당하게 개인전 결승 진출에 직행하면서 건재함을 보여줬다. 그것이 전설인 것이다.

박인수가 단순히 강한 선수를 넘어 전설이 되기 위해서는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16일 펼쳐질 아프리카와의 경기에서 박인수의 진가가 증명될 것이다. 그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선수로 평가될 것인지, 아니면 위기를 극복하고 문호준-유영혁과 함께 레전드 반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인지 말이다.

카트라이더 리그의 재미를 위해서라도 박인수가 반드시 위기를 극복해내야 할 것이다. 문호준도, 이재혁도 박인수가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 팬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카트라이더 리그의 '분위기 메이커'로 돌아올 수 있게 되기를 바라본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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