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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죽음의 조에서 만난 프나틱과 TSM…16강 C조 분석

롤드컵 2020 16강 그룹 스테이지 C조(사진=LoL e스포츠 SNS 발췌).
롤드컵 2020 16강 그룹 스테이지 C조(사진=LoL e스포츠 SNS 발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의 본선이라 할 수 있는 16강 그룹 스테이지가 오는 3일부터 시작된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유럽 4번 시드인 매드 라이온스가 탈락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실력 차이가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이번 그룹 스테이지는 유례 없는 혼전이 벌어질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16강 C조는 조 추첨이 끝나자마자 중국 팀이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C조를 제외한 다른 조에 중국 1번 시드부터 3번 시드까지 자리를 잡았기 때문. 결국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통해 C조에 합류한 팀은 중국의 LGD 게이밍으로 정해졌다. 플레이-인 스테이지 B조에서 초반 2연패를 당했고 1승3패로 마무리한 뒤 5위 결정전 끝에 녹아웃 스테이지로 넘어온 LGD는 레인보우7과 레거시 e스포츠를 두 번 연속 3대0으로 잡아내면서 C조의 남은 한 자리를 차지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에서 메이저 지역이라고 불리는 네 지역을 대표하는 솔로미드, 프나틱, 젠지 e스포츠에다 LGD 게이밍이 합류하면서 C조는 명실상부한 죽음의 조가 됐다.

LCS 2020 서머 우승팀인 TSM(사진=TSM 공식 SNS 발췌).
LCS 2020 서머 우승팀인 TSM(사진=TSM 공식 SNS 발췌).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TSM
솔로미드(이하 TSM)은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롤드컵 원년 멤버로 3위를 달성한 TSM은 이후 2012년 8강, 2013년 12강, 2014년 8강, 2015년 16강, 2016년 16강, 2017년 16강 등 갈수록 성적이 저조해졌다. 그러던 차에 2018년에는 지역 대표 선발전에서 클라우드 나인에게 완패하면서 롤드컵 연속 진출 기록이 끊어졌고 2019년에도 클러치 게이밍에게 대표 선발전에서 패하며 2년 연속 롤드컵에 나오지 못했다.

2020년 TSM은 드라마처럼 롤드컵 진출권을 따냈다. 서머 정규 시즌에서 12승6패, 4위로 포스트 시즌에 올라온 TSM은 첫 경기에서 골든 가디언스에게 0대3으로 무너지면서 패자조로 내려 갔다. 디그니타스를 1라운드에서 3대0으로 잡아낸 TSM은 2라운드에서 골든 가디언스를 다시 만나 패패승승승의 리버스 스윕으로 꺾었고 패자 3라운드에서는 클라우드 나인을 잡아내면서 3강 안에 들었다.

LCS에 주어진 세 장의 티켓 가운데 하나를 손에 넣은 TSM은 그 뒤로 집중력을 발휘했다. 서머 정규 1위에 빛나는 리퀴드를 상대로 1대2로 밀리다가 4, 5세트를 가져가며 제압했고 플라이퀘스트와의 결승에서는 1, 2세트를 가져갔다가 3, 4세트를 내준 뒤 5세트에서 승리하면서 서머 우승을 차지하며 1번 시드를 꿰찼다.

포스트 시즌에서 보여준 TSM의 행보는 말 그대로 드라마와 같았지만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떨쳐낼 수는 없었던 경기력이었다. 라인전과 교전 능력, 운영 능력 모두 다른 지역 1번 시드팀들의 7~80% 밖에 되지 않았다. 해설자들은 은연 중에 "북미 1번 시드는 리퀴드"라고 말할 정도로 여전히 TSM에 대한 신뢰는 높지 않다.

이러한 평가에는 그동안 TSM이 롤드컵에 출전해서 보여준 성적에 대한 불신도 깔려 있다. 북미 최고의 팀이라고 불렸지만 원년을 제외하면 2014년 8강이 최고 성적이기 때문이다.

TSM 입장에서는 올해야말로 역대 최고 성적에 준하는 결과물을 보여줘야만 북미 1번 시드, 최고의 팀이라는 호칭을 되찾을 수 있다.

프나틱 선수들(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프나틱 선수들(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TSM보다 더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프나틱
TSM이 북미 최고의 팀으로 군림하는 동안 프나틱은 더욱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롤드컵 원년 우승에 빛나는 프나틱은 2012년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2013년 'sOAZ' 폴 보이어, 'xPeke' 엔리케 마르티네스, 'YellOwStaR' 보라 킴 등 전설의 인물들을 앞세워 4강까지 올라갔다. 2014년 'Rekkles' 마틴 라르손이 합류하며 또 다시 롤드컵에 출전했지만 16강에서 고배를 마신 프나틱은 2015년 유럽에서 열린 롤드컵에서는 4강에 복귀하면서 부활을 신고했다.

2016년 부진을 겪은 프나틱은 2017년 롤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고 2018년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인빅터스 게이밍과 결승에서 만나면서 원년 이후 8년 만에 결승전 무대에 다시 올랐다. 2019년 8강에서 펀플러스 피닉스에게 패하면서 탈락하긴 했지만 프나틱은 TSM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롤드컵의 역사와 함께 했다.

2020년 리그 오브 레전드 유러피언 챔피언십에서 프나틱은 스프링과 서머 모두 2위에 머물렀지만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프나틱에서 정글러로 활동했던 'Broxah' 매즈 브록-페데르센이 북미 팀인 리퀴드로 떠나가면서 SK게이밍으로부터 'Selfmade' 오스카 보데렉을 영입한 프나틱은 서머 시즌 초반에 4연패, 후반에 3연패를 당하면서 흔들리기도 했지만 포스트 시즌에 들어와서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로그를 3대0으로 잡아내면서 롤드컵 진출권을 손에 넣은 프나틱은 승자 결승에서 G2 e스포츠를 3대2로 꺾고 스프링에 이어 서머에도 결승에 올라갔다. 결승에서 G2를 다시 만나 0대3으로 패하면서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프나틱은 유럽의 강호 가운데 하나임을 입증했다.

프나틱의 약점은 롤드컵이 처음인 정글러 'Selfmade' 오스카 보데렉이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나 롤드컵처럼 국제 대회를 치러보지 못한 보데렉이 죽음의 조에서 내로라 하는 정글러들과 경쟁을 치러야 하기에 프나틱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보데렉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준다면 프나틱은 16강을 통과해 더 높은 무대로 올라설 수도 있다.

젠지 e스포츠 선수들.
젠지 e스포츠 선수들.
◆가을 본능 찾아가는 젠지 e스포츠
젠지 e스포츠는 2020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에서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삼성 갤럭시가 2015년 풀리그 시스템이 도입된 이래 해내지 못했고 KSV, 젠지 e스포츠라는 이름을 단 뒤에도 이뤄내지 못했던 정규 시즌 1위를 달성했고 시즌 결승 무대에 올랐다.

2019년 농사를 망친 젠지는 2020년 부활을 기치로 내걸고 톱 라이너 '라스칼' 김광희와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 미드 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을 영입했다.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T1의 추격을 뿌리치고 1위를 달성한 젠지는 아쉽게도 결승전에서 T1에게 0대3으로 패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우범 감독이 팀을 떠냈다.

서머 시즌 주영달 감독 대행 체제로 팀을 끌고 간 젠지는 정규 시즌에서 14승4패로 3위에 그쳤고 포스트 시즌에서도 DRX에게 2대3으로 패하면서 1, 2번 시드를 놓쳤다. 그래도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최종전에 오른 젠지는 밑에서 치고 올라온 T1을 3대0으로 격파하면서 2018년 이후 2년 만에 롤드컵 본선에 다시 올라갔다.

원래대로라면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출발해야 하는 젠지였지만 베트남 대표 2개 팀이 참가하지 못하면서 젠지는 그룹 스테이지에 올랐고 C조에 배정됐다.

삼성 갤럭시를 인수했기 때문에 롤드컵 2회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고 있는 젠지이지만 2018년 젠지의 이름으로 출전한 롤드컵에서는 16강에서 1승5패라는 최악의 성과를 내면서 탈락한 아쉬움도 있다. 당시에도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강하다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젠지는 맥 없이 무너지면서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2020년 새로이 꾸린 로스터로 명예 회복에 나서는 젠지는 죽음의 조에 포함된 만큼 매 경기를 돌다리 두드리듯-아니면 한국 대표 선발전을 매일 치른다는 생각으로-일정을 소화해야만 '반지 원정대'라는 별명에 걸맞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D 선수들(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LGD 선수들(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단판제 다시 만난 LGD
중국 4번 시드인 LGD 게이밍은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풀리그를 치르는 동안 LGD는 PSG 탈론, 레인보우7, 유니콘스 오브 러브에게 무너졌고 일본 대표 V3 e스포츠를 두 번 잡아내면서 조 4위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올라왔다. 1라운드 격인 3~4위전에서 레인보우7을 3대0으로 완파하면서 기세를 올린 LGD는 A조 2위인 레거시 e스포츠와의 대결에서 또 다시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LPL 4번 시드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두 번의 5전제 승부를 치르면서 컨디션을 되찾은 LGD이지만 10월 3일부터 열리는 16강전은 단판제 승부를 연달아 여섯 번이나 치러야 한다. 게다가 플레이-인을 통해 장단점을 모두 보여줬다는 점은 LGD가 풀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다.

◆'롤드컵 첫 만남' 프나틱-TSM의 자존심 대결 볼만
한국 팬 입장에서는 젠지 e스포츠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얼마나 큰 격차로 북미와 유럽, 중국 팀들을 누르느냐가 최고의 관심사다. 3번 시드로 참가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을 수도 있지만 가을 젠지의 강력함을 회복한다면 2017년처럼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리는 장면을 재현할 수도 있다.

젠지의 부활 이외의 관전 포인트는 전통의 강호인 프나틱과 TSM의 맞대결이다. 10년 가까이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유지했고 롤드컵에도 자주 출전했지만 프나틱과 TSM은 롤드컵 무대에서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두 팀의 맞대결은 IEM 대회와 2015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예선, 리프트 라이벌스 등에서 이뤄졌지만 롤드컵이라는 타이틀을 단 대회에서는 대결한 적이 없다. 10년 동안 롤드컵에서 만나지 않았던 두 팀이 16강 C조에서 두 번 대결을 펼칠 기회를 잡았고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북미와 유럽의 부등호 싸움도 결정될 전망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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