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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믿음·신뢰·자신감 강조한 kt 상체 듀오, '유칼'과 '기드온'

kt 롤스터 '기드온' 김민성(왼쪽)과 '유칼' 손우현.
kt 롤스터 '기드온' 김민성(왼쪽)과 '유칼' 손우현.
kt 롤스터는 지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21 스프링에서 6승 12패를 기록, 최종 순위 7위로 아쉽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6위 팀인 농심 레드포스와 단 1승 차이로 올라가지 못한 것이다. kt는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극심한 경기력 기복을 보였다.

kt 롤스터 미드 라이너 '유칼' 손우현과 정글러 '기드온' 김민성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스프링 시즌에 대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라고 연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손우현은 1라운드에서 2021년 첫 통신사 더비인 T1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견인했고 담원 기아와의 경기에서도 '쇼메이커' 허수를 상대로 빅토르를 플레이하며 1세트 승리를 이끈 바 있다.

2라운드에 kt 1군으로 콜업된 김민성은 데뷔 전부터 '특급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은 선수다. LCK 챌린저스 리그(LCK CL)에서도 개인 피지컬과 정글 동선 설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LCK에 올라와서도 공격적인 움직임을 자주 보여줬다. 담원 기아와의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도 김민성은 비주류 챔피언이었던 리 신을 선택해 '캐니언' 김건부의 니달리를 상대로 전혀 기죽지 않았다.

kt 숙소에서 만난 손우현과 김민성은 경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신감과 믿음, 신뢰를 꼽았다. 어떤 계기, 또는 이유로 3개의 키워드를 뽑게 됐는지 함께 들어보자.

kt 롤스터 '기드온' 김민성.
kt 롤스터 '기드온' 김민성.
Q 휴가를 다녀왔다. 휴가 어떻게 보냈는지.

A '유칼' 손우현=집에 갔는데 친구들이 다 군대에 있어서 만나지 못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밖에도 잘 다니지 못했다. 그냥 집에서 계속 쉬었고 집 주변에 맛있는 식당이 많아 가족들이랑 맛있는 거 많이 먹었다. 게임은 많이 하지 않았고 적당히 감을 안 잃을 정도만 한 것 같다.

A '기드온' 김민성=집이랑 숙소가 많이 가까워서 자주 왔다갔다했다. '노아' 오현택, '도브' 김재연이랑 세 명이서 같이 있으면서 각자 솔로 랭크를 했다.

Q 기드온에게) 이번 시즌 LCK에 데뷔했다. 주변 친구들의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다.
A '기드온' 김민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이랑 만난다. 근데 개인적으로 내가 이번 스프링을 잘 못했다고 생각해서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 놀림거리가 됐다(웃음).

Q 유칼에게) 이번 시즌 들어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선수들의 스타일과 분위기는 어떤가.
A '유칼' 손우현=약간 학교 다닐 때 느꼈던 기분이다. 모두 활기차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 중이다. 다들 잘 어울리기 때문에 분위기 메이커가 딱히 있는 것 같지는 않다.

Q 유칼에게) LCK 스프링 2라운드부터 합류한 '기드온'은 어떤가.
A '유칼' 손우현=(김)민성이는 03년생인데 약간 00년생 느낌이 난다. 나이에 안 맞는 성격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오히려 그런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Q 기드온에게) 개인적으로 '유칼'은 어떤가.
A '기드온' 김민성=(손)우현이형이 재미있는 성격의 소유자여서 개인적으로 팀 내 분위기 메이커라고 생각한다. 일단 흐름을 타면 굉장히 활기차고 평소에도 별로 우울해하지 않는 편이라서 그렇다.

Q 기드온에게) 스프링 2라운드 전에 1군으로 콜업됐고 주전으로 첫 시즌을 보냈다. LCK에 데뷔한 소감이 어떤가.
A '기드온' 김민성=막 엄청 기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냥 진짜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인드로 했던 것 같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Q 기드온에게) 적응하는데 문제는 없었나.
A '기드온' 김민성=처음에는 약간 어색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전부 적응한 것 같다. LCK CL에서 뛰다가 LCK에 올라왔는데 확실히 라이너와 정글러들의 체급이 다르다. 아직까지는 경기 운영도 많이 차이 나는 것 같다.

Q 기드온에게) 관계자들 사이에서 특급 유망주라는 평가가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A '기드온' 김민성=결국에는 대회에서 이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견들은 감사하지만 언제든지 이길 수 있는 선수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Q 기드온에게) 팀에서 누가 가장 잘 챙겨줬나.
A '기드온' 김민성=처음에는 다 어색했다. 내가 워낙 친화력이 좋은 편이라 처음에는 어색해도 나중에 친해져서 좋았다.

kt '유칼' 손우현.
kt '유칼' 손우현.
Q 유칼에게) 5년 차 선배로서 '기드온'에게 알려준 것들이 있을까.

A '유칼' 손우현=지금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조언해 줄게 없다. 경기를 져서 자신감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대로 못하는 거라고도 생각 안 한다. 지금 갖고 있는 자신감을 안 잃으면서 플레이하면 좋을 것 같다.

Q 유칼에게) '도브' 김재연과 주전 경쟁을 하면서 시즌을 보냈다. 본인과 차이를 얘기하자면.
A '유칼' 손우현=아마 나 같은 경우는 폭발력, '도브' 같은 경우는 안정성 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챔피언 폭과 라인전 스타일, 교전 스타일도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Q 유칼에게) 지난 스프링을 돌아보자면.
A '유칼' 손우현=스프링 1라운드까지는 안정성이랑 폭발력 둘 다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는 안정성을 잃어버려서 조금 아쉬웠다. (메타 변화도 영향이 있었나) 조금 개인적으로 멘탈이 흔들렸던 것 같다. 메타는 딱히 크게 변했다고 생각 안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별로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또 내가 중심을 잡았어야 했는데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Q '유칼'은 빅토르로, '기드온'은 리 신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혹시 최애 챔피언인가.
A '유칼' 손우현=나는 사일러스를 제일 좋아하는데 빅토르도 그만큼 좋아한다. 스프링 메타 자체가 메이지 챔피언 메타이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메이지 챔피언 상대로 빅토르가 좋다고 생각해 연구를 했는데 굉장히 좋더라. 그래서 자주 사용했다.

A '기드온' 김민성=개인적으로 기동성이 좋은 챔피언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니달리, 리 신, 킨드레드 같은 챔피언들이다. 사실 리 신이 준비된 픽은 아니었는데 밴픽하고 나서 보니 리 신을 꺼낼 타이밍인 것 같아서 꺼낸 것 같다. 연습 때도 한 번도 안 하다가 옛날 감으로 리 신을 꺼낸 것이다. 내 피지컬을 믿고 했다.

Q 이번 스프링 메타에 대한 견해도 궁금하다. 미드-정글 호흡이 중요했던 것 같은데.
A '유칼' 손우현=미드는 일단 메이지 메타였고 맵에 있는 강가를 잡는 쪽이 경기 자체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었다.

A '기드온' 김민성=팀 게임에 대해서 배운 지가 많이 안 돼서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 시야적인 부분에서도 아쉬운 것들이 많았다. 그런 부분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팀에게 밀렸고 전체적으로 정글이 중요했던 메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쉬웠다. 그래도 한 시즌을 뛰다 보니 어느 정도 틀이 잡힌 것 같다. 이제 어색한 것도 없어서 다음 시즌에는 폼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스프링 보다 서머 때 많이 잘할 것 같다.

Q 오프라인 경기를 오랫동안 치르지 못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중 어떤 것을 더 선호하나.
A '유칼' 손우현=오프라인이 더 나은 것 같다. 현장에서 헤드셋을 끼고 플레이를 해도 킬이 나오면 함성이 조금이나마 들린다. 팬들의 함성을 들으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느낌을 받아서 더 재미있다. 오프라인이면 신인이 많은 팀은 고전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긴장했을 확률이 높았을 것 같고 오히려 경험 있는 팀들이 잘하지 않았을까 싶다.

A '기드온' 김민성=오프라인 경기를 한 번도 안 해봤는데 하게 되면 많이 떨릴 것 같다. 일단 지금은 온라인이 더 좋다. 처음부터 온라인으로 하기도 했고 익숙해져 있어서 그렇다.

Q 가장 까다로웠던 팀과 선수를 각자 뽑아보자면.
A '유칼' 손우현=한화생명e스포츠의 '쵸비' 정지훈이 제일 까다로웠다. 라인전에서 내가 유리하게 가져가도 '쵸비'는 말린 것에 대한 복구 속도가 빠르더라. 그게 제일 까다로웠다. 팀은 담원 기아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A '기드온' 김민성=까다로웠던 팀은 담원 기아고, 선수는 '캐니언' 김건부다. 담원 기아는 상대 정글러를 상대하는 데 있어 정말 잘하는 것 같다. '정글 조이기'를 대회 때 처음 당해봤다. 정글 주도권에서 한 번 밀리면 경기 끝날 때까지 조이고 들어온다. 이런 것을 우리 팀도 나중에 잘 맞춰서 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팀이었다. 너무나 까다로웠다.

kt 롤스터 '기드온' 김민성(왼쪽)과 '유칼' 손우현.
kt 롤스터 '기드온' 김민성(왼쪽)과 '유칼' 손우현.
Q kt가 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연승도 했고 연패도 했다.

A '기드온' 김민성=내가 혼자 동료들에게 벽을 쌓은 것 같다. 연패할 때는 자신감도 많이 없었고 동료들에게 휩쓸려 줏대 있게 플레이하지 못했다.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 연패하면서 무너진 것 같다. 내 입장에서는 나한테 집중된 것 같아 조금 부담 됐었다.

Q kt만의 스타일을 얘기하자면.
A '유칼' 손우현=우리는 교전을 많이 좋아한다. 다들 한 명씩 떼놓고 봐도 교전을 좋아한다. 그럼에도 교전 만드는 법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조금씩 맞추는 중이라 나중에는 더 나아질 것이다. 5대5 대규모 전투보다는 순간순간 나오는 1대1, 2대2 전투 위주로 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A '기드온' 김민성=나도 (손)우현이형이랑 같은 생각이다. 더 해봐야 확실하게 알 것 같다.

Q 경기를 준비하거나 치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A '유칼' 손우현=항상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자기가 설계한 전략이 있더라도 어떤 이유에서든지 틀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깔고 들어가야 한다.

이어서 얘기하자면, 자신감이 있다고 불가능한 것을 전부 가능하게 만들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운 것도 있지만 2018년 당시에 내가 자신감이 차 있는 상태로 플레이하니까 상대가 위축돼 있다는 것을 몸소 체감했다. 그때부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상대가 나한테 위축돼 있다는 것을 느끼면 되게 플레이하기 편하다.

A '기드온' 김민성=신뢰와 믿음이다. 스프링 때는 나한테도 믿음이 없었고 동료한테도 없었다. 그래서 뭘 해도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경기에 대한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가.
A '유칼' 손우현=기존에는 항상 잠으로 풀었었다. 그런데 요즘 한강에 가기 시작했다. 자주 걸으니까 기분도 좋고 병원에서도 허리 건강에는 걷는 게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자주 가려 한다. 물리 치료도 꾸준히 받고 있다.

A '기드온' 김민성=나도 최근 한강에서 많이 뛰었다. 양화대교 쪽으로 운동 겸 뛴다.

Q 두 선수 모두에게 올해 개인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일 테고.
A '유칼' 손우현=누구의 평가가 아닌 나 스스로 최고의 실력을 가지게 됐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목표다. 스프링 1라운드 때는 조금 느꼈었다. 하지만 잠깐 동안만 유지하는 것이 아닌 오랜 기간 쭉 유지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A '기드온' 김민성=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매일 생각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잘 유지하다 보면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이 나올 텐데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Q KT 내에서 가장 인성이 좋은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나.
A '유칼' 손우현=게이머는 거의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정말 나쁜 사람도 없고 '성인군자'라고 불릴 정도로 좋은 사람도 없다. 아, 그런데 '스코어' 고동빈을 보고 가끔 '성인군자'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2018년도 kt 사람들은 전부 다 프로게이머로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었다. 실력을 떠나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다들 좋았다.

A '기드온' 김민성=나다. 내가 아마 가장 착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웃음). 다들 조금 사악한 면이 있다. 우리가 카드 게임을 숙소에서 자주 하는데 (손)우현이형은 나랑 카드 거래를 잘 안 해준다. 그럴 때마다 가끔 사악하다고 느낀다. 난 웬만하면 전부 해준다.

Q 마지막으로 다음 서머 시즌 각오 부탁한다.
A '유칼' 손우현=우리 팀 각자의 역할 잘 지키고 호흡을 더 맞춘다면 2021 월드 챔피언십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LCK 서머 전에 보완하고 개인 기량을 끌어올려서 잘해보겠다.

A '기드온' 김민성=서로 믿으면서 좋은 경기력 보여주겠다. 꼭 월드 챔피언십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안수민 기자 (tim.ansoomin@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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