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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농심 '아이린' 허영철 감독, "성적과 함께 중요한 건 열정"

[김용우가 만난 사람] 농심 '아이린' 허영철 감독, "성적과 함께 중요한 건 열정"
농심 레드포스 새로운 사령탑이 된 '아이린' 허영철 감독은 지난 2012년 홍진호가 감독으로 있던 템페스트에서 데뷔했다. 이후 제닉스 스톰, 에일리언웨어를 거쳐 2014년 사이공 조커스(현 사이공 버팔로)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허영철 감독은 유럽 팀 바이탈리티, 중국 2부 리그 팀인 DS 게이밍을 거쳐 2018년 슈퍼매시브(현 슈퍼매시브 블레이즈)를 터키 리그(TCL)를 우승시켰고 처음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경험했다.

이후 북미 카운터 로직 게이밍(CLG), 이블 지니어스(EG)에서 지휘봉을 잡은 허영철 감독은 2020년 스프링서 '래퍼드' 복한규 감독(현 100씨브즈)에 이어 감독상 2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허영철 감독의 도전은 계속됐다. 지난 2021년 휴식을 취하다가 갈락타사라이 e스포츠 감독을 맡았고 TCL 서머서 우승을 차지하며 팀을 롤드컵에 진출시킨 것이다. 대회가 끝난 뒤 새로운 팀을 찾던 그는 농심 레드포스에 합류하면서 8년 만에 꿈에 그리던 LCK 팀을 맡게 됐다.

농심은 스프링서 3승 1패로 출발했지만 코로나19 이슈 속에 7연패를 당했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농심은 서머 시즌을 앞두고 허영철 감독을 영입해 상위권 도약에 나선다. 허영철 감독은 최근 연습실에서 만난 자리서 "서머 시즌서는 팀적으로 합을 맞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갈라타사라이 e스포츠를 롤드컵으로 이끌었던 허영철 감독(사진=라이엇 게임즈)
갈라타사라이 e스포츠를 롤드컵으로 이끌었던 허영철 감독(사진=라이엇 게임즈)
Q, 팬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최근 근황은 어땠는가?
A, 저는 농심 레드포스 감독을 맡게 된 '아이린' 허영철입니다. 팀에 합류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선수들과 적응하면서 연습했고 잘 맞는 거 같다. 서머 시즌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다.

Q, 농심의 공식 발표 이후 대부분 팬 반응은 '누구지'라는 거였다.
A,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팀을 1부 리그로 올린 뒤 너무 일찍 해외로 갔다. 2014년부터 해외로 나가서 작년까지 감독, 코치 생활을 했다. 한국 팬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으며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도 저에 대해 각인시키고 싶다.

Q, 만 8년 동안 해외 무대서 코칭스태프로 활동했는데 드디어 LCK에 입성하게 됐다.
A, 처음에는 살짝 걱정이 있었다. 이유인즉슨 한국 팀마다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크림, 생활 패턴, 선수를 대하는 게 팀마다 차이가 있다. 한국 팀에 맞게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합류해보니 선수들이 순수하고 잘 따른다. 생각한 거보다 어려운 건 하나도 없다. 지금 선수들의 열정을 끌어올려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다 같이 한 마음으로 성적 하나만 보고 거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슈퍼매시브 시절 MSI서 '갱맘' 이창석과 함께 찍은 허영철 감독(사진=라이엇 게임즈)
슈퍼매시브 시절 MSI서 '갱맘' 이창석과 함께 찍은 허영철 감독(사진=라이엇 게임즈)
Q, 농심의 제안을 수락한 배경을 들려줄 수 있는가?
A, 원래 예전부터 어느 정도 교류가 있었다. 더불어 농심이라는 팀이 열정 있고 사무국도 잘해줄 거 같았다. '코멧' 임혜성 코치도 선수 시절 같은 팀이었다. 다른 팀보다 농심에 합류해서 내가 가진 능력치를 더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거 같아서 합류를 결심했다.

Q, 지난해 터키 갈라타사라이 e스포츠를 롤드컵으로 올린 이후 휴식을 취한 거로 나온다.
A, 미국, 유럽 지역도 좋지만 가장 하고 싶은 지역은 한국이었다. 당시에는 한국 지역서는 기회가 안 주어졌고 다른 지역팀은 제가 원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쉬면서 원하는 팀의 제안을 받으려고 했다.

Q, 선수 시절을 이야기해보자. 당시 형제 팀이었던 제닉스 스톰과 템페스트에서 원거리 딜러로 선수 생활을 한 거로 알려졌다.
A, 선수 시절에는 엄청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주장을 맡아서 팀을 융화시키는 리더십은 있었다. 선수를 은퇴한 다음에는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같이 있던 코칭스태프가 리더십이 있고 선수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선수로서는 리더십, 팀 생활서는 맏형으로서 책임감이 좋았던 거 같다.

Q, 제닉스에서 같이 활동했던 '코멧' 임혜성 코치와 같은 팀에서 활동하게 됐다.
A, 선후배로서 교류가 있었고 게임에 대한 메타 같은 것도 자주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하는데 생각이 잘 맞더라. 같이 한다면 트러블 없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사이공 조커스 시절 이인철 감독과 함께한 허영철 감독.
사이공 조커스 시절 이인철 감독과 함께한 허영철 감독.
Q, 코치 생활을 사이공 조커스에서 시작한 거로 나오는데 당시 팀을 맡고 있던 이인철 감독(현 세베루스 e스포츠)의 권유가 있었나?
A, 한국서 팀을 1부 리그로 올린 뒤 잠깐 공백이 있었다. 그 사이에 이인철 감독님이 제안을 줬는데 열정 하나만 보고 뽑은 거 같았다. 당시 제가 코치로서 첫 시즌 성적을 냈지만 뭔가 성과를 보여준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제안을 받은 뒤 감독님에게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코치 시절에는 최대한 많은 감독님을 만나서 배울 건 배우고 긍정적인 부분은 흡수하려고 했다.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지역을 오갔던 거 같다.

Q, 팀 바이탈리티, DS 게이밍 등 유럽과 중국 2부 리그를 오가다가 터키 게임단 슈퍼매시브서 팀을 2018년 롤드컵으로 이끌었지만 그룹 스테이지에는 올라가지 못했다.
A, 지-렉스(해체)에게 패해 탈락했는데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플레이-인 1라운드서 승리했던 G2 e스포츠가 그룹 스테이지서 좋은 성적을 내는 걸 보면서 아쉬움이 컸다. 첫 롤드컵 진출이었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더라.

Q, 이후 터키를 떠나 북미로 넘어가게 된다. CLG, EG 등에서 감독 생활을 하면서 감독상 2위에도 오르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북미 팀을 맡으면서 배운 점은 무엇인가?
A, 나라마다 다르지만, 북미 팀은 엄청 세분화되어 있다. 심리학자가 있어서 경기 전 선수들에게 명상시키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게 한다. 이외에도 코치들을 발전시키는 디벨럽먼트 부서도 따로 있어서 서로 피드백을 할 수 있게 해줬다. 또한 북미서는 데이터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한다. 분석관도 여러 명 있는 등 일하는 파트가 세분화되어 있다.
EG 시절 허영철 감독(사진=라이엇 게임즈)
EG 시절 허영철 감독(사진=라이엇 게임즈)
Q, 특이하게도 북미에 있다가 터키로 넘어가게 됐는데 팀이 우승하면서 다시 한번 롤드컵을 경험하게 된다.
A, 터키에 간 건 한 시즌 쉬면서 떨어진 감각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터키에 갔을 때마다 우승을 차지한 것도 있었다. 자신감이 있었고 어떤 팀을 가더라도 잘 가르쳐서 롤드컵에 진출한 뒤 원하는 한국 팀이나 메이저 팀에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Q, 갈라타사라이 e스포츠를 생각하면 임금 체불 때문에 한 시즌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후에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들었지만 과거 일 때문에 합류를 고민했을 거 같은데.
갈라타사라이 e스포츠에 간 건 로스터를 확인한 뒤 우승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가 갔을 때는 그런 일(임금 체불)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들었다. 당시 팀에 있던 '크레이지' 김재희와 '얼라이브' 노진욱의 열정을 높게 평가했다. 해외팀을 많이 돌아다니면서 느낀 건 실력도 중요하지만 열정도 무시 못한다는 거다. 열정이 사라지는 순간 폼도 확 죽는다. 열정이 있어야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다. 우승하고 싶은 마음과 함께 그들의 열정을 보면서 합류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Q, 오랜 시간 동안 해외팀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배운 점은 무엇인가?
A, 게임 지식 말고도 선수를 케어 하는 방법,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휴식 분배 등을 배웠다. 가장 중요한 건 결국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선수들을 직접 발굴해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팀에 있으면서 생각한 건 베테랑 선수도 좋지만 열정있고 백지장 상태인 신인 선수를 잘 발굴해서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거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농심 '아이린' 허영철 감독, "성적과 함께 중요한 건 열정"
Q, 밖에서 봤을 때 농심은 어떤 팀이라고 생각했는가?
A, 스프링 시즌을 앞두고 농심 로스터를 접했을 때 합을 잘 맞추고 본인의 역할에 대해 분담만 잘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 모이더라도 각각 팀에서 해온 역할이 다르기에 스프링 시즌서는 융합되기 어려웠을 거다. 그래도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같이 호흡했고 커뮤니케이션 등 기본적인 건 완성됐을 거로 생각한다. 서머 시즌서는 팀적으로 잘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Q, 스크림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건 무엇인가?
A, 팀이 하나로 움직이는 걸 강조한다. 스프링 경기를 봤는데 합을 잘 맞췄지만, 오더가 갈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또한 팀이 한쪽으로 움직이는 게 느린 거 같았다. 상황이 만들어지기 전에 팀적으로 빨리 움직이려고 한다.

Q, 서머 시즌 목표는 무엇인지.
A,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 보여준 모습은 잊고 서머 시즌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이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팀으로서 도움을 주고 싶다. 스프링서는 부족했지만 폼을 빨리 되찾아서 서머 시즌서 잘하고 롤드컵에도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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