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이 세계에도 마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카일의 상태창을 통해 알아낸 바였다.그렇잖아도 최대한 빨리 마력을 축적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그는 숨을 천천히, 그리고 깊숙이 들이마셨다.근처에 있는 모든 공기를 흡입하기라도 할 태세다.대기를 나돌아 다니던 푸른 알갱이들이 공기와 함께 그의 호흡에 이끌려 따라오기 시작했다.천천히 마나 알갱이들을 빨아들인다.폐부 깊숙이 들어온 마나 알갱이들이 체내로 스며들었다.재희는 제멋대로 떠돌아다니는 그것들을 한데 그러모아 단전에 머무르게 했다.본래 마나는 분자 단위로 대기를 떠돌아다닌다.그러니 범인(凡人)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수밖에.처음엔 몸 밖으
2019-12-04
8화 여기서 재희는 기절한 브록을 챙겨 줌으로써, 병사들에게 인간미를 보여 주는 방법을 택했다.브록에겐 충분히 겁을 준 것 같으니 이만하면 됐다.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재희는 브록이 정신을 잃은 사이에 다친 얼굴과 오른손을 대강 치료해줬다.‘슬슬 구급법을 획득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차라리 잘됐네.’구급법은 부상당한 신체를 대상으로 실행해야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었으니까. [구급법 습득!][스킬 대성공!][수련도 : 10% (F랭크)][사용 시, 10% 추가 체력 회복.][보너스 : 체력 : +5 물리저항 +5%] 구급법 자체는 상위 랭크가 되지 않는 이상, 크게 효율이 없었으나, 반드시 배워야 할 이유가 있었다
7화 “꼬마야. 원하는 무기를 집어라. 특별히 맨손으로 상대해 줄 테니.”“브록! 너무 얕보는 것 아냐?”“그러다 큰코 다친다고!”지나치게 여유만만한 그의 자세에 동료들이 한가득 야유를 보냈다.그 야유조차도 장난기가 묻어 있었다.말이 그렇지, 정말로 브록이 질 거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 모양이었다.“맨손으로 날 상대하겠다고?”재희는 난감한 얼굴로 이마를 짚었다.그래서야 압도적으로 짓밟아 주기가 어렵다.“그렇다면 전 손을 사용하지 않겠어. 그리고 그쪽이 열 번 공격하기 전까진 반격도 안 한다고 약속하지.”“뭐?”어이가 없는 건 브록뿐만이 아니었다.재희의 파격적인 제안에 시끌벅적했던 병사들조차
6화 단창에 머슬을 잡는 저력을 보여 주지만 않았어도 그들은 그를 우습게 여겼으리라.‘예상외로 자유분방한 분위기로군.’조잘조잘 떠들어 대는 병사들을 보며, 재희는 그런 생각을 했다. 정말 이 행성이 중세시대와 유사하다면 이 무렵의 병사들 대다수는 징집병일 테니까.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로 군에 끌려온 이들의 분위기가 이렇게 밝을 수가 없다.그렇다는 것은 봉급을 받는 직업 군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용병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그리 신빙성 있는 가설은 아니다.이들을 지휘하는 카일과 라미로는 귀족이다.귀족씩이나 되는 작자들이 용병단을 이끌 가능성은 희박하리라 판단되었다.행성마
5화 지금으로선 전혀 아는 바가 없다.가장 쉬운 대처법이 있긴 한다.실은 다른 행성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에 부닥쳤던 경험이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다.“실은 제가…….”재희는 말을 흐렸다.“기억을 잃었습니다.”가장 간편한 방법은 이거다.되는대로 둘러댔다가 들통 나기라도 하면 더 곤란해질 테니까.“기억을 잃었다?”카일은 의외라는 눈치였다.그 증거로 그의 동공이 확대되었다.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이었을 거다.“예. 기억을 되찾을 만한 단서를 찾기 위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처지입니다.”“흐음.”“그러다 숲속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는데, 우연히 소리를 듣고 여기까지 닿게
4화 그야말로 아비규환.피비린내와 괴물들의 썩은 내가 진동했다.예전의 그였다면 그 광경에 충격을 받아 며칠간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이런 참혹한 광경에 닳고 닳은 지금은 무덤덤한 시선을 고수할 뿐이었다.‘슬슬 반응을 보일 때가 되었는데.’아무리 후방에서 조용히 일을 벌였다지만, 누군가는 창을 던져 괴물을 쓰러뜨린 이가 재희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터.아니나 다를까.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진다.재희는 고개를 돌렸다.철제 갑옷으로 무장한 기사였다.서너 명의 병사들을 대동한 기사는 이쪽으로 접근하는 중이었다.‘그럼 그렇지.’기척을 감추고 아무도 모르게 은밀히 일을 처리할 수도 있었다
3화 비전 아이(Vision Eye).비전이라는 말 그대로 자색 눈동자에는 예지력이 심어졌다.비전 아이가 발동된 왼눈은 지금부터 오른쪽의 디텍트 아이와는 다른 임무를 수행한다.예지력이라고는 해도 머나먼 미래에 벌어질 사건을 예측하거나 하는 거창한 능력은 아니다.단기 예지일 뿐.그가 알아낼 수 있는 고작 몇 초 뒤의 미래였다. 고작 몇 초라곤 해도 우습게 봐선 곤란하다.전쟁터에서는 ‘고작’ 몇 초 사이에 목이 날아가기도 하니까.그런 긴박한 상황에서 몇 초 후를 헤아릴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이점이다.정확히는 신비로운 예지력이라기보다는 현재까지 벌어진 여러 가지 상황들을 종합하여 산출해 낸 과학적 결과물에 가깝
2화 그에 비해 괴물들의 군세는 무려 일천에 가까웠다.개인 전투력도 마찬가지다.괴물들의 능력치는 대체로 높았다.대다수 괴물의 신체능력이 30 이상이었고 그보다 강한 녀석들도 드문드문 섞여 있었다.그에 비해 인간들은 10에서 20 사이.한 가닥 한다 싶은 이들이 30을 간신히 넘겼다.기사들은 의외로 강해서 60까지도 웃돌았으나, 그런 인간은 고작해야 서너 명.전세를 바꾸기엔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다. 재희의 눈동자가 반짝였다.하울링 떼를 관찰하는 그의 눈빛은 두려움이 아닌 전의로 불타오르고 있었다.‘어떻게 할까.’그는 생각에 잠겼다.마음은 정했고 이젠 방법의 문제다.예전 같았으면 머리를 싸맬 것도 없이 닥치는
1화 “크어어!”“거참 시끄럽네.”자신보다 훨씬 우월한 신체 조건을 지닌 상대를 만났음에도 재희는 전혀 주눅이 드는 기색이 없었다.이제 둘의 거리는 불과 3미터.서로 손을 뻗으면 닿을 간격이다.“캬악!”돌진한 괴물이 얼굴부터 들이밀었다. 당장에라도 그를 뜯어먹고 싶어 견딜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어딜!”재희는 상체를 슬쩍 틀어 피했다. 괴물이 아슬아슬하게 자신을 스쳐 지나갈 무렵,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야구 배트처럼 쥐고 있던 몽둥이를 힘껏 휘둘렀다.빡.명쾌한 소리가 울렸다.그 소리만으로도 공격이 제대로 들어갔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 미간에 제대로 몽둥이를 얻어맞은 괴물의 얼굴이 움푹 파였다.“꾸엑
프롤로그 파스스.영혼 포식자 도니골의 심장을 꿰뚫는 순간, 그의 육신은 재가 되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지난 수백 년간 이 행성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극악무도한 독재자치고는 허망한 최후였다.“휴우.”재희는 긴 한숨을 토해 냈다. 그 숨은 오랜 기간 숙성된 위스키만큼이나 짙고도 깊었다.끝났다. 그간 걸어왔던 여정을 되돌아보는 그의 눈빛은 성취감보다는 고독에 가까웠다.드럼퀸 행성.일곱 번째 행성에서의 길고 길었던 대장정도 어느덧 그 막을 내리려 했다.아니 여덟 번째였던가? 실은 몇 번째 행성인지 이젠 잘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 그는 숫자 세길 포기했다.‘이곳과도 작별이군.’차원을 유랑하는 떠돌이 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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