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피플] '조용히 강하다' MVP 블랙 김광복 감독

center
2015 커뮤니티 오픈 시즌1 우승, 2015 IEM 센젠 우승, 2015 MSI MGA 우승, 2015 슈퍼리그 준우승, 2015 WCA 우승, 2016 슈퍼리그 우승, 2016 파워리그 우승, 2016 스프링 글로벌 챔피언십 우승, 2016 골드리그 우승.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전에서는 단 한 번의 패배만 기록. MVP 블랙이라는 팀의 라인업이 갖춰진 뒤 약 1년 간 쌓아온 이력들이다.

'어차피 우승은 엠블랙'.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MVP 블랙이 워낙 강하다보니 대회 때마다 따라다니는 말이다. 현재의 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2016년 상반기의 절대 강자는 단연코 MVP 블랙이다. 최근 중국 골드리그 e스타 게이밍전에서 무실세트 연승은 깨졌지만, 지난 2015년 12월 18일 리퀴드와의 단판 대결 이후 단 한 경기도 지지 않으면서 최강의 포스를 자랑하고 있다. 2016 슈퍼리그 시즌2에서도 일찌감치 결승에 오르며 서머 글로벌 챔피언십 출전 자격까지 얻었다.

다른 스포츠였다면 감독에게 모든 포커스가 쏠렸을 텐데, 감독보다는 선수에 포커스가 집중되는 e스포츠다보니 MVP 블랙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광복 감독에게는 좀처럼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언론 플레이를 즐겨한다거나 전면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조용하게 강한 감독이다.

조용히 강한 김광복 감독. 위메이드 출신의 코치, 스타테일 스타크래프트2 팀을 이끌었던 감독 등 잘 알려진 이력들이 있지만 어떻게 e스포츠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MVP 블랙을 이끌고 있는지 더 자세한 얘기가 듣고 싶었고, 인터뷰를 통해 그 궁금증을 해소해보기로 했다.

center

◆키주 아카데미에서 시작한 e스포츠 인생
김광복 감독이 본격적으로 e스포츠와 인연을 잇기 시작한지는 올해로 13년째다. 2000년에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접한 그는 프로게이머를 꿈꿔 2년간 미친 듯에 게임을 했고, 프로 팀 테스트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집안의 반대가 심했고,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때라 쫓기는 군에 입대했다고.

2년 뒤 제대해 사회에 나온 김 감독은 우연히 '키주'라는 길드의 정모에 참석해 당시의 게이머들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키주 길드 인원을 중심으로 프로게이머 양성과 커리지 매치를 대행하던 업체 키주 아카데미가 만들어졌고, 김 감독은 이곳에서 선수 관리를 맡게 됐다.

"사실 선수들을 가르치는 데는 흥미가 없었어요. 일을 하고 싶었지만 같이 일하던 사람들 중에서 선수들을 관리하고 가르칠만한 인력이 없어 반강제로 제가 하게 된 거죠. 키주 아카데미 출신 중에서 유명한 사람으로는 현재 SK텔레콤 T1의 박대경 코치와 GSL 챔피언 정종현이 있네요."

이후 키주 아카데미의 운영이 힘들어지던 시점에 위메이드 폭스가 창단(2007년)됐고, 한국e스포츠협회 직원의 소개를 통해 김양중 감독과 면접을 보고 팀에 입단하게 됐다. 코치로서 정식 데뷔하는 순간이었다.

김 감독은 프로게이머 출신이 아님에도 스스로 게임 실력에 대한 자신이 있었고, 선수들과 게임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도 답답한 상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년 동안 팀 성적이 좋지 못했고, 김 감독은 심적으로 힘들어하다 결국 2009년에 팀을 나오게 됐다. 경질이 아닌 자발적인 사퇴였다.

◆스타테일에서의 성공적 재기
김광복 감독이 위메이드에서 나왔을 당시 키주 아카데미는 문을 닫았고, 대행업은 CNC라는 새 이름으로 그 명맥을 이어갔다. 김 감독은 이 업체에서 2년 정도 일을 했다. 하지만 '러브콜'이 왔다. 1년을 고사했지만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었다.

"CNC에서 일한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위메이드 시절 수석코치를 맡았던 원종욱 감독에게 연락이 왔어요. 스타테일에 코치로 와달라는 거였죠. 처음엔 거절했는데 1년 동안 계속 제안을 해왔어요. 그래서 입단하게 됐는데 제가 스타2를 전혀 모르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3개월 동안 연습하면서 게임 이해도를 높였죠. 그런데 선수들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감독직을 빨리 달라고 했죠. 그래서 2011년 11월 말부터 감독을 맡아 제대로 관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광복 감독이 사령탑을 맡기 전까지 스타테일은 그저 그런 팀이었다. 조택 팀 인비테이셔널 시즌2에서 우승했지만 초창기 팀의 주축이었던 김성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이후 팀 리그 정상에 서지 못했고, 개인리그에서는 '폭격기' 최지성이 MLG 랄리에서 우승한 것이 내세울 수 있는 이력의 전부였다.

center

그러나 김광복 감독이 부임한 이후 달라졌다. '꼬부기' 박현우가 IGN 프로리그 시즌4와 GSL 시즌2에서 연달아 준우승하는 성과를 냈고, 8월 제넥스와 합병으로 인해 합류한 이승현의 잠재력이 폭발하도록 도와 2012 GSL 시즌4에서 첫 우승자를 배출했다. 이후 이승현은 개인리그를 휩쓸기 시작했고, 원이삭도 배틀넷 월드 챔피언십과 WCG에서 우승하는 등 활약을 이어가며 스타테일은 최고의 팀으로 거듭났다. 스타테일은 IGN 프로 팀 리그 시즌1 챔피언에 등극했고, 연말에는 원이삭과 이승현이 블리자드컵 결승에 나란히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 들어 팀의 재정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원종욱 총감독과 사이가 멀어지면서 결국 12월 31일부로 스타테일의 지휘봉을 내려놨다. 잠시 e스포츠 업계를 떠났던 김광복 감독은 1년 가까이 영화 스태프를 포함해 다양한 일들을 했고, 여행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팀 상황이 어려워졌는데 6개월 정도 참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감독을 사퇴하게 됐죠. 그만두고 여행을 다니다가 여러 가지 일을 전전했어요. 영화 쪽에 몸담은 친구가 있어 어벤져스 국내 촬영 때 스태프로 일을 했어요. 영화일이라는 게 다음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진 백수니까, 친구가 하는 세탁소에서 잠깐 일하기도 했죠. 홀로 국내외 여행을 다니다가 영화 일을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면접을 봤는데 나이가 많다보니 회사에서 부담스러워 하더라고요. 너무 늦었나 싶었죠."

◆히어로즈에서 만개한 감독으로서의 길
새로 선택한 진로가 내 길이 아니었나 싶을 때, 다시 e스포츠의 러브콜이 왔다. 이번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었다.

"제가 2014년 11월에 MVP에 합류하게 됐어요. 사실 당시 TNL을 운영하던 정우서 해설에게 먼저 감독직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왔었어요.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는데, 최윤상 총감독님에게서도 히어로즈 팀을 맡아주길 바란다는 연락이 왔죠. 당시 TNL이 가장 잘 할 때였기 때문에 내가 MVP에 들어가 TNL을 데려오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한 달 정도 얘기하다가 잘 안됐어요. 그래서 선수들을 새로 뽑기 시작했고, 5개월에 걸쳐서 선수 10명을 선발했죠."

그렇게 탄생한 팀이 MVP 블랙과 스카이였다. 이왕 뽑을 것 제대로 뽑자는 생각에 선수 선발이 5개월이나 걸렸고, 10명이 확정된 뒤 팀을 재편성해 블랙과 스카이로 나눈 것이다. 팀을 나눈 기준에 대해 김광복 감독은 "한 팀에 몰아줬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상태라 누가 잘났고 못났다 말하기가 그랬죠. 제 기준에선 한쪽으로 몰았어요. 블랙으로. 스크림 때는 서로 성적이 비슷하게 나와서 시간이 지나면 둘 다 잘하겠구나 생각이 들었었죠."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두 팀의 격차는 벌어지기 시작했고, 걷잡을 수 없게 됐다. 블랙과 달리 스카이는 점점 하락세를 보였고, 2016 슈퍼리그 시즌1에서는 예선 통과조차 하지 못했다.

"스카이 선수들이 계속 패하면서 서로간의 불신이 생겼던 것 같아요. 다른 팀에 비해 못한다는 생각은 안했는데, 블랙과 비교도 되고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죠. '하이드' 진경환 선수가 나가고 새로 멤버를 보강하고 포지션 변경을 하면서 선수들이 지친 것 같아요."

center

스카이는 실패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광복 감독은 스카이를 다시 만들 예정이다. 많은 선수들이 지원하고 있지만 기존에 이름이 있던 선수들에겐 테스트 기회를 주지 않았다. 신인 육성을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제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여유가 있으니 신인 육성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습생으로 있다가 중간에 팀을 나가더라도 MVP에 있었다는 것은 그 선수에게 큰 이력이 될 수 있거든요. 다른 팀들이 리빌딩을 할 때 기존 선수들을 계속 돌려막기하는 것처럼 하는데, MVP를 잠시라도 거쳐 간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되면 조금이나마 선수층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자신의 팀뿐만 아니라 히어로즈 판 전체의 성장을 바라는 김 감독의 일종의 노림수였다. 이는 MVP 블랙의 연승과도 무관치 않았다.

"개인적으로 기록 욕심을 제외하면 빨리 졌으면 좋겠어요. 너무 MVP 블랙 혼자 튀어나가니 보는 입장에서는 흥미가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골드리그에서 e스타 게이밍에게 한 세트를 내준 뒤에 부스에 들어가니 다들 웃고 있더라고요. 세트 기록이 깨져서 오히려 속이 시원하다고요. 선수들도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합숙을 하는 팀은 MVP 블랙뿐만이 아니다. 하지만 성적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김광복 감독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계속되는 리빌딩 때문이에요.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선수가 바뀌고, 서로 맞출 시간이 필요하니까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죠. 저는 그것만은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했어요. 어떻게든 변동 없이 가려고 했죠. '락다운' 진재훈 선수가 나가기 전까지는 멤버 변동이 없었어요. 나간다 했을 때도 붙잡았지만 형과 하고 싶단 의지가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었죠. '리치' 이재원 선수가 처음 들어왔을 때 처음에 삐걱댔는데, 평소 봐오던 모습과 다르기에 좀 더 주도적으로 하라고 주문했죠. 여러 시도를 한 끝에 재원이와 '사인' 윤지훈이 서로 잘 맞게 됐어요."

center

이런 김 감독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장점은 무엇일까. 본인은 "메어있지 않은 성격"이라고 답했다. 어떤 상황마다 무조건 정해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어 선수들이 자신에게 편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나이나 경력 차가 많이 나지만 무조건 내 말을 따라야한다고 하지는 않아요.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얘기할 수 있어야 하죠. 선수들이 불편하다면 저를 쳐낼 수도 있어야 합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길 바라요. 그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MVP 블랙은 슈퍼리그 시즌2에서 다시 한 번 결승 무대에 오르며 세 시즌 연속 결승행 기록을 세웠다. 서머 글로벌 챔피언십 출전권은 일찌감치 따냈다. 하지만 만족할 수 없다. 목표로 한 블리즈컨 무대에 아직 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광복 감독을 비롯한 MVP 블랙 선수들은 매번 우승할 때마다 "블리즈컨 우승을 위해 쉬지 않고 달리겠다"고 공언해왔다. 밥 먹듯 우승을 해도 블리즈컨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투다. MVP 블랙이 무서운 진짜 이유는 확고한 목표가 있어 자만심에 빠지지 않는 것이었다.

◆MVP 블랙의 2017년? "히어로즈 안 할 수도 있다"
명실상부한 히어로즈 세계 랭킹 1위 팀의 감독. 히어로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아끼는 그지만 인터뷰 말미에는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블리자드를 향해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게임 내용이나 패치에 관련해 흥미가 떨어지게끔 패치 하는 경향이 없잖아 있는 것 같아요. 도타2의 경우 캐릭터의 스킬이 화려하고 할 맛이 나는데 히어로즈는 스킬이 너프 돼 하향평준화 느낌이에요. 어떤 캐릭터를 했을 때 흥미를 느끼는 부분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요. 모두 공감할 테지만 영웅이 출시되는 속도도 너무 느려요. 그리고 블리자드에서 열리는 대회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죠. 블랙 선수들이 올해가 지나고 나서도 히어로즈를 계속 할지 모르겠네요."

적수가 없는 세계 최고의 팀이 종목을 전향할 수도 있다는 폭탄 발언이었다. 그만큼 현재 블리자드의 게임과 e스포츠 운영 방식이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다시 한 번 물었지만 김 감독의 대답은 확고했다.

center

김 감독은 히어로즈가 더 커지기 위해 블리자드가 다른 게임의 장점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 특히 도타2 대회의 크라우드 펀딩은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히어로즈 e스포츠가 누구보다 커지길 바라는 김광복 감독의 솔직한 마지막 말을 그대로 옮기면서 인터뷰를 마친다.

"세계 랭킹 1위를 해도 대회도 없고, 후원사도 잘 안 잡히는 상황입니다.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 첫 대회 우승 상금이 1억 원이었고, 한 달에 한 번씩 세 번 대회를 했어요. 히어로즈는 아직도 블리자드가 개념을 잘 못 잡고 있는 것 같아요. 스타2로 그렇게 대회를 시작한지 5~6년이 지났는데 5대5 팀 게임의 우승 상금이 7천만 원밖에 안돼요. 그나마도 한국이 많은 편이죠."

"도타2는 크라우드 펀딩 시스템이 정말 잘돼있고, 리그 오브 레전드는 라이엇에서 팀에게 지원을 잘해주고 있어요. 팀을 꾸려나가는 입장에서 선수들이 다른 게임으로 전향하고 싶다는 얘기를 하는데 마냥 안 된다고 할 수만은 없죠. 세계 대회를 휩쓸고도 벌어들이는 돈이 형편없어요. 우리 선수들은 아직 나이가 어린 친구들입니다. 여러 게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세계 1위를 해도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선수들이나 저나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요."

"도타2는 수많은 대회가 있고, 예선 통과만 해도 수천만 원을 버는데 우린 힘들게 우승해야 7천만 원이니 선수들이 괴리감을 안 느낄 수가 없죠. 블리자드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제 모든 대회가 도타2의 크라우드 펀딩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팀과 선수, 게임하는 유저들까지 만족하는 누구하나 손해 보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리자드가 빨리 감을 잡았으면 좋겠어요."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골프/연예

데일리랭킹

1젠지 5승1패 7(11-4)
2T1 5승1패 6(11-5)
3아프리카 4승1패 4(9-5)
4드래곤X 4승2패 3(10-7)
5담원 3승2패 2(7-5)
6한화생명 3승3패 -1(7-8)
7그리핀 2승4패 -4(6-10)
8샌드박스 1승4패 -3(5-8)
9APK 1승5패 -6(4-10)
10kt 5패 -8(2-10)
1장하권 담원 500
2곽보성 젠지 500
3정지훈 드래곤X 500
4김태민 젠지 400
5이상혁 T1 400
6박진성 T1 300
7진성준 아프리카 200
8류민석 드래곤X 200
9손우현 그리핀 200
10문우찬 T1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