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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김선묵 올 나이츠 감독이 전하는 외국팀 지도자의 희로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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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고 불린다. 게임 대회라고 치부되던 e스포츠를 방송으로 중계하고 스타 플레이어들을 만들어내며 스포츠 업계의 팀 시스템을 접목시키면서 체계적으로 선수를 육성, 발굴하면서 최강국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이어온 한국 e스포츠의 강세는 리그 오브 레전드로 이어졌고 핵심 경쟁력으로는 팀을 구심점으로 한 강력한 선수 육성 시스템이 자리했다. 초창기에는 선수 영입에 초점을 맞췄던 외국 팀들은 최근 들어 한국인 지도자를 영입하면서 한국식 육성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에 뿌리를 내린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리그에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인 지도자들은 상당히 많다. 2018년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중국 팀인 인빅터스 게이밍을 우승시킨 김정수 코치(현 T1 감독)나 북미 최초로 롤드컵 4강에 진출한 클라우드 나인의 '레퍼드' 복한규 감독 등은 성공 사례를 써내려간 지도자로 꼽힌다.

국내 팬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지역에서 팀을 맡아 지역 최고의 팀으로 성장시킨 한국인 지도자들도 상당히 많다. 한국 선수들이 많이 가지 않는 라틴 아메리카 리그(이하 LLA)에서 올 나이츠라는 팀을 지도하면서 올해 오프닝(LLA는 다른 지역의 스프링 시즌을 오프닝 시즌이라 부른다) 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이칼' 김선묵 감독도 그 중 하나다.

사실 김 감독은 한국인 지도자들 가운데 일찌감치 롤드컵 결승 무대를 밟은 몇 안되는 인물이다. LoL 리그 초창기라고 할 수 있는 2014년 중국 팀인 로얄 네버 기브업의 코치로 활동하면서 롤드컵 준우승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후 중국 지역에서 리벤저, DS 게이밍, 톱스포츠 게이밍 등에서 코치를 역임했고 2018년 한국으로 돌아와 콩두 몬스터 소속으로 활동했다. 2019년 '프로즌' 김태일, '울프' 이재완과 함께 터키 팀인 슈퍼매시브의 사령탑을 맡았던 김 감독은 2020년에는 멕시코 팀인 올 나이츠를 이끌고 LLA 오프닝을 석권했다.

중국과 터키, 멕시코 등 다양한 지역의 팀을 맡으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한 김선묵 감독을 만나 희로애락을 들었다.

◆익숙해진 외로움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김선묵 감독은 지도자 생활의 80%를 외국에서 보냈다. 중국, 터키에 이어 멕시코 등 타지에서 팀을 지도하면서 가족과는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한국 e스포츠의 우수성을 알리는 역할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그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다. 특히 최근에 부쩍 말수가 늘어난 아들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일은 견디기 힘들다고.

Q 작년에 뛰었던 터키 지역에는 한국 선수들이 많아서 한국 팬들도 꽤나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LLA나 멕시코 팀에 대해서는 정보가 많지 않았다. 선뜻 가겠다고 나서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작년에 터키 팀인 슈퍼매시브를 가겠다고 결정하기 전에 여러 팀들의 러브콜을 받았는데 그 때 멕시코 팀으로 대변되는 LLA에서도 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적이 있다. 작년 기준으로는 한국 선수들이 터키 리그에 꽤나 많았기 때문에 터키의 슈퍼매시브를 택했다. 2020 시즌을 앞두고 팀을 찾고 있을 때 지금의 팀인 올 나이츠로부터 연락이 왔다.

Q 올 나이츠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나.
A 외국 팀을 맡을 때 감독이 가질 수 있는 권한, 조건 등 자율성의 폭을 꼼꼼하게 타진하는 편이다. 오프닝에서 뛸 선수들의 라인업이 이미 갖춰져 있었기에 선수단을 꾸릴 수 있는 시기는 지났지만 그래도 감독이 팀을 끌고 가는 지휘권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열어 줬기에 택했다.

Q 그래도 멕시코라는 나라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기에 생소했을 것 같다.
A 2014년에 중국에 갔을 때에도 처음이었고 2019년 터키도 처음이었기에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이미 터득했다. 가족들이 함께 갈 수 없다는 일상화됐기에 이제는 버텨낼 수 있다.

Q 아내와 아이가 있나.
A 결혼을 일찍한 편이라 아들이 벌써 6살이다. 이런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는데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오히려 걱정이 덜 됐다. 아빠를 오랜만에 보더라도 의사 표현을 강하게 하지 못하니까 내가 마음이 아프지는 않았다. 최근 들어 말이 부쩍 늘고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아빠 어디아?", "언제 와?"라고 자주 묻더라. 이번 오프닝 결승전이 끝나고 어떻게든 비행기 티켓을 구해서 한국으로 들어온 것도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Q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시기에 한국으로 들어왔으면 2주 동안 자가격리됐을텐데 힘들지 않았나.
A 한국에 오자마자 공항에서 검사를 받았고 특별한 징후가 없었기에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2주 동안 혼자 집에 있는데 아들을 보고 싶어서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하루는 아내와 아이가 집 앞에 음식을 놓고 가는데 내가 문을 열었더니 아들이 뛰어오길래 손사래를 치면서 "아빠 만지면 안돼! 오지마!"를 외쳤다. 아들을 보려고 한국에 왔는데 2주 동안 안아주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나 힘들었다. 자가격리가 풀리고 검사 결과도 좋아서 지금은 마음껏 아들과 놀아주고 있다.

◆현지 선수와의 호흡이 중요
김선묵 감독이 로스터를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용병과 현지 선수들의 밸런스다. 한국인 용병을 기용하는 대부분의 팀들이 용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 책정하고 의존도를 높이지만 이런 팀들은 대부분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지역 선수들 5명을 균형감 있게 선발한 뒤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포지션을 한국 용병으로 채우는 것이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여러 사연이 있었지만 올 나이츠가 LLA 오프닝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도 톱 라이너 '지수' 박진철과 '얼라이브' 노진욱이 용병으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면서 현지 선수과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Q 올 나이츠라는 팀과 오프닝 시즌 이야기를 해보자. 페이스북 메신저로 인터뷰했을 때 정글러 'Pancake' 마누엘 스칼라를 엄청나게 칭찬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A 2020 시즌 라인업을 내가 구축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앞에서 했다. 주전 정글러로 정해져 있는 선수가 있었는데 그 선수가 2019년에는 후보 선수였다. 올해 주전으로 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팀과 계약했는데 내가 와서 보니까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러다가 원거리 딜러 후보 선수인 'Pancake' 마누엘 스칼라가 솔로 랭크를 할 때 정글러를 맡은 적이 있었는데 플레이가 깔끔했다. 팀 매니저에게 물어보니 이 선수가 작년에 톱 라이너로 출전한 적도 있다고 하더라. 정글러로 공식 경기를 뛴 적이 없었기에 불안하기도 했지만 멀티 포지션을 소화한 적이 있었던 선수인 만큼 피지컬이 훌륭했고 교전할 때 자기 자리를 잘 잡고 역할을 해냈다.

Q 올 나이츠에는 한국인 용병도 있지 않나.
A 톱 라이너 '지수' 박진철과 원거리 딜러 '얼라이브' 노재욱이 주전으로 뛰고 있다. 만약 그 선수들이 먼저 와 있지 않았다면 시즌 개막 직전에 공식전 경험이 없는 후보 원거리 딜러를 정글러로 포지션 변경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박진철과 노재욱의 공을 높이 평가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Q 박진철과 노재욱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나.
A 박진철은 지금 퍼시픽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탈론 e스포츠를 지도하고 있는 서민석 감독이 발굴한 선수다. 과거에 올스타전에도 나온 적이 있고 최근에는 다이나믹스 소속으로 챌린저스에서도 뛰었던 선수여서 이름을 많이 들었다. 노재욱은 작년에 내가 터키에서 슈퍼매시브를 지도하고 있을 때 상대 팀으로 몇 번 만났던 사이여서 이미 알고 있었다.

Q 감독 입장에서 자기가 꾸린 선수들로 시즌을 치르는 것이 가장 나을 것 같은데, 팀에서 먼저 로스터를 확정지은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A 내가 계약을 체결한 시점이 늦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감독이라면 어떤 상황이 됐든 간에 선수들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팀워크를 맞춰야 하며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책임까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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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팀에 합류한 뒤 확인한 박진철과 노진욱은 어떤 선수였나.

A 경기력은 이미 어느 정도 검증이 끝났지만 함께 팀 생활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인간 대 인간으로 선수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는 했다. 이미 뽑혀 있던 선수들이었고 정글러까지 신예로 교체한 상황에서 두 명의 한국인 용병이 원하는대로 맞춰주려고 노력했다. 노진욱이 후반 파괴력이 상당한 선수였기에 하단 듀오를 성장시키는 쪽으로, 특히 원거리 딜러를 키우는 쪽으로 전략을 수립했다.

Q 한국은 물론, 중국, 터키 등의 팀을 지도하다 보면 리그의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도 어느 정도 서있을 것 같다. LLA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A 아직 원석에 가깝다. 배울 것이 많은 지역이다. 중국은 공격형, 한국은 운영형 등 스타일이 어느 정도 잡혀 있지만 LLA는 팀들마다 성향이 다르다. 주전 5명의 실력도 고르지 않아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선수조차 있다. 우리의 경쟁자였던 이스루스 게이밍에는 'Oddie'라는 아이디를 쓰는 세바스찬 자발레타라는 정글러가 있는데 이 한 명의 선수를 중심으로 팀이 돌아가고 이 선수를 위한 빌드를 짠다.

오프닝 시즌 전체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우리 팀은 하단 듀오 중심으로 전략을 구성했다. 미드 라이너를 중심으로 끌고 가기에는 정글러가 신예라서 호흡이 완벽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톱 라이너 박진철은 혼자 잘 버틸 수 있다는 의사를 표했다. 노진욱의 후반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쪽에 힘을 줬다.

◆팀이 원하는 스타일로 지도한다
지도자로 오래 활동하다보면 자기만의 스타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김선묵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은 팀에 녹아들어가는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팀은 세상에 없기에 그 팀이 부족한 부분을 지도자가 채워줘야만 원만하게 돌아가고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도자로 유연한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유연한 사고를 원한다. 경기중 작전 시간, 선수 교체 등이 없는 LoL 리그에서 선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풀어내야 하는 해결 주체이기 때문이다.

Q 외국에서 지도자로 활약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아무래도 의사소통일 것 같다.
A 중국에서 쭉 활동할 때에는 2년 정도 지나니까 중국어가 들리면서 띄엄띄엄 중국어로 의사 소통을 하기도 했다. 2019년 터키로 지역을 옮기면서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데 쉽지만은 않았다. 터키 사람 중에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사람을 찾기는 정말 쉽지 않아서 영어 능통자를 알아보는데 e스포츠를 이해하면서 영어를 잘하는 터키인 찾기도 어려웠다. 그래도 게임 용어가 대부분 영어여서 밴픽과 운영 등 게임 속 이야기는 영어로 해냈지만 선수들의 생활이나 마인드 등 속깊은 이야기까지는 나누기가 어려웠다.

올 나이츠에서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다. 코치인 '소울스트라이크' 루치오 박이 뉴질랜드 이민자여서 영어에 매우 능통해서 터키 때보다는 수월했다. 선수들의 생활과 팀워크 등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짧은 기간에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언어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중국에서 4~ 5년 가량 지도자 생활을 하다가 2019년에 터키로 갔을 때 이야기다. 주위에서 영어를 쓰는 사람들도 많지 않아서 외출을 하거나 TV를 켜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거의 없었다. 휴가를 받으면 숙소에서 '삼국지' 등 중국 드라마를 보는데 그 때 알고 있는 중국어가 나오면 '힐링 받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중국에서 오래 지도자 생활을 해서 그런지 제2의 고향 같은 생각이 든다.

Q 터키처럼 조명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LLA나 브라질 등 남미 권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도 꽤 있었다. 최근에는 '프로즌' 김태일이 LLA 팀인 엑스텐 e스포츠 소속으로 뛰기도 했다. 이 선수들에 대한 현지의 처우와 시선은 어떤가.
A 한국 선수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면 용병 자격이기 때문에 지역 선수들보다 훨씬 많은 퍼포먼스를 원한다. 비유하자면 용병이 1인분을 하면 기량이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1.5인분 정도 해야 당연하다고 본다. 한국 용병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선은 단순하다. 한국 선수들 2명을 쓰면 팀이 쉽게 이길 수 있고 지고 있던 경기도 후반으로 가면 뒤집어준다고 생각한다.

올 나이츠에 올 때 팀 대표에게 한 이야기가 있다. 선수들을 구성할 때 지역에서 능력이 빼어난 선수들 5명으로 포지션을 구성하고 부족한 포지션을 한국 용병으로 채워야만 팀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더니 인정하더라. 한국 선수들 2명만을 믿고 다른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들 구성을 등한시하면 그 팀은 상위권에 올라갈 수 없다. 한국인 용병을 뽑고 나서 퍼즐을 맞추는 식으로 로스터를 구성하면 성적을 내기 어렵다. LLA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이든 상황이 비슷하다. LoL 리그의 역사가 오래되면서 선수들의 실력이 평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변치 않는 점은 이 게임이 팀워크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Q 코치, 감독 등 지도자라는 자리에서 여러 나라, 여러 팀을 다녀왔다. 자연스럽게 e스포츠에서 지도자의 위치나 특성, 지도 방향 등이 김선묵만의 색깔, 스타일이 생겼을 것 같다.
A 여러 팀을 옮겨다닌 만큼 팀들의 사정도 많이 경험했고 선수들도 많이 만났다. 초창기에는 '나는 이런 스타일을 갖고 있으니 이 스타일로 선수들을 지도할거야'라면서 선수들을 내 스타일에 맞추려고 하거나 '내 스타일에 맞는 팀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 내가 그 팀의 특성에 맞도록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인드로 팀에 들어간다. 팀이 카리스마 있는 감독을 원하면 카리스마를 갖춰야 하고 밴픽에 집중해달라고 하면 밴픽 전문가가 되어야 하며 팜 시스템을 강화해달라고 하면 그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려면 팀의 니즈를 파악해야 하는데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긴 하다.

Q 경기가 열리기 전에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것이 따로 있나.
A LoL 리그는 경기 도중에 작전 타임을 요청하거나 선수를 교체할 수 없다. 밴픽을 마치고 코칭 스태프끼리 인사를 하고 나면 모든 것은 선수들의 손에 달려 있다. 또 최근에는 포탑 방패라는 시스템이 생겨서 14분 이후의 운영은 선수들에 의해 좌우된다. 코칭 스태프가 주문한대로 흘러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 더 많기에 선수들이 얼마나 집중하고 경기 안에서 답을 찾느냐가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주문한다. 감독, 코치가 이렇게 지시했다고 해서 그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은 공식전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스스로 판단하고 결과물을 내야 한다. 특히 정글러들은 습관이나 패턴이 읽히고 나면 정글 사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망가질 때가 많다. 제2, 제3, 제4의 경우의 수를 갖고 있어야만 중후반에 제 몫을 다할 수 있기에 끊임 없이 생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Q 지도자도 유연성을 갖춰야 하지만 선수들에게도 사고의 유연성, 플레이의 유연성 등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해도 되나.
A 길게 이야기했지만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유연성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Pancake' 마누엘 스칼라가 정글러로 포지션을 바꾸기로 한 뒤에 나와 같이 연습했는데 그 때마다 주문했다. 여기가 막히면 어떻게 할 건지, 뒤로 뺄 것인지, 싸울 것인지 등등 초단위로 끊어서 생각하라고 했다. 오프닝 시즌 초반에는 스칼라도 혼동을 겪고 어려워했지만 막바지에 들어서니 유연성이 생기면서 팀 색깔이 다양해지고 플레이 스타일도 다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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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의 반란 기대해달라
김 감독의 올해 목표는 롤드컵서 라틴 아메리카의 반란을 보여주는 것이다. LLA 클로징까지 우승한 뒤 당당하게 롤드컵 무대에 올라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통과하고 싶다는 '야심(?)'을 밝혔다. 클로징을 앞두고 선수 보강이 이뤄지면서 오프닝보다 라인업이 강화됐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롤드컵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만약 열린다면 김 감독이 이끄는 올 나이츠가 언더독 발란의 최전선에 서길 바란다.

Q 코로나19로 인해 외국 여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클로징(다른 지역 기준 서머) 시즌은 어떻게 소화하나.
A 멕시코로 가는 비행기표를 알아봤는데 6월 중에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게임단에서는 비시즌에 내가 한국으로 간다고 했을 때 이 상황도 이미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 상으로 코칭을 하라는 허락을 받은 상태다. 비행기표가 구해지면 곧바로 멕시코로 갈 계획이다. 내가 선수단과 함께 하지 못하기 때문이 '소울스트라이크' 루치오 박 코치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코치직을 맡으면서 통역까지 해야 하기에 몸과 마음이 힘들 수 있지만 지금처럼 잘해준다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인재라고 생각한다.

Q LLA 오프닝 우승자이기에 다른 팀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클로징도 우승해서 롤드컵에 갈 수 있을 것 같은가.
A 오프닝에 함께 했던 미드 라이너가 은퇴하면서 서머를 앞두고 새로운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가 합류했다. 브라질에서 뛰던 선수들인데 이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오프닝 때보다 클로징 때 올 나이츠가 더 강할 것 같다.

메이저 이외의 지역에서 롤드컵 16강 때 경쟁력을 보여준 팀이 거의 없다고 알고 있다. 터키나 독립국가연합 등에서 도전했고 1승만 거둬도 대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롤드컵 티켓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겠지만 충분히 해낼 것이라 믿는다. 롤드컵 본선에 나가게 된다면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켜보고 싶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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