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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제 카이더스 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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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게임]

“걱정 마, 걱정 마. 이번에는 과거에 세운 계획들하고 판이하게 차이를 보이니까…….”

태민이 말했지만 그래도 내심 걱정이 되는 아린이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여전히 환한 표정을 고수하고 있었다.

“이 계획에서 너의 비중이 제일 크다. 내가 할 일보다 네가 할 일이 더 중요해. 지금부터 나는 저들에게 가서 말을 걸 거야. 그럼 너는 아무런 말하지 말고 나를 따라와. 그리고 저들하고 이야기하다가 내가 너한테 한 가지 일을 시킬 거야, 그 일만 하면 돼.”

“방금 제 비중이 크고 제가 할 일이 중요하다면서요. 그런데 너무 간단한 거 아니에요?”

“간단하긴 한데 그게 제일 중요한 거거든. 그럼 가자.”

* * *

“지금 당신의 그 말은 우리 보고 당신의 밑으로 들어오라는 소린가요?”

칼로스는 기분이 나빴다. 아무리 자신들이 용병단이라고 부르기에는 작은 규모이지만, 실력과 단원의 구성이 탄탄하여 여러 가지 일을 해냈다. 그 덕에 용병계에서는 어느 정도 알아주는 용병단이다. 그런 자신들에게 밑으로 들어오라는데 어찌 기분이 안 나쁠 수가 있겠는가.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만 절대로 당신들이 손해를 보는 조건은 아닙니다.”

“야 이 새끼야! 네까짓 게 우리를 뭐로 보고 밑으로 들어오라 마라야!”

가리온은 더 이상 못 참겠는지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들에게 밑으로 들어오라 제안을 한 남자는 그가 소리를 지르든지 말든지 관심도 없는지 아무렇지도 않다는 모습으로 웃고 있었다.

그 남자 옆에 있던 여자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검을 뽑으려고 했지만 이내 남자에게 제지를 당했다.

“그러고 보니 저희가 소개를 안 했군요. 저는 태… 아니, 카이더스라고 합니다. 제 옆에 있는 이 아리따운 아가씨는 아린이라고 하지요. 다시 한 번 제안을 하겠습니다. 당신들의 실력을 지금보다 몇 배로 끌어올려드리겠습니다. 또한 당신들의 염원을 이룰 수 있게 제가 도와주겠습니다. 이 정도면 쓸 만한 조건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 제안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내 말 무시하냐! 네까짓 게 뭔데 우리를 밑으로 들어오라 마라냐고 이 새끼야!”

가리온은 화를 내며 여차하면 들이받을 기세였지만 칼로스를 포함한 다른 단원들은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그들은 모두 동일 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그 목표를 이루려면 지금까지 해온 일보다 더 고급의뢰를 받고 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하려면 자신들의 실력이 부족하다.

칼로스는 생각을 멈추고 가리온을 제외한 다른 단원들을 바라보았다. 모두들 칼로스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의견에 따른다는 의미였다. 그들은 칼로스가 무슨 생각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는지 알고 있으며 그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다.

칼로스는 그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 남녀를 향해 열심히 욕지거리를 날리고 있는 가리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너 이 새끼, 진짜 죽고 싶어 환장했냐! 지금 날 무시……!”

갑자기 자신의 어깨 위로 올라오는 손을 느낀 가리온은 짜증난다는 시선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 손의 주인이 칼로스라는 것을 알고 이내 그 눈빛을 지우고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욕은 이제 그만하고 뒤로 물러나 있어. 저 남자하고 이야기 해볼 것이 있으니…….”

“저딴 새끼하고 무슨 이야기를… 아, 알았어. 새끼, 꼭 그런 눈빛을 해야 하냐?”

가리온은 칼로스에 눈빛에 눌려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

“먼저 동료가 험한 말을 한 것에 대해 사과드리겠습니다. 저희가 규모는 작은 용병단이라고는 하나 저희만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기에 격하게 반응을 했습니다. 확실하게 들었지만 혹시 몰라 확인하고 싶어서 그러니 대답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의 실력을 지금보다 몇 배는 올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염원을 이루는 것을 도와주신다고 하신 것이 맞습니까?”

“추호에도 거짓이 없으며 확실하게 실력을 올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염원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이루는 것에 최대한 도움을 드리지요. 이 정도면 오히려 손해 보는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일단 제 소개를 해야겠군요. 저 역시 제 소개를 안 한 것 같네요. 제 이름은 칼로스라고 합니다. 이 제카르트 용병단의 단장을 맡고 있지요. 뭐 규모가 작아서 단장이라는 개념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저와 저희 단원들의 실력을 키워준다면 실력이 상당하다는 소린데 그 실력을 직접 확인하고 싶습니다. 만일 실력이 된다면 우리는 흔쾌히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칼로스의 말에 그 남자는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이 자조적인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여자를 보며 말했다.

“이제 네가 나설 차례다. 저 대신 이 아가씨를 실력테스트에 내보내겠습니다. 저에게는 한참 못 미치는 실력이기는 하나 당신들이 실력 테스트를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겁니다.”

아린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태민을, 아니 카이더스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할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해놓고 고작 이런 거를 시키다니… 카이더스에게 전음을 걸었다.

-오라버니, 제가 해야 한다는 중요한 일이 이거예요?

-그럼 이거지 뭐냐?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솔직히 내가 하고 싶지만 내가 하게 되면 저들하고 압도적인 실력 차가 나오잖아? 뭐 너하고도 엄청난 실력 차이가 나겠지만…….

-뭐, 마침 잘됐네요. 저 욕지거리한 인간이 짜증나서 언제 한번 밟아줘야겠다 했는데… 어떻게 상대할까요? 아!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저 사람들이 일제히 다 덤비면 어쩌죠? 그럼 꽤나 힘들 것 같은데…….

-일제히 덤빈다고 해도 겁먹지 마. 내가 보기에 저 사람들 다 해봐야 네가 수련 상대로 쓴 오우거 다섯 마리보다 못하다. 뭐 오우거 다섯 마리를 혼자서 상대하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되지. 일제히 덤벼도 신경 쓰지 마. 그리고 농락해야 한다는 걸 명심해라. 압도적인 실력으로 누르면 안 돼. 저들이 네가 가지고 놀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 아! 깜빡했다. 천비류는 쓰지 말고 천류로 상대해라. 내가 보기에 천비류로 상대하면 저 사람들 꼬리 내릴 것 같다.

-말은 참 쉽게 하신다니까. 알았어요. 한번 해볼게요.

아린이 앞으로 나서자 칼로스는 의아한 듯 쳐다보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런 약해 보이는 여성분이라니…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그 녀석 걱정하시기 전에 그쪽을 먼저 걱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군요. 보자… 성가시게 한 명씩 상대하는 것보다 그쪽 단원들 전부 덤비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아린은 물론 제카르트 용병단 전원이 놀란 토끼눈은 뜨고 카이더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그런 반응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를 으쓱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제가 좀 장난기가 심하기는 하지만 이런 일에는 절대로 헛소리를 안 합니다. 이 녀석이 호리호리해서 연약해 보이기는 하죠. 하지만 실력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당신들이 한 명씩 덤비면 이길 수 없어요.”

“그 말은 우리를 얕보고 있다는 소리로 들립니다만…….”

“제 말을 못 믿으시는군요. 그럼 단장이라는 당신이 먼저 이 녀석하고 붙어보시겠습니까?”

칼로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뽑았다. 자신이 저런 연약해 보이는 여자 하나도 못 이길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한편 아린은 카이더스에게 전음으로 따지기 시작했다.

-오라버니 미치셨어요! 저보고 저들 10명을 다 상대하라니 제정신이에요?!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아까도 말했지만 저들 10명이 다 덤벼봐야 네가 쓰러뜨린 오우거 다섯 마리보다 약하다. 루비에드에게 들으니 이 환계에서 진짜 엄청난 실력자가 아니고서는 오우거 다섯 마리를 혼자 잡는 사람은 없다더라. 일단 지금은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가뿐하게 상대해. 가능하면 한 방에 항복을 받아내는 게 좋겠군.

-그게 말처럼 쉬운 줄 알아요?

-너 그동안 수련 폼으로 했냐? 나하고 루비에드가 무식하게 강해서 그렇지. 충분히 가능하다니까. 날 믿어!

아린은 더 이상 전음을 보내지 않고 칼로스를 향해 검을 겨누며 기수식을 취했다. 좀 대책 없는 면도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그를 믿고 행동했었기에 이번에도 믿어보기로 했다.

“여성분이시니 선공을 양보하겠습니다.”

“양보해주시니 고맙긴 하지만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칼로스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아린을 힘없는 여자라고 얕보고 있었다. 잠깐 놀아주다가 항복을 받아내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도 얼마 가지 못했다.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아린은 보법을 밟아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고 그와 동시에 칼로스의 목에 검을 겨누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제카르트 용병단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아린과 칼로스를 바라보았고 카이더스는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제 말을 믿으시겠습니까? 자, 그럼 제가 말한 대로 한번 해보시지요. 여자를 상대로 1:10으로 싸운다고는 하나 방심은 금물이라는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카이더스가 말하자 가리온이 자기가 상대하겠다고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과장된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가리온의 실력으로는 아린을 상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칼로스는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단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칼로스에게 다가섰고 가리온은 아직도 자신이 혼자 해보겠다고 소리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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