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 개막이 1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1-12 시즌 들어 가장 많이 바뀐 점이라면 제8 게임단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10-11 시즌을 마친 뒤 위메이드 폭스, 화승 오즈, MBC게임 히어로가 게임단 운영을 그만하기로 하면서 이 팀들의 에이스를 모아 제8 게임단으로 재창단을 한 것이지요.
제8 게임단의 주장을 맡고 있는 프로토스 김재훈을 '트윗문답'을 통해 만났습니다. MBC게임 소속으로 지난 시즌 인상적인 성적을 내면서 보호 선수 자격으로 제8 게임단에 합류한 김재훈은 "연습 기간이 짧지만 선수들의 면면과 실력으로 보면 당장 우승이 가능하다"고 자신했습니다. 새롭게 발을 내딛는 제8 게임단의 첫 주장을 맡으면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김재훈은 "말보다는 실력, 성적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것이고 당당한 주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제8 게임단의 첫 캡틴 김재훈을 만나 보시죠.
@vouloiryw님의 질문입니다.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봤을 때 김택용이나 이제동처럼 같이만 있어도 어색한 두 선수를 뽑자면? 반대로 이번 팀에 들어와서 절친이 된 선수들은 누구인가요?
답변 : 어색한 사이인 선수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들 성격이 활발하다 보니 서로 먼저 다가가려 합니다. 연습을 시작한 지 2주 정도 됐는데 금세 친해지더라고요. 나이 많은 선수들끼리는 알고 있었습니다. 경기 때 만나서 붙었던 사이이기 때문이죠. 깊은 수준의 대화를 나눈 적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한 업계에서 동료의식을 갖고 있던 선수들이기 때문이죠.
절친인 사람들은 없는 것 같아요. 오랫동안 생활하지는 않았죠. 아직은 친분을 쌓아가는 과정인 거죠.
@__Absolutely님의 질문입니다.
제8 게임단 소속 선수 중에 잘 안 치우고 안 씻는 선수는 누군가요? 반대로 제일 깔끔한 선수는요? MBC게임 히어로 시절과 비교해서 숙소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 숙소 규칙이 굉장히 엄격합니다. 일단 깔끔해야 해요. 오전 10시부터 연습을 시작하는데 이전에 일어나서 샤워를 마치고 머리까지 말리고 나와야 합니다. 잠에 취해 있는 것은 용납이 안되죠. 규칙이 이렇다 보니 다들 지키려고 일찍 일어나서 깨끗하게 쉽니다. 가장 깔끔한 선수는 이제동인 것 같아요. 화승이 워낙 깔끔하게 생활하던 습관들이 있었기 때문에 몸에 밴 것 같더라고요. MBC게임 히어로는 연습실과 숙소가 분리되어 있어요. 연습 시간 이외에는 내려가서 연습을 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지금 제8 게임단은 연습실과 숙소가 붙어 있거든요. 그래서 마음 내킬 때 연습을 더 할 수가 있습니다.
@VKRKO님의 질문입니다.
09-10 시즌 즈음에는 슬럼프에 빠져 카드 영업직까지 하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10-11 시즌 화려하게 부활하며 리그에서 손꼽히는 프로토스가 됐습니다. 어떤 계기로 실력이 급성장한 건가요?
답변 : 연습량이 늘어나면서 성적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이후 매 시즌 열심히 연습했는데 작년에 꽃을 피운 것 같아요. 그리고 붙박이 주전 자리를 잡다 보니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이 저를 위해 집중적으로 연습을 해주면서 도와주니까 성적이 나왔던 것 같아요.
@omphalos09님의 질문입니다.
이전 MBC게임 히어로와 지금의 게임단 간의 분위기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주장이 되신 소감도 말씀해 주세요.
답변 : 분위기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만 일단 분위기 메이커들이 MBC게임 히어로 소속으로 함께했던 염보성과 박수범이다 보니 비슷한 부분도 많습니다. MBC게임에서 이들은 남들을 즐겁게 만드는 웃음 바이러스를 갖고 있었거든요. 이 팀에서도 분위기를 띄우는 멤버들입니다. 다른 선수들도 은근히 염보성과 박수범의 웃음에 매료되고 있는 것 같아요.
주장이 된 소감보다는 각오를 밝히고 싶네요. 제8 게임단의 첫 주장이 되면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성적으로 선배다운 위상을 만들고 싶어요. 후배들이 보는 앞에서 경기에서 이기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습니다. 시쳇말로 '쪽팔리지 않는' 주장이 되고 싶네요.
@SS_Monologuer님의 질문입니다.
옛날처럼 '튀는'염색을 해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여전히 방송 경기에서 많이 떨리는지도 궁금합니다.
답변 : 튀는 머리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파란색으로 염색했을 때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색깔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두 번에 거쳐 염색을 했는데요. 탈색 5번, 염색 8번을 했어요. 시간도 시간이지만 두피가 나빠졌고 머리카락도 푸석푸석해지더라고요. 만약에 염색을 하더라도 무난한 갈색 정도로 할 생각입니다.
요즘에는 방송 경기에 나가도 별로 떨리지 않습니다. 자신감이 생겼죠. 전에 다른 선수들이 "방송 경기는 자신감이 8할이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10-11 시즌에 절대적으로 많이 느꼈죠. 많이 이기다 보니까 상대가 누가되든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Be_Ever님의 질문입니다.
제8 게임단 안에서 김재훈의 축구 실력은 어느 정도 되나요?
답변 : 제 축구 실력도 알아주는 축에 속합니다.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우리 팀 선수들이 워낙 출중한 실력을 갖고 있기에 하위권일 수밖에 없습니다. 박준오, 염보성, 이제동이 톱 3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박수범보다는 잘 찹니다(웃음).
@Luckysaem님의 질문입니다.
팀에 여러 선수들이 모였는데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다른 선수가 있나요?
답변 : 전태양이 실제로 나이가 어려서 아이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성숙하더라고요. 그리고 성숙해 보이려고 엄청나게 노력을 합니다. 2012년에 고등학교 3학년이 된다고 하는데 아직 저희들에게는 아이인 것 같아요.
@jkl2424님의 질문입니다.
MBC게임 히어로에서 같이 활동하던 선수의 말에 따르면 김재훈이 잘 씻지 않는다고 하던데 진실은 무엇인가요?
답변 : 제가 MBC게임에 있었던 시절에는 안 씻는다는 소문이 파다했어요. 저도 알고 있죠. 실
상은 이렇습니다. 저는 하루에 2번 샤워를 합니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은 세 번을 씻는 거에요. 상대적으로 샤워 횟수가 적다 보니 저보고 덜 씻는다, 안 씻는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죠. 제8 게임단에 와서 생활하다 보니 제가 깨끗한 축에 끼더라고요. 아직도 하루 두 번 샤워를 하고 있으니까요.
@clara7995님의 질문입니다.
음주가무 중 음주가 좋은지 가무가 좋은지 알려주세요. 노래방은 자주 가시는지, 클럽도 가본 적이 있는지 알구 싶습니다.
답변 : 음주도 싫어하고 가무도 싫어합니다. MBC게임 히어로에 있을 때부터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동료들도 술보다는 팥빙수를 먹거나 커피 마시기를 좋아했어요. 그리고 노래방도 거의 가지 않습니다. 그래도 노래를 듣는 것은 좋아합니다. 요즘에는 슈퍼스타 K3에 나왔던 울랄라세션의 노래를 자주 듣고 있어요.
클럽은 두 번 정도 가봤습니다. 아예 춤을 못 추니까 구경만 하고 분위기만 즐기려고 합니다. 제8 게임단에 오고 나서 연습을 마치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춤 솜씨가 가장 좋은 선수가 누구인지 알아냈는데 이제동이 완전 춤꾼이더라고요. 배우 장근석 씨가 보여줬던 셔플 댄스를 추는데 선수급 실력을 갖고 있습니다. 나중에 세리머니를 하게 되면 이제동의 셔플 댄스를 적극 추천하겠습니다.
@sjh2788님의 질문입니다.
드림팀이 강하다고 평가받긴 하지만 프로토스 라인은 과소평가 받는 듯합니다. 김재훈, 박수범이 지난 시즌 프로리그 프로토스 다승 5, 6위인데요. 왜 팬들은 두 선수를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답변 : 제8 게임단에 속한 저그와 테란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부각이 되지 않고 있다고 봅니다. 이제동, 박준오의 저그 라인, 염보성, 전태양의 테란 라인을 보면 상대적으로 저와 박수범이 지키는 프로토스 라인이 약해 보이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노력을 하고 있기에 프로토스 라인까지 강해지면 엄청난 성적을 낼 것입니다. 저만 놓고 봤을 때 팀 기여도와 승률을 6할 정도 기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작년에 박수범과 제가 올린 성적이 승률 55%였는데 전체 3등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프로토스 랭킹 1위인 SK텔레콤이 60%를 넘겼기에 저와 박수범이 6할을 넘기면 팀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drave13님의 질문입니다.
제8 게임단은 실력도 엄청나지만 외모로 봐도 게임단중 거의 최고 수준입니다. 김재훈 주장이 생각하는 팀내 외모 1, 2위는?
답변 : 한상용 코치님이 외모 1위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남성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잘생겼다고 생각하는데요. 한 코치님은 남자들의 로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위는 박준오를 뽑고 싶네요. 귀여움 속에 녹아 있는 준오만의 남성미가 있습니다.
@rani0213님의 질문입니다.
현재 제8 게임단 에서 가장 어색한 선수는? 제일 말 안 듣는 선수도 알고 싶어요.
답변 : 어색한 선수는 없습니다. 선수들이 잘 대해줘서 편안합니다. 말 안 듣는 선수도 없습니다. 뭐하자고 하면 서로 앞장서서 금세 해냅니다. 주장의 명령에 잘 따라주고 있어 너무나 고맙습니다.
@sususu2님의 질문입니다.
예전에 같은 길드였던 이제동과 같은 팀이 됐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겉으로 봤을때 에이스들만 모인 팀인데 김재훈이 생각하는 팀의 전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답변 : 신기한 느낌까지는 안 듭니다. 저도 MBC게임 시절 잘했던 선수들과 생활을 해봤기에 신기하지는 않습니다. 길드 생활을 같이 했던 것은 숙소 생활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우리 팀의 성적은 현 상황에서 1위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연습 기간이 조금 더 길었다면 1위라고 확언할 수 있지만 함께 모여서 준비한 지 오래되지 않아서 자신있게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요. 1라운드가 끝난 뒤에는 확실히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 어려울 것 같은 팀은 SK텔레콤 T1과 KT 롤스터입니다. 멤버들이 워낙에 좋아서 걸림돌이 될 것 같네요.
@mungO_O님의 질문입니다.
누가 가장 먹을 것을 밝히나요?
답변 : 저에요. MBC게임에 있을 때 선수들이 야식을 많이 먹었어요. 그래서 저는 습관이 되어 버렸거든요. 그런데 제8 게임단 선수들은 야식을 거의 먹지 않아요. MBC게임에 있던 염보성이나 박수범도 야식을 끊었더라고요. 새벽 3시까지 연습할 때가 가끔 있는데 저는 배고프다고 투덜거리거든요. 다른 선수들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연습만 합니다. 그래서 야식 대장은 저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486202님의 질문입니다.
팀 안에 쟁쟁한 에이스들이 많은데 연습 때 성적은 잘 나오는 편인가요?
답변 : 내부 평가전을 하면 다들 잘해서 중하위권에 처져 있어요. 이제동이나 전태양, 염보성, 박준오 모두 정말 잘해요. 맵 파악도 잘한 것 같고 운영 능력이나 전략성도 빼어납니다. 아직까지는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Bling_Sprout님의 질문입니다.
제8 게임단에서 이루고 싶은 특별한 목표가 있으신가요?
답변 : 좋은 선수들과 함께 팀이 되면서 우승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주력이 되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8 게임단은 제게 프로게이머로서 제2의 기회를 준 팀입니다. 과거 MBC게임 히어로에 있을 때 후기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지만 저는 그 때 기여한 것이 거의 없었어요. 이번 팀에서 우승까지 도달하는 과정에 제가 큰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clara7995님의 질문입니다.
나이 때문에 주장이 됐다고 들었습니다. 이제동과는 친구로 알고 있는데,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후배들이 말을 잘 듣는지 궁금하고 누가 가장 잘 따르는지 알고 싶습니다.
답변 : 나이 때문에 주장이 된 것이 맞습니다. 늙어서 뽑혔죠(웃음). 이제동과 친구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 정확하게 말하면 제가 한 살 많습니다. 이제동에게는 전혀 부담을 느낄 것이 없습니다. 자기 일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일까지 너무도 깜끔하게 처리하거든요. 배울 것이 많은 선수라고 봅니다. 후배들은 정말 말을 잘 듣습니다. 누구 한 명을 정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DaeDuTwit님의 질문입니다.
게임단 안에서 가장 말썽꾸러기는 누구인가요?
답변 : 염보성과 박수범이 시끌벅적하죠. 말썽은 피우지 않고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해줍니다.
@HaNe_Dreamer님의 질문입니다.
선수, 코치, 감독님 가운데 공식적인 자리와 실생활이 가장 다른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리고 최근에 숙소에서 일어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답변 : 거기까지는 아직 파악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2주를 조금 넘겼을 뿐이라서요. 지금은 연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에피소드가 없네요.
@Kyunetic님의 질문입니다.
게임단 이름이 정해졌나요? 흔히 말하는 연습실 본좌는 누구인가요? 프로리그 첫 상대가 SK텔레콤 T1이라고 들었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으신가요?
답변 : 게임단 이름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제8 게임단이라는 이름이 어색한가요? 그리고 연습실 본좌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네요. 다들 에이스거든요. 실전에서도 에이스가 될 것입니다.
첫 상대가 SK텔레콤 T1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부담보다는 기대가 됩니다. 빨리 경기해서 이기고 싶습니다, MBC게임 때에도 SK텔레콤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 전력으로는 충분히 이길 것 같습니다.
@JaeHO_SY님의 질문입니다.
제8 게임단이 되기 전에는 친하지 않았는데 한 팀이 되면서 친해진 선수가 있나요?
답변 : 이병렬과 김도욱이 너무나 착합니다. 정말 말을 잘 듣고 연습도 열심히 하고 실력이 쭉쭉 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지나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mungO_O님의 질문입니다.
소문에 의하면 동료 게이머들에게 진한 스킨십(?)을 자주 한다데 사실인가요? 이런 소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떤지요?
답변 : 아마 MBC게임 시절에 선수들이 이기고 벤치로 돌아왔을 때 하이파이브에 그치지 않고 껴안는 장면을 몇 번 보여드려서 그런 이야기가 나도는 것 같습니다. 사적으로는 스킨십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경기에서 이겼을 때 분위기를 더욱 끌어 올리려고 으쌰으쌰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거죠. 연출된 장면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T store와 함께 더 스마트한 생활(www.tstor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