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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해설자 변신 고인규 "군 생활 통해 나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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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지 3개월은 된 것 같았는데 3주 밖에 되지 않았다. 스타크래프트2:군단의 심장을 접한 지도 얼마되지 않았지만 방송에서는 정확하게 흐름을 파악했다. 해설자로 변신한지 공식전에 한 번 데뷔했는데 반응은 매우 좋다. 그렇지만 고인규는 칭찬보다는 단점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야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T1 소속이었고 최근까지 공군 에이스에서 활약했던 고인규가 스포TV의 프로리그 해설위원으로 돌아왔다. 지난 화요일 첫 방송을 한 그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해설자로 변신하기 전까지 고인규는 오랜 시간 동안 방황했다. 마음고생도 컸다. 공군 에이스가 12-13 시즌에 들어오기 전 해체하기로 결정하면서 고인규는 주특기를 잃었다. e스포츠병이라는 별도의 주특기였지만 일반 보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면서 게임과 이별했다.

전역 이후 흘러간 3주가 3개월, 아니 3년 같았다는 고인규는 이제 웃으면서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비가 내려 날씨가 우중충했던 4월의 어느 날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보이지 않는 미래
지난 해 11월 공군 에이스는 해체와 함께 프로리그 불참을 선언했다. e스포츠병으로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연장하기 위해 입대를 택한 선수들에게 순식간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전역을 6개월을 앞두고 있는 고인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선수들보다는 여유가 있었지만 불투명해진 미래가 더 걱정이었다.

"해체 후에 PC 정비반에서 일했어요. 그 당시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죠. 개인적으로 군대 내에서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다들 걱정도 많이 했고요. 선수 생활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싫었어요. 제대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저도 걱정이 산더미였는데 후임들은 어땠을까요."

전역 전 휴가를 나온 고인규는 당연히 SK텔레콤 T1으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다른 팀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었지만 오랜 시간 T1만 바라보고 있었기에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방황이 시작됐다. 고인규는 전역 이후에 대해 팀과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군대에 간 제 잘못이라고 했다.

"입대하기 전에 확실하게 관계를 매조지하고 갔어야 했는데 당시 성적 부진으로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오랜 시간 동안 정말 잘해줬는데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팀에서 선수 복귀 의사를 물어봤지만 최고점을 찍을 자신이 없었기에 거절했고요. 거기에서 다시 고민이 시작됐죠."

복귀한 고인규는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고민을 계속했다. 그런데 고민은 우연한 기회에 풀렸다. 연락을 취한 온게임넷 박태민 해설위원이 스포TV와 연결시켜줬기 때문이다.

"갈 곳이 없었죠. 방황하고 있을 때 박태민 선배한테 연락을 했어요. 마음 속으로 해설자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냥 물어보려고 했는데 박태민 선배는 자기 일처럼 이야기를 들어주더라고요. 더불어 스포TV에 면접을 볼 수 있도록 다리도 놔줬습니다. 진짜 고마운 선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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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고인규'를 생각하다
오랜 시간 동안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던 고인규는 사회의 무서움을 알지 못하고 지냈다. 전역하면 제2의 길이 펼쳐질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임 밖에 모르고 지낸 고인규에게 한 달이라는 시간은 프로게이머가 아닌 '인간 고인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태민 선배 도움으로 스포TV 측과 만났는데 제대 후에 연락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한 달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저 오랜 시간 동안 세상을 모르고 지냈거든요. 게임이 인생에 전부인 것처럼 지냈던 날도 많았죠. 그 시간 동안 저에 대해 반성도 많이 했고, 전역 후에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전역을 한 고인규는 스포TV 측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날짜를 잡고 방송국으로 갔는데 방송 일주일 전이었다. 면접에 대비해서 철저히 준비를 했는데 쉽게 확정됐다. 이제는 스타크래프트2:군단의 심장에 대해 알아야 했다. 고인규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집을 구하고 다른 준비를 하느라 3-4일이 지나가더라고요. 그냥 PC방으로 갔죠. 아침 9시부터 밤10시까지 매일 게임을 하고 선수들의 VOD를 보면서 빌드를 연구를 했습니다. 테란이 주종족이다보니 마스터 최상위권까지 올라갔습니다. 해설을 하려면 다른 종족도 해야해서 무작위로 다시 시작했는데 안되더라고요. 나중에는 적응되서 그런지 최상위 선수들을 상대로 많이 이겼네요.(웃음)"

◆위문 행사가 큰 도움
그렇다면 방송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했다. 선수 시절 인터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해설은 또 다른 분야이기 때문이다.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더라도 방송에서 보여지는 것은 10%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고인규는 위문 행사를 하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위문 행사를 많이 했죠. 사회도 보고 경기 해설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성은 곰TV 해설위원하고 호흡을 맞춰서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방송 전날 많이 떨렸고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어린 시절 프로게이머를 할 때는 아무 것도 몰랐지만 지금은 세상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시기라서 그런가봐요."

첫 방송을 무사히 마쳤지만 안도보다 불만이 더 많다고 했다. 호흡 문제는 방송을 하면서 고쳐나가면 되는 부분이지만 본인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더 많은 불만이 많은 것 같았다. 그는 게임 내용만 잘 보면 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처음하는 것 치곤 잘했다'는데 그건 칭찬이 아닌 것 같아요. 단점을 찾아서 보완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통해 잘못된 부분만 찾아보고 뭘 보완해야 하는지 항상 생각하고 있죠. 혼자서 TV를 보면서 해설하는 것을 자주 하는데요. GSL 채정원, 안준영 해설위원이 잘하는 것 같아요. 특히 안준영 해설위원 스타일을 정말 좋아합니다. 얼마 전 래더에서 만났는데 업적도 다하고 레벨도 90이더라고요. 이 정도의 열정이 있는 사람이 해설을 하니까 팬들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나중에 한 번 현장으로 찾아갈 생각이에요."

◆사람과의 인연을 군대에서 배워
3개월이 3년 같았다는 고인규에게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제대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느라고 목표와 각오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지만 해설위원으로는 정상의 자리에 오르고 싶단다.

"게이머 시절에는 인맥도 소흘히 했어요. 사람들과의 인연도 생각하지 못헀는데 그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군대에서 배웠습니다. 계속 승부의 세계에 치여 살면서 몰랐지만 팀이 해체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사실 프로게이머 시절에는 개인주의가 심한 편이라서 팬들에게는 형편없는 선수였습니다. 팬들에게 정말 죄송해요. 그렇지만 소중한 대가를 치른 만큼 해설위원으로는 달라지고 싶어요. 기대해주세요."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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