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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프라임 김구현 "뒤쳐진다면 후회없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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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스 팬이라면 '붉은 셔틀의 곡예사' 김구현을 기억 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스타1) 시절 셔틀 체력이 거의 없어 '체력바'가 붉은 색으로 표시됐을 때 오히려 아슬아슬한 견제로 상대를 괴롭히던 그의 경기는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후 그는 김택용, 송병구, 도재욱 등과 함께 '육룡'이라 불리며 정상급 프로토스로 자리매김 했다.

그러나 김구현은 전성기시절 갑작스럽게 공군 입대를 선언했고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무래도 군대에 입대하면 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 그러나 김구현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공군에서 김구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공군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승률 5할을 넘기도 했다. 개인리그에서 예전처럼 활약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공군에서 그는 부활을 꿈 꾸며 열심히 연습에 임했다.

하지만 공군 에이스가 갑작스럽게 해체되면서 공군 에이스에 소속된 선수들은 갈 곳을 잃었다. 전역을 얼마 남지 않았던 선수들은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해체 당시 막내였던 김구현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었다. 해체된 뒤 김구현은 남은 1년 3개월 동안 일반병으로 근무하면서 혼자서 연습을 계속했지만 육룡은 대부분 은퇴했고 김구현 역시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선수가 됐다.

조용히 칼을 갈고 있던 김구현이 용이 되기 위해 다시 돌아온다. 지난 달 말 전역한 김구현은 프라임에 입단했다. 현재 프라임은 '해병왕' 이정훈이 다른 종목으로 전환했고 프로토스 카드도 장현우가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에 악조건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김구현이 잘만 하면 주전으로 뛸 수도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용이 되기 위해 다시 돌아온 김구현. 팬들에게 어떻게 다시 기억되게 할지 김구현의 결심과 각오를 들어봤다.

◆힘들었던 시절 선택한 군 생활
정상급 프로토스로 자리매김하던 김구현은 지난 2011년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 시즌을 마치고 난 뒤 공군 e스포츠병에 지원했다. 한 명 만 뽑는 상황이었지만 많은 지원자가 몰린 상황에서 김구현은 당당하게 합격했고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군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STX 소울은 프로리그에서 부진하면서 선수 전원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는 초강수를 둔 상황이었다. 트레이드 대상이었던 김구현은 그 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공군이었다.

"STX 소울 시절 여러가지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휴식이 필요했고 공군 입대를 선택했죠. 주위에서 입대에 대해 아쉬워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사실 공군에서 어느 정도 감을 유지한 뒤 복귀해서 다시 해볼 생각이었는데 해체되면서 계획이 다 꼬였지만 후회는 안해요."

다른 선수들처럼 김구현도 공군 일반병으로 복무했다. 다른 병사들과 똑같이 일과 생활을 마무리하고 쉬는 시간 연습을 하는 악조건이었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게이머 복귀를 꿈꾼 김구현은 꿋꿋이 연습에 열중했다. 제2의 삶을 택한 권수현(CJ 코치), 고인규(스포TV 해설위원), 차명환(은퇴)과 달리 김구현은 바람대로 게이머로 복귀했다.

"팀은 해체했지만 공군에서 e스포츠병에 대한 배려가 있었어요. 일과 생활을 마무리하고 2-3시간 정도 연습할 수 있게 해줬거든요. 열심히 한다면 어느 정도 실력 유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죠. 그렇지만 팀 체제가 아닌 상황에서 그저 게임만 한다고 '과연 할 수 있을지'라는 의문도 들었어요. 많이 힘들었지만 막판에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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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에 대한 미련
많은 팬들은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에 대해 전작인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스타1)때보다 재미없는 게임이라고 비난하지만 김구현은 오히려 스타2에 더 재미를 느꼈다. 래더 시스템 덕분에 실력 유지가 가능했고 연습때는 그랜드마스터 상위권까지 순위를 올렸다.

아직 1990년 생이기 때문에 전역 후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에 김구현이 스타2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프로게이머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아있었다. 아직까지 그가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스타2 시장이 많이 안 좋아지면서 다른 길을 택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프로게이머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더라고요. 1년 정도 프로게이머에 대한 승부수를 던지더라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연습을 하려고요. 만약 성적이 안나오고 다른 선수들에게 경쟁에서 뒤쳐진다면 후회없이 떠나야겠죠."

그래서 선택한 것이 프라임이었다. 김구현은 프라임이 도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 팀이라서 선택했다. 군 전역 이후 게이머로 복귀했지만 기회를 거의 잡지 못하고 은퇴했던 다른 선수들과는 분명히 큰 장점이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
김구현의 롤모델은 공군 시절 선임이었던 마이인새니티 손석희다. 손석희는 공군 전역 이후 북미 게임단인 라이트(해체)에 입단했고 최근에는 스위스 게임단인 마이인새니티에 들어가서 드림핵 우승을 차지했다. 전역 이후 게이머에 대한 고민을 하던 김구현은 손석희의 활약을 보면서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손)석희가 잘해서 부럽죠.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임이 잘해서 그런지 남의 일 같지 않아요. 그리고 (조)성호가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 시즌3 파이널에서 승리한 뒤 외국인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귀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해외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받으면서 게임을 해야겠다는 목표 의식이 생겼어요."

프라임에 입단한 김구현은 STX 소울 시절 중간 위치였다면 이제는 최고참이 돼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리더로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물어보니 아직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강압적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것보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후배들과 함께 프라임을 좋은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제가 왜 프라임을 선택한 줄 아세요? 출전 기회와 환경도 작용했지만 WCS 코리아 시즌2 결승전때 조성주 선수를 응원하던 동료들의 순수함을 봤기 때문이죠. 저도 예전에는 쉬는 날에도 게임만 하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이제 제가 최고참이 됐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서 프라임을 좋은 팀으로 만들고 싶어요."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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